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8.3-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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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 대선: 배고픈 잔치

김앨리스, 필립 스타브롭스키 | 회원, UC버클리 박사과정|UC 버클리 박사과정

두 가지 악(惡) 중에서 차악을 선택해야만 한다면, 나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 칼 크라우스



민주당 경선의 핵심 쟁점

1) 대외 정책: 전쟁과 테러
지난 1월 아이오와 코커스[역주: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대회] 기간 동안, 10여 명의 반전 활동가들이 공화당 예비후보 마이크 허커비와 미트 롬니, 그리고 민주당 예비후보 버락 오바마의 아이오와 사무실에서 체포되었다. 반전 운동 <불만의 계절: 대선 점령 프로젝트>의 일원인 프랭크 코다로에 따르면 이는 "전쟁을 대선 후보들의 쟁점 안에 밀어 넣기" 위한 것이었다. <불만의 계절> 운동은, 미국 경제의 침체에 대한 걱정에 가려져 전쟁이 대선 경쟁에서 거의 쟁점이 되지 않았다는 불편한 사실을 폭로했다. 더욱 불편한 사실은, 데니스 크신이치(민주당)와 론 폴(공화당)이 경쟁에서 탈락하면서(론 폴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경선을 그만 두지 않았지만, 공화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반전 후보가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민주당 후보는 없으며, 다만 세계 전역에 걸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관해 각각 다른 견해를 갖고 있을 뿐이다. 코다로가 말하는 것처럼 "그들은 모두 전쟁을 관리하고 제국이 가라앉지 않게 하는 데 관심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은 원래 2003년 이라크 침략을 승인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는데, 지금은 반대 입장이다. 그녀는 대체로 추가 파병에는 반대하지만, 2013년까지 이라크에서 '대부분의 군대'를 빼 내는 단계적 철군/재배치를 제안하면서 만일 '성공할 가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추가 파병을 지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표를 던졌고, 16 개월 이내에 철군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한 달에 한 두 여단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키되 일부는 남겨 (비록 남아 있는 군대들이 이란 분쟁을 억제하는 데 연루되도록 하지는 않겠지만) 테러리스트와 교전하고 이라크 병사들을 훈련시키며 아프가니스탄으로 재배치토록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클린턴과 오바마의 관심이 이라크에서, 현재 양자가 공히 '보다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아프가니스탄과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국경 문제로 옮겨갔기 때문에, 두 후보 아래서 아프가니스탄 파병이 (철군되기보다는) 강화될 것이라는 점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오바마는 심지어 파키스탄의 동의 없이 파키스탄에서 알카에다에 맞서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만일 우리에게 테러리스트의 고가치 표적에 관해 행동을 감행할 만한 정보가 있고 무샤라프 대통령이 행동하려 들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다."

양 후보 모두에게서 이라크 점령 종식에 관한 어떤 분명한 호소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많은 논평자들이 말했듯이, 민주당의 '단계적 철군'와 공화당의 '파병 수준 유지' 사이의 차이란 수사적일 뿐이다. 클린턴과 오바마의 대외 정책이 제기하는 질문은, 누가 이라크 전쟁을 끝낼 것이냐가 아니라, 누가 중동 전쟁을 보다 덜 악화시킬 것이냐이다. 그들의 단계적 철군 계획이 정도의 차이일 뿐이라면, 클린턴과 오바마의 대외 정책에서 가장 실질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은 아마 이란 문제일 것이다. 오바마가 '공세적인 개인 외교'를 선호하는 반면 클린턴은 제제를 동반한 외교를 주장한다. 양 후보 모두 무력 사용을 배제한다고는 전혀 말한 바 없지만 말이다. 또 클린턴은 의회의 승인 없는 이란에 대한 무력 제제에 반대한다고 말했지만, 2007년 9월 26일 이란의 혁명방위군을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는 의회 결의안에 서명함으로써 백악관에 장차 이란을 공격할 수 있는 법적 권위를 부여했다. 전임 UN 대사이자 클린턴 행정부 하에서 벌어진 1990년대의 전쟁 중 (혹자가 '클린턴의 이라크'라고 부르는) 발칸 지역 평화 사절을 역임한 바 있는 힐러리 클린턴 수석 대외 정책 자문 리처드 홀브룩은, 이란 대통령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를 두 번이나 히틀러에 빗대었고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다. 역시 전임 클린턴 행정부에 속했던 다른 주요 대외 정책 자문 샌디 버거 역시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다.

