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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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11.5-6.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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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경제전략

정책위원회 |
미국 오바마 정부는 기존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다자적으로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기존에 미국은 아세안+3과 같은 아시아만의 공동체에 일본 등 친미 국가들을 간접 조종하여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런 태도에서 다소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시아 내의 다자적 협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도, 호주, 뉴질랜드, 미국이 포함되는 동아시아 구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아시아 주변의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도 참여했다. 이는 아세안+3을 통해 지역 내 헤게모니를 추진하는 중국과 경쟁하는 구도이다.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환태평양파트너십(TPP)을 중심으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기존 자료를 요약 정리했다.

[참고] 아세안+3 정상회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일본, 중국, 한국 등 3개국을 포함시킨 정상회의. 동남아지역의 공동안보 및 자주독립 노선의 필요성 인식에 따른 지역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1967년 설립된 아세안(ASEAN)은 창설 30주년을 계기로 1997년부터 정상회의의 개최시마다 한중일 정상을 초청하여 회의를 염. ASEAN 회원국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

[참고] 동아시아정상회의(EAS)
2005년 처음으로 개최됨. 원래 아세안+6 정상회의였으나, 2010년 미국과 러시아의 공식 참가가 결정됨 현재 18개국(아세안+3, 인도, 호주, 뉴질랜드, 러시아, 미국).


미국무역대표부의 보고서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발간한 「2011년 대통령 통상 정책 의제 보고서」는 미국에게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는 사실을 또 다시 지적했다. APEC 회원 21개국은 2009년 세계무역의 43%, 세계 GDP의 55%를 차지했다. 2010년 미국과 APEC 회원국과의 상품 무역규모는 2조 달러였고, 서비스의 경우 2780억 달러(2009년 기준)에 이른다. 보고서는 아태지역에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촉진하는 것이 APEC의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2010년 일본 APEC 정상회의의 성과를 이어받아서 2011년 미국 APEC 정상회의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며, 야심찬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고서는 미국은 APEC을 통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FTAAP는 TPP과 같은 존재하는 지역협정의 발전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미국무역대표부는 TPP도 강조했다. 2009년 12월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무역 협정인 환태평양파트너십 참가를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환태평양파트너십을 높은 수준의 포괄절인 지역협정으로 만들려고 한다. 보고서는 이 협정이 완성된다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 통합의 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새로운 TPP 협정이 완성된다면 이전의 무역 협정에는 없었던 새로운 조항들을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미국 기업들과 새로운 시장인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만드는 조항, 규제 시스템을 미국 기업에게 친숙하게 만드는 조항, 중소기업을 지원하여 일자리 창출과 세계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조항 등이 포함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TPP의 참가국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하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는 모든 TPP 참가국들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APEC의 FTAAP 논의

2010년 11월 일본에서 개최된 18차 APEC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지역경제 통합을 다시 강조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특히 APEC 정상들은 FTAAP 실천을 위해 APEC이 ‘부화기’의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화기라는 표현은 반드시 APEC을 통해서 지역경제 통합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인정하고 이를 APEC이 촉진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APEC에서 FTAAP를 주축으로 하는 경제공동체 형성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르 목표 이행 평가와 APEC 경제통합과제』라는 보고서는 올해 APEC 의장국인 미국의 전략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FTAAP에 상당히 신중하던 미국이 2007년경부터 입장을 바꿔 적극적으로 변한 까닭은 다음과 같다. ①FTAAP를 도하개발아젠다(DDA)의 촉매로 활용하고자 하고자 한다. 이미 미국은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을 위해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1차 APEC 정상회의를 소집하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이라는 대안이 있음을 EU 등에 과시한 압박전략을 사용한 바 있다. ②동아시아 소지역주의 확대에 대한 경계하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아시아 지역에 대한 경제패권을 상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인 FTAAP 구상은 잃을 것이 없는 선택이다.
다만 미국은 FTAAP 이행 시 기술적인 제약이 따르는 APEC 주도의 협상을 선호한다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다양한 접근을 모색할 것이다. 최근 미국은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가하고, TPP에 참가하는 등 지역경제협력체 활용을 위한 기반조성에 힘쓰고 있다.
한편 일본 역시 APEC의 경제통합 활동을 통하여 자국경제 성장의 활로를 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일본은 FTAAP 논의 초기 단계에는 다소 관망자적 자세를 취해왔다. 그러나 역사, 정치, 경제적 관계가 복잡한 한국이나 중국과의 FTA 체결이 어렵고, 높은 수준의 개방과 제도개혁이 요구되는 미국, EU 등과의 FTA 추진도 용이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일본은 APEC의 경제통합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통해 국내 경제개혁과 FTA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은 현 단계에서 FTAAP 논의가 장기적인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연구대상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을 희망하지 않는다. 중국은 인접지역과 개도국을 우선으로 하는 자국 중심의 전략적 FTA 추진에 전략적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FTAAP가 추진될 경우 예견되는 높은 수준의 자유화 및 제도 개혁이 부담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의 경제주도권 문제도 있다. 따라서 중국은 FTAAP 논의를 장기적 차원의 대안 가운데 하나로만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며 논의 범주가 가능성 타진 수준을 벗어날 경우 FTAAP을 포함한 APEC의 지역 통합 논의 전반에 대하여 소극적 반대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TPP 추진

