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10.11-12.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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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지역지부 활동

민주노총을 촘촘하고 단단하게 세우기 위해

김성영 |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제천단양지부 사무국장
일 년 반 전에는 제천단양지역지부에 두 명이던 해고자가 열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탄압이든 그에 편승한 사회의 분위기든 지역까지 속속들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에 비해 우리의 투쟁과 활동이 세세하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질문은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역과 지역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동시에 민주노총 산하 조직 중 가장 아래에서 일하는 것의 무게도 새삼스러워집니다.
그럼에도 스무가지 종류의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마주하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사업장별로 세세히 나누자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화물차 타이어가 한 짝에 얼마인지, 기관차가 멈출 때는 모래를 쏜다던지, 이번 제천시 상용직 채용 경쟁률까지, 불편한 사실부터 처음 듣는 세세한 부분까지. 누군가를 한 번 만나면 새로 알게 되는 것들이 하나는 생깁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제천단양지부에는 4천여 명의 조합원들이 있습니다. 제천과 단양을 합친 16만 명의 인구수에 비하면 적은 수는 아닙니다. 4천여 명의 조합원이 합력을 발휘한다면 지역에서의 파급효과는 클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야할 곳은 제천단양지부입니다.
민주노총 지역본부 산하에 지구협의회, 대표자협의회 등으로 혼재해 있던 조직체를 총연맹의 규약에 맞춰 지부로 편제하는 결정이 내려진 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천단양지역도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지구협의회에서 지부로 명칭을 변경하였습니다. 하지만 대의원의 구성과 산하조직임을 명시하는 것만이 지역지부의 완성은 아닐 것입니다. 명칭과 조직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민주노총의 지역지부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지역 내 소통과 공동의 대응

지역지부 내의 가장 기본적인 일은 지역 내의 소통입니다. 운영위 등을 통한 각 단위사업장과의 원활한 소통은 지역운동의 기본이 되고 서로의 사안들에 연대를 조직하기 위한 전제가 됩니다. 또한 지역지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역본부와 논의하고 지역본부의 지침들을 지역에서 실행합니다. 지역지부가 지역본부에 연대를 요청하기도 하고 지역의 단위사업장들과 지역본부의 지침에 따라 연대하기도 합니다. 도 차원에서 지역지부까지 모든 일을 알고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지역지부의 임무는 매우 중요합니다. 같은 이유에서 지역지부의 소속 단위사업장 지원 또한 중요한 임무입니다. 전임자가 없거나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섭부터 사업까지 지역지부에서 함께 할 때가 많습니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인 경우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측과의 대응에 바로바로 대처하고 일상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위 임무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역지부의 운영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재정과 인력, 그리고 소속 단위사업장들의 참여가 부족합니다. 교부금만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속 단위사업장의 분담, 후원 등으로 상근비와 운영비를 대부분 책임지고 있는 것이 현재 지역지부의 현실입니다. 지역본부 또한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의 해결책이 없다면 지역지부의 안정적인 운영은 어려울 것입니다. 전체적인 차원에서 지역지부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하고 합의하는 일들이 속히 이뤄졌으면 합니다. 소속 단위사업장들의 참여 역시 지역지부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가능할 것입니다. 경제위기 시대에, 그리고 이명박 정권 아래서 연대하지 않고 단결하지 않고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지역지부는 지역에서부터 그 가교를 놓는 임무가 있습니다.

조직화 사업

별도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지역지부 차원의 조직화 사업입니다. 지역지부가 아니라면 해당 지역의 노동자들과 지역의 조건들을 분석하고 사업을 기획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현장과 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지역지부가 가진 장점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입니다. 물론 독자적인 진행은 무리입니다. 하지만 지역본부 혹은 산별노조와의 공동 기획이라면 지역의 장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범 조직화 사례 중 지역에 대입하여 진행할 수 있는 부분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제천단양지역에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여성 노동자 조직화와 영세사업장 조직화입니다. 제천 지역의 여성 노동자들은 17,000여 명이고 20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25,000여 명입니다. 물론 숫자가 많다고 바로 조직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양 영역 모두 공백으로 남아있고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막막한 점은 영세사업장인데 20명 미만 사업장에 고용된 수가 전체 4만여 명 중 25,000여 명이라는 건 정말 난감한 점입니다. 사업장조차 파악하기 힘든 부분이 많고 앞으로 조사할 부분도 많습니다. 이제 충북지역 전략조직화 연석회의가 시작되었고 그 곳에서 함께 논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새로운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기존 노동조합들이 자기 역할을 가지고 함께 할 수 있는 기획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지역연대체

제천단양지역은 지난 6ㆍ2 지방선거를 함께 대응한 몇몇 조직들이 있습니다. 선거 전부터 공동의 선거 대응을 위한 회의를 여러 차례 가졌고 선거 중에도 긴밀히 합의하고 운영하였습니다. 선거를 포함한 여러 만남을 통해 지역의 사회운동 단체와 일상적인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함께 논의하고 만나온 역사도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아직 함께 투쟁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지역의 진보세력 간의 합력을 창출하기 위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중 민주노총 제천단양지부의 역할에 대해서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민주노총이 지역 사회운동의 공간을 마련하고 열어 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확대확장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촘촘히 만들기 위해

전국 어디라고 예외일 수 없겠지만 중소 시, 군의 열악한 노동조건, 노사관계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곳은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합니다. 자본가는 자본가이기 참 쉽지만 노동자가 노동자답게 살아가기란 노동조합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중소 시, 군 단위에서 민주노총과 연결되는 몇 안 되는 통로인 지부를 건강히 세우고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직화된 노동조합에서도 민주노총의 모세혈관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지회, 분회들을 마주하는 곳이 지역지부입니다. 지역지부의 활동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민주노총의 영향력이 전국적으로 촘촘해지고 단단해지는 것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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