오바마는 2007년 9월 26일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고, 이란의 핵개발 계획에 찬성 의사를 표명하지 않으면서도, 외교적 해법, 특히 힐러리 클린턴이 강하게 반대하는 이란 대통령과의 대화 방식의 해법을 강조했다. 오바마의 주요 대외 정책 자문은 클린턴 행정부 출신 앤소니 레이크, 카터 대통령 당시 국가 안보 자문을 역임한 즈비그뉴 브렌진스키, 그리고 인권 연구자이자 국제 변호사 사만다 파워 등이다. 사만다 파워는 1990년대 당시 UN의 승인 없이 빌 클린턴이 급작스럽고 맹렬하게 유고슬라비아에 쏟아 부은 폭격을 지지했으며,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개입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는 점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의견이 일치한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문제의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시온주의 로비스트들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오바마를 의심하는 것 같다. 이 분쟁을 겪은 팔레스타인인들보다 더 고통받은 사람들은 없다고 오바마가 말한 바 있으며, 오바마의 수석 자문 브레진스키는 이라크 전쟁을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여기서 실패하는 것이 이란 공격의 구실로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브레진스키는 존 미어쉬머와 스티븐 월트가 쓴 『이스라엘 로비』라는 책을 추천했는데, 이 책은 이스라엘 로비 권력이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의 이익에 해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의 입장은 현저히 변화했다. 상원의원 시절 시카고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지지 모임에 참여했던 오바마는, 최근 점점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006년 여름 오바마는 레바논 헤즈볼라의 공격에 맞선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지지했다.

클린턴은 1990년대 초반 이래 더 놀랍게 변신했는데, 당시 그녀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지지했지만 최근에는 (UN이 오랫동안 규탄하고 불의하다고 선언한) 가자 장벽이 '필수적'이라고 말하면서 장벽을 정당화했다. 오바마는 이스라엘이 존재할 권리를 지지하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이스라엘을 위해 전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데, 힐러리도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한편 오바마는 이라크 전쟁 종식에 관해 좀 더 자주 목소리를 내고, 이스라엘 편에서 개입할 것이라고는 좀 덜 여겨지는 데 반해, 클린턴 하에서는 파병군이 수 년 간 머무를 가능성이 더 높다. 또 오바마는 덜 오만하고 외교적인 정치 해법에 좀 더 개방적이다. 그는 쿠바와 북한, 이란 대통령을 조건 없이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최근 토론회(2008년 2월 21일)에서 후보자들이 차기 쿠바 지도자와의 회담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클린턴은 "우리의 이익에 부합하는 종류의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증거 없이 대통령 방문은 미국 쪽에서든 상대 국가 쪽에서든 있을 수 없다."고 말한 반면, 오바마는 라울 카스트로 또는 누가 됐든 차기 쿠바 지도자와 직접 만날 것에 동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면 문제다. 내 생각에 이런 식의 접근은 현 시점에서 우리가 나머지 세계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화할 것이다. 지난 7년 동안 가해진 손해를 벌충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기꺼이 한 발 더 내딛을 자세가 되어 있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유래한 애국법 및 기타 입법 조치들은 미국의 시민적 자유를 끊임없이 갉아 먹는다. 예를 들어 2월 12일 투표에서 상원은, 해외정보감시법(FISA)으로 알려진 적절한 절차 없이 부시의 영장 없는 도청 체계에 협력함으로써 법을 어긴 통신 산업에 면책권을 부여했다. 클린턴은 이 회기에 워싱턴에 있었지만 투표를 하지 않았고, 오바마는 반대표를 던졌다. 이와 함께 오바마와 클린턴 모두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를 지지했지만, 부시의 관타나모 정책에 반대하는 법률가 75 % 이상이 오바마를 지지한다. 클린턴이 계속 이스라엘 편에 설 것이라는 점에 관해 시온주의 로비스트들의 신뢰를 더 많이 받는다면, 오바마는 미국 현지의 시민적 자유를 보호하는 것에 관해 더 많은 신뢰를 받는 것 같다.

