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1.4.14호

갈월동에서

편집실 | 사회진보연대
1999년 8월 26일 워크아웃을 결정하면서 더욱 투쟁의 파고를 그려냈던 대우차의 노동자들은 결국 1,750명의 정리해고를 맞아야 했고, 온 몸으로 시린 겨울을 나야 했습니다. 아빠의 정리해고가 기막혀, 가족이 어린이를 들쳐업고 모두 거리로 나섰다가 닭장차에 연행된 채 경찰의 구둣발을 맞아야 했고, 지하철에서 경찰의 방패에 쫓겨 선로로 뛰어들어야만 했던 2001년은 이제 그 긴 겨울을 마감하려나 봅니다.

수평적 정권교체라는 말에 은근히 가졌던 기대는 3년이 지나도록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로 하루하루 졸이며 살아왔던 노동자민중들의 가슴에 말할 수 없는 좌절과 분노만을 남겨놓았습니다.
그동안 파탄난 생활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고 그동안 무너진 가슴은 쓸어낼 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서울역에서 부평에서 분당에서 종묘에서 자연스럽게 터져나오는 김대중 정권퇴진의 구호는 이제 자연스럽게 함성으로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제국주의 투쟁과 현시기 통일운동에 대해 짚어보았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답방이 회자되면서도 미 대북정책과 관련한 논란이 일고있는 가운데, 2차정상회담을 즈음한 민중운동의 대응에 대해 짚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속에서 제국주의 투쟁의 역사와 한국에서 갖는 현재적 의미를 차분히 새겨보고 이와 더불어 현시기 제출된 통일운동의 전략적 방향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았으니 현시기 노동자민중이 어떠한 전략전술을 고민해야 할 것인지 토론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정책이 낳은 의료보험 문제에서 노동자민중이 무엇으로 투쟁할 것인지, 그리고 교육부문에까지 침투된 시장논리와 경쟁논리가 어떤 결과를 드러내고 있는지도 적나라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호부터 기획연재로 <20세기의 중동, 21세기의 중동(1)>이 새롭게 선보였으며 <조선공산당에서 조선노동당으로(1)>가 <역사읽기>의 자리를 채우면서 연재됩니다. 이외 <보이지 않는 곳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을 통해 현장활동가들의 숨소리를 담았습니다. <사건 속의 논쟁>과 <미국의 싱크탱크(4)>는 필자의 사정으로 쉬게 되었으니 독자들의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덧붙여 중국 정부에서 발표된 <20001년 미국인권기록>을 자료로 함께 실었습니다. 세계의 인권경찰인 미국이 실제 자국에서의 인권단속은 어찌하고 있는지 미국의 인권실상을 절절하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대우차 가족들이 빼앗긴 공장에도 봄은 오는가. 학생들 등록금에, 폭등하는 전세값에, 하루도 바람잘 날 없는 우리들의 가슴이지만, 고스란히 겨울을 이겨냈던 투쟁을 발판삼아 당당하게 봄을 맞이해야겠습니다. 떨쳐일어나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 맞게 될 새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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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세계화 론스타 비리 투기자본 김재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