TPP는 2003년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가 협상을 시작하였고, 2005년 브루나이가 참여하여 2006년 4개국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4개국의 TPP, 약칭 P4 또는 TPP4라고 부른다. 협약이 체결되자 4개국은 APEC 회원국에게 추가 참여를 요청했다. 2008년 호주, 페루, 베트남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2009년 미국에 오바마 대통령도 참여 의사를 밝혔고, 2010년에는 말레이시아도 뒤따랐다. 따라서 2010년부터 9개국이 새로운 TPP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2011년 11월 자국의 하와이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때까지 협상을 타결한다는 시한 목표를 정해두고 있다.
여러 보고서들이 미국의 TPP 추진의 공통된 배경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 세계무역기구의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다른 국가들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 둘째,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위상을 높이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경제위기 이후 수출 확대를 통해 국내 경제의 어려움을 풀려고 하는 미국의 경제 정책도 지적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은 TPP를 기반으로 FTAAP를 형성하고자 하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TPP는 조기에 타결된다고 해도 미국에는 경제적으로 별다른 실익이 없는 FTA다. 말레이시아와 호주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시장규모가 미미한 국가이고, 협상대상 8개국 중 4개국과는 이미 FTA를 체결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TPP를 추진하려는 이유는 TPP가 성공적으로 타결되었을 경우 예상되는 전략적 이익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기대하듯이 TPP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되어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FTA로 기능할 경우, TPP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의 경제적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나중에 가입하는 나라들은 미리 만들어 놓은 TPP의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의 규율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시장의 개방과 자유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계산이다.
미국은 TPP를 추진했던 핵심국가인 싱가포르와 칠레와는 이미 FTA를 체결한 상태이고, 이들이 P4 협상의 토대로 삼았던 협정문은 이들 국가가 미국과의 FTA 협상에서 사용했던 것에 기초를 두었다. 따라서 P4 협정문은 미국식 FTA 모델을 따르고 있다. 또한 호주와 칠레도 미국과 이미 FTA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이들 분야에서의 이들과의 추가적인 협상은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TPP 8개국 협상에서 미국이 실질적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나라는 뉴질랜드와 말레이시아 2개국에 불과하다. 베트남, 브루나이는 경제발전 격차 및 규모의 차이 때문에 미국의 실질적인 시장개방 협상 대상국이 되기 어렵다. 결국 미국의 관점에서 보면 TPP는 최소한의 협상비용으로 아태지역을 포괄하는 FTA를 자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유도하여 체결할 수 있는 방안이며, 이를 바탕으로 추후에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큰 국가들을 추가 가입시킴으로써 무역개방과 시장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TPP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첫째, 미국을 비롯한 주요 참여국이 모두 농수산물을 주요 수출품목인 국가들인데, TPP가 높은 수준의 FTA를 추구하고 있으며, 농수산물 분야에서 양자 FTA를 넘어서는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타결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TPP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되더라도 현재로서는 미국 정치 사정상 의회 비준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회에 의한 협상결과의 수정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추가 회원국 가입을 유도하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경우 TPP를 통한 아태지역 무역자유화의 확산이라는 미국의 의도는 실현되기 어렵거나, 실현에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한미 FTA가 미국의 국내 상황으로 장기간 동안 비준되지 않고, 반면에 TPP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고 회원국이 확대된다면 한국에게 TPP에 참여하라는 요청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통상정책의 무게중심이 한미 FTA와 같은 전략적 무역상대국과의 양자 FTA에서 TPP같은 선택적 다자 FTA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TPP의 진전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상황이다.
한편 TPP에 관심을 보인 일본의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TPP 참가는 일본 농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전제로 하는데, 이를 실현할 일본 민주당의 정치적 리더십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대지진과 핵발전소 사고로 일본 국내 상황이 더욱 부정적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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