2) 대내·사회 정책: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안 에너지, 보건

①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대안 에너지까지: 민주당은 다음 번 거품 설계를 돕고 있는가?
아직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존 에드워즈의 계획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 대한 아마도 가장 포괄적이고 공세적인 해법일 것 같다. 이는 차압에 대한 강제적 지불정지와 금리 동결, 모기지 시장 및 금융 시장 일반을 규제하려는 노력 등을 포함하는 주택소유자 편에서의 최대한의 정부 개입이다. 클린턴 역시 90일 동안의 차압 지불 정지와 5년간 금리 동결을 요구했다. 오바마의 서브프라임 정책은 가장 약한 정부 개입 정책이다. 그는 주택소유자와 재건축 대부를 구제하는 데 가장 적은 돈을 할당했고, 차압 지불 정지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대신 큰 의미 없는 세금 신용에 위주를 두고 있다.
오바마가 중도파 중에서는 가장 왼쪽의 투표 기록을 갖고 있을지는 몰라도, 그의 경제 정책은 중도 우파적이다. 실제로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의 경제 정책은 동일한 틀에서 나온 것이다 양쪽의 핵심 자문들은 클린턴 행정부 출신이며, 사회 복지에 대한 시장 위주의 해법을 동일하게 제시한다. 오바마의 핵심적인 경제 자문은 데이빗 커틀러와 제프리 리브만인데, 둘 다 하버드 대학 경제학자이자 클린턴 행정부 자문이었고, 시카고 대학 출신 오스틴 굴스비 역시 국가 단일 부담(또는 전국민) 의료보험을 비판한 클린턴주의적 중도주의 시장 경제학자이다. 또 제프리 리브만은 사회 보장의 부분적 사유화를 지지한 바 있다.
『더 내이션』지 최근 기사에서 맥스 프레이저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오바마는 10월 중 금융, 보험, 부동산 부문에서 거의 1,000만 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을 받았고, 상업은행에서 모금한 기부금 액수 면에서 양당의 대선 후보 중 2위이며 다만 클린턴에 뒤질 뿐이다. 2007년 첫 9 개월 동안 평가절하된 모기지 증권에서 60억 달러를 벌어들인 골드만 삭스는 오바마의 제일가는 기부자이다. 주택소유자와 투자자가 초래한 손실에 대해 이 금융 기관들이 책임이 있다고 주장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오바마의 선본에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오바마는 많은 선거 자금을 소액 기부자에게서 모았지만, 힐러리 다음으로 많은 상업 자금을 모금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최고 경제 자문들은 전임 클린턴 행정부 최상층부 출신이다. 클린턴의 최고 경제 자문인 진 스펄링은 로버트 루빈 하 국가경제회의(NEC)의 부국장이었고, 로버트 루빈 자신은 클린턴 행정부의 전임 재무 장관이었다.1)모든 (전임) 클린턴 팀과 마찬가지로, 스펄링과 루빈 모두 친시장적인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다. 힐러리 자신은 기업 변호사로 일했고, ABC 뉴스가 최근 보도한 것처럼 6년 동안 월마트 이사로 일했는데, 이 시기 동안 그녀는 월마트의 격렬한 반(反)노조 운동에 반대하는 발언을 전혀 하지 않았다. 월마트와 함께 한 그녀의 경험은 편하게도 자서전에서 누락되었다. 클린턴은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를 통틀어 기업에서 가장 많은 액수의 운동 자금을 모았으며, 오바마는 그 뒤를 쫓고 있다.

②어쨌거나 미국에서는, 친핵
금융 분석가들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순환의 끝에 다다른 미국의 주택 거품 경제의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기업 미국(USA, Inc.)은 12조 달러 이상을 추가하고 주택 거품에서 발생한 손실을 회복시킬 수 있는 다음 번 거품을 일으킬 다른 산업을 필요로 한다. 대안 에너지는 주류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지지자를 찾지 못했지만, 앨 고어의 녹색 혁명의 행적을 따라 클린턴과 오바마 모두 외국 석유에 대한 독립성을 진작시킬 수 있는 대안 에너지 연구에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할 것을 제의하고, 일자리 창출 계획의 기반으로 새로운 재생 에너지 산업을 내세웠다. 클린턴은 석유 회사가 자금을 대는 500억 달러의 전략 에너지 기금을 창출하여, 이를 대안 에너지에 투자하게 만들고 보조금을 줄이겠다고 단언했다. 또 클린턴은 대안 에너지 산업이 500만 명 이상의 미국 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역시 대안 에너지 산업에서 5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10년에 걸쳐 1500억 달러를 할당하는 정부 후원의 고용 프로그램을 약속했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에서 이윤을 얻는 미국 석유 회사들(하지만 [이윤을 얻는 것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에 대한 불만 때문에, 그리고 '깨끗한' 대안 에너지 운동의 진보적 목표 때문에, 이 같은 움직임은 긍정적 발전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녹색 공-사 제휴는 겉보기처럼 순수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연료 효율성, 환경적 낭비 등 이 새로운 '깨끗한' 산업 발전을 괴롭히는 여러 문제들을 제기한 유일한 민주당 후보는 에드워즈뿐이었다. 더욱이 『하퍼스』 2008년 2월호에서 에릭 얀젠은 대안 에너지 산업이 이미 차기 거품으로 분류되어 있다고 단언한다. 주택 거품에 앞서, 닷컴 거품에서 아마존과 구글을 탄생시킨 투기 자본 회사들은 장차 주식을 상장할 대안 에너지 투자 회사들을 준비하는 '기후 변화 해법 그룹'을 눈여겨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리노이 주에 에탄올 농장주(옥수수)가 매우 집중되어 있고, 오바마에게 22만 7천 달러를 기부한 그의 주요 기부자이자 일리노이에 소재한 핵 에너지 기업 엑셀론과 오바마의 관계를 고려할 때, 오바마가 매우 친(親) 대안 에너지적, 특히 친(親)에탄올적이라는 점은 별로 놀랍지 않을 것이다. 2월 초 『뉴욕 타임즈』지는 오바마가 엑셀론의 강력한 압력 하에서, 핵 발전소가 방사능 방출을 신고하도록 한 법안을 무력화했음을 보도했다. 『카운터펀치』의 조수아 프랭크는 2007년 오바마가 "일리노이에 세워진 퓨처젠의 '깨끗한 석탄' 발전소를 밀어 붙"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에탄올이 효율적인 원료원이 아니라는 비판이나, 발전도상국의 식량 가격에 에탄올 생산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 오바마가 대답하지 않은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다. 클린턴 시절이 보여주었고 현재의 민주당 후보들이 강화시키고 있는 것처럼, 거대 금융은 더 이상 공화당만의 배타적 영역이 아니다.

③왜 국가 단일 부담 의료보험은 의제에도 오르지 않는가?
대다수 미국인들이 국가 단일 부담 전국민 의료보험을 선호한다(물론 여기에 강력히 반대하는 보험 회사들을 제외하면)는 여론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어떤 후보들도 이 문제를 의제에 올리지 않고 있다. 안타깝게도 의료보험에 관한 오바마와 클린턴의 주요 논쟁은 메디케어와 같은 전국적 의료 보험 프로그램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강제 보험이냐 임의 보험이냐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클린턴은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의무 의료보험을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오바마는 빈민에 대한 비용 부담 우려를 들어 아동에 대한 보험만을 요구하고 있다. 양 후보의 계획은 저렴한 보험에 들어 있지 않는 이들에 대한 보건 비용에 대한 정부 보조금에 기초하고 있다. 회사 제공 보험에 들어 있다면 그것을 유지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지만 말이다. 클린턴은 자신의 계획을 공동 책임의 형태로 간주한다. 클린턴과 오바마 모두의 보건 정책은 국민 건강 보험(national health insurance) 없이 전국민 의료 보험(universal coverage)을 달성하려는 시도다.


유권자: 기부자, 대의원, 투표자

나프타의 영향을 강력히 받았던 주인 위스콘신과 오하이오에서 선거운동이 벌어지면서, 양 후보는 자유무역협정에 관해 좀 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08년 2월 12일, 오바마는 다음과 같은 나프타를 비판했다. "나프타와 같은 무역 협상은 일자리를 해외로 내보내고, 월마트의 최저 임금을 놓고 부모와 10대들이 경쟁하도록 강제하는 게임이다." 오바마는 자유무역협정에 가장 강력한 반대 발언을 해 왔으며, 이로써 스스로를 클린턴 행정부의 무역 정책과 분리시키고 힐러리를 이와 연결시켰다. 이에 대해 클린턴이 대응한 방식은,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가능한 최대한도로, 나프타와 중국자유무역, 그리고 다른 무역 협정과 거리를 두게 만드는 것이었다. 오바마와 클린턴 모두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유보 입장을 표명했으며, 양자 모두 2005년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에 반대표를 던졌다.
오바마가 근소히 앞서는 가운데 두 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것이 4월까지는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많은 이들의 예측이다. 이는 이례적으로 근소한 경쟁이며, 한 후보가 슈퍼 화요일에 크게 앞서게 되는 좀 더 전형적인 상황과 구별된다. 선거인단 체계에서 특별대의원(superdelegate)[역주: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 대의원]의 역할은 후보 지명을 더욱 불확실하게 만드는데, super대의원들이 자기 주의 대중적 투표에 반해서 투표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그렇다. super대의원 795 명 중 300 명이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 피지명인은 민주당 대의원 4,049 명 중 최소한 2,025 표를 받아야 한다. 공화당의 경우 2,380 명 중 1,191 표가 필요하다.)
선거 유권자의 경우, 오바마는 청년 층(20대와 30대)과 흑인 층의 다수표를 얻어 냈다. 많은 표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오하이오와 텍사스 경선을 앞둔 상태에서, 정치분석가들은 오하이오의 조직 노동자 쪽에서는 클린턴이 앞설 것(그러나 120만 트럭 운수노동자와 창고관리노동자 등을 대표하는 팀스터-미국운수일반노조는 최근 오바마를 지지했다)이라고 예측했다. 또 클린턴이 텍사스의 히스패닉 표를 얻을 것이라고들 생각한다. 대체로 힐러리는 백인 노동자계급, 백인 여성, 그리고 60대 이상의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었다.
부시의 현재 지지율이 항상 19 % 이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는 민주당 후보들의 표어가 되었다. 그러나 이 후보자들이 진정으로 얼마나 많은 '변화'를 제시할 수 있는지가 진정한 문제다. 이 '변화'가 실제로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생각할 때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필요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8년 대선에서 독자적으로 출마하겠다고 랄프 네이더가 결심한 것은 이 탐탁치 않은 민주당 후보를 보면서 우리 중 많은 이들이 느끼는 유사한 공포와 두려움에서 비롯했을 것이다. 2월 24일 『밋 더 프레스』 방송을 통해 4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네이더는 현재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여러분, 정부가 마비되고, 워싱턴 D.C.를 기업이 장악하며, 기업 로비스트들이 모든 부처를 압도적 영향력으로 통제하고, 정부 고위층에 있는 기업 경영자들이 정부를 그 민중에 반하게 돌려놓는 이 모든 것을 볼 때 누구라도, 통로를 열고, 더 나은 투표권을 얻어 내며, 제3 당과 독자 후보라는 견지에서 미국 내의 이의를 존중하려고 노력하려는 의무를 느끼게 된다. 위대한 쟁점들은 노예와 여성, 투표권, 진보적인 노동자와 농민에 힘입은, 전국적 선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작은 정당들을 통해 우리의 역사 속에 도래하게 되었다는 점을 역사적으로 인정하자. 이의는 동의의 어머니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나는 대통령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공화당 경선: 간략한 고찰

1)존 메케인
아리조나 상원의원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은 존 맥케인은 이라크 전쟁의 지속을 강력히 지지한다. 맥케인은 이라크를 공격하는 부시의 최초 결정을 지지했으며, 이 때문에 그가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의 이라크전 승리 전략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을 때 네오콘들은 격분했다. 하지만 그 때부터, 특히 데이빗 퍼트레이어스 장군의 이른바 '급파' 전략을 실행한 이후로, 맥케인은 새로운 접근의 가장 강경한 후원자로 나섰으며, 이라크의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고 열광적으로 떠들고 다녔다. 이 같은 전쟁 일반에 대한, 그리고 특히 퍼트레이어스에 대한 확고한 지지 때문에 네오콘은 그에게 다시 은총을 베풀었다. 권위 있는 네오콘 주간지의 편집자이자 『뉴욕 타임즈』지 최근 기고자인 윌리엄 크리스톨은 맥케인에게 극찬을 안겨 주었으며, 지금은 그의 대외 정책 자문을 맡고 있다. 그의 동료 네오콘이자 클린턴 정부 당시 CIA 국장을 역임한 제임스 울시도 그와 함께 행보하고 있다.
숫자가 부족한 군대를 운용했고 '헐값에' 이라크에 들어갔다고 럼스펠드를 비판했기 때문에, 맥케인은 미국의 보다 강도 높은 군사화를 강력히 추진하는 한편, 미국 정부의 일방적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대내·대외적 제도들을 개조하고 있다. 『맥클래치 신문』의 워렌 스트로벨이 쓴 것처럼, 당선될 경우 맥케인의 공약은 "육군과 해군을 현재 계획된 75만 명 수준에서 90만 명으로 증가시키는 것. 국제연합(UN)이 능력이나 의지가 되지 않을 때 행동할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 동맹을 결성하는 것. 2차 세계 대전 당시 전략사무국(OSS)을 본따 새로운 정부 단위를 구성하고, '테러적 전복과 싸우며' '우리의 관료제가 오늘날 거의 무릅쓰려 하지 않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다. 이처럼 아무런 수치심 없이 이라크 전쟁의 지속을 지지하기 때문에 그는 심지어, 2008년 말 (CNN 조사에 따르면) 58 %의 미국인이 모든 미군의 철수에 찬성하는 상황에서도, 미군이 '백년' 동안 이라크에 머물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고 다니는 상황이다. 더 불길한 것은, 맥케인이 비치보이즈의 노래 「바바라 앤」의 곡조에 따라 '폭격, 폭격, 폭격, 폭격, 이란 폭격'('bomb, bomb, bomb, bomb, bomb Iran')이라는 농담을 공개적으로 했다는 점이다.2) 사실 1983년에 레바논 파병군을 유지한다는 레이건의 결정에 반대한 이후, 현재까지 맥케인이 승인하지 않은 미국의 군사 작전은 하나도 없다. 여기에는 보스니아와 코소보, 그리고 양대 걸프전 등이 포함된다. 최근 지지자와의 만남에서 그는 자신이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하는 데 헌신할 것이라는 점에 관해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았다. "우리는 거친 전쟁을 하고 있다. 이 전쟁은 당장 끝이 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전쟁들도 일어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게 유감스럽지만, 다른 전쟁들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지만, 다른 전쟁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벗들이여, 많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치료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아주 심각한 부상을 입히는 이 끔찍하고 폭발적인 급조폭발물(IED)로 다뤄야만 하는 많은 전쟁 부상을 입을 것이다. 그러니 벗들이여, 더 거칠어질 것이며, 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 당원들은 그의 사회·경제 정책에 관해서 맥케인에게 반대한다. 일부 입법 사안에서 '정파를 가로질러' 거리낌 없이 일한다 정치 캠페인 자금을 개혁하는 꽤 유명한 맥케인-파인골드 법안이 한 예다 고 해서 '독불장군'(maverick)이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맥케인은 부시의 감세 정책에 반대했으며, 많은 공화당원들은 그가 이민에 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본다. 하지만 대선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는 감세에 관한 반대를 현저히 완화했으며, 2006년에는 심지어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또 맥케인은 관타나모 수용소 및 심문 중 고문에 대해 반대목소리를 냈지만, 이 쟁점에 관해 입법부에서 부시를 막지 못했으며, 마이클 무케이시가 '고문'의 정의를 회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연방법무장관으로 비준하는 데 결국 찬성표를 던졌다.

2)마이크 허커비
남부 침례교 목사 서품을 받았고 전 아칸소 주지사인 마이크 허커비는 초반 공화당 경선에서 상당히 선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재능과 훈련을 겸비한 연사로서, 허커비는 낙태를 맹렬히 반대했고 미국 공립학교에서 창조론 교육을 지지했다. 그러나 미국의 많은 기독교 우파와 달리 허커비의 사회·경제 정책은 훨씬 더 미묘하며, '인민주의'로 평가받곤 했다. 『카운터펀치』의 알렉산더 콕번에 따르면, "아칸소 주지사 10 년 동안 보여주었듯, 많은 실질적 문제에 관해 허커비는 종종 진보적이었다. 그는 개명된 견해를 표명했으며, 이민, 공공보건, 빈민 아동의 교육과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의 구제가능성에 관한 실질적인 행정 조치 기록을 갖고 있다. 주지사 10 년 동안 허커비는 12 명의 살인자를 비롯하여 1200 명의 중죄인에 대한 선고를 감형하거나 완전히 사면했다. 이는 사회 복귀에 대한 관심이 거의 바닥에 가까운 나라에서 매우 용감하고 유례없는 일이었다."
그가 두 명의 유력 민주당 후보들보다 대내적 사회·경제 정책 면에서 어떤 점에서 왼쪽에 있긴 하지만, 허커비는 전쟁에 나서는 최초의 결정에서뿐만 아니라 이라크 전쟁을 계속 지지하고 있다. 전자에 관해서, 그는 심지어 사담이 사실은 대량살상무기(WMD)를 가지고 있었으며 침략 직전에 '요르단'으로 옮길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데까지 나갔다. 2008년 1월 초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쾌속정과 미국 선박이 충돌했을 때 허커비는 이란인들에게 음산한 위협을 발표했다. "우선 미국 선박을 볼 준비를 해라. 그리고 나서 지옥 문 구경을 할 준비를 해라, 왜냐하면 그 다음에 당신들이 보게 될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또 허커비는 '테러와의 전쟁'을, 그리고 (애국법, 미국보호법 등)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수단들을 지지한다. 경선을 계속 하고 있긴 하지만, 그는 대의원 투표에서 맥케인에게 한창 뒤지며, 아리조나 상원의원 [맥케인]을 물리치려면 (맥케인에 관한) 대단한 추문이 있어야 할 것이다.

3)론 폴
2008년 대선에서 가장 흥미롭고 논란이 되는 전개는 아마 텍사트 10선 의원이자 자유의지론자(libertarian) 론 폴의 입후보일 것이다. 민주당 데니스 크신이치와 마이크 그레이블, 빌 리차드슨과 함께 이라크 전쟁 종식에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냈던 폴은 학생과 전통적 보수주의자, 자유의지론자, 그리고 심지어 군대(현역 군인과 군인 가족은 다른 모든 후보들에게 간 금액을 합한 것보다 많은 돈을 폴에게 기부했다)에서 예기치 못한 지지자 동맹을 끌어냈다. 폴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소액 기부자들에게서 놀라운 액수의 돈을 모을 수 있었다. 폴의 입후보는 이라크 전쟁 종식 유력 민주당 지지자들이 립서비스로 취한 입장 뿐만 아니라 대내적·대외적 차원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미국이 '제국'이 아닌 '공화국'이라는 자신의 뿌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자주 외쳤으며, 이 목적을 위해 세계 전역의 미군 기지를 폐쇄하고 비개입주의적 대외 정책을 수행하며 중동의 이스라엘 및 다른 권위주의 체제를 비롯한 정부들에 대한 해외 원조를 폐지할 것을 주장했다. 더욱이 자유의지론자로서 폴은 애국법의 폐지와 인신보호영장의 복원, 그리고 최소주의적인 연방 정부로 돌아갈 것을 외쳤다.
반면 전쟁을 제외한 모든 쟁점에 관한 폴의 보수주의적 자유의지론의 입장 그리고 폴이 일관되게 반대하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이 입장의 영향 은 당연히 좌파들의 호된 비판을 초래했다. 가장 문제가 많은 것은 이민에 관한 그의 입장인데, 그는 특히 미등록 이주자들에 대한 모든 형태의 사면과 사회서비스 확장에 반대하며, 자동시민권 부여(birthright citizenship)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낙태의 권리에 대한 그의 완고한 반대 역시 단순한 부차 쟁점이 아니며, 그는 1964년 민권법(Civil Right Act)의 40 주년 기념식에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의원이다. 당시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1964년 민권법은 고용, 고용관계, 그리고 이 나라에서 실행되는 모든 사업의 고객 서비스에 관해 연방정부에게 유례없는 권력을 부여했다. 관료들은 인종 할당에 따라 고용하도록 고용주들을 강제하기 시작했다." 또 그는 미연방국세청과 연방준비은행을 폐지하자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견해는 일관되게 자유의지론적이고, 반동적이며, 심지어 인종주의적인데다, 반전 우파와 반전 좌파를 가르는 심연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론 폴 후보가 2008년 대선에서 현실적으로 승산을 갖기에는 너무나 모순적이고 논란적이지만, 론 폴의 입후보 그 급속한 부상과 그것이 제기한 쟁점들의 범위 는 좌파들 사이에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좌파-자유의지론자 동맹과 (반전 강령이라는) 단일 이슈에 대한 투표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폴의 강력한 전쟁 반대와 세계 전역에 걸친 미군 기지의 폐쇄, 그리고 미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폐지 때문에, 폴은 이 어둡고 음울한 시기에 반전 좌파 일부 분파에게 호소력을 가질 듯하다. 거기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지만 말이다.


1)『세계적 도박』(Global Gamble)에서 피터 고완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이 1997~98년 아시아 금융 위기를 악화시키는 데 수행한 역할을 통렬하게 비판한다.본문으로

2)[역주: 이는 비치보이즈의 노래 「바바라 앤」에 나오는 가사 'Ba ba ba ba barbara ann'와 'Bomb bomb bomb bomb bomb Iran'의 발음이 비슷한 것을 이용한 언어유희이다. 맥케인의 이 끔찍한 농담은 {{{{http://www.youtube.com/watch?v=o-zoPgv_nYg}}}}에서 볼 수 있다.]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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