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12.1-2.1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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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_지역과현장_서명오.pdf

[지역과 현장] 강원남부권 상수도 민간위탁은 물 민영화의 꼼수다!

생명을 담보로 하는 돈벌이 놀음을 즉각 중단하라!

서명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조직부장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반대하는 촛불이 타올랐을 때 정부는 물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노라 약속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무시한 채 지방상수도 통합위탁이라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물은 더 이상 공공재가 아니라 경제재라며 ‘지방상수도를 통합’하여 민간위탁을 강요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상수도 공공서비스를 민영화하는 것으로, 우리의 생명 그 자체인 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 꼼수는 현재 ‘강원 남부권(영월, 정선, 평창, 태백) 상수도 민간위탁’이라는 이름으로 한국환경공단이라는 공기업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강원도를 물로 보나?” 이는 멀지 않아 잘못된 말이 될 수 있다. 물 민영화는 물을 금값으로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물로 본다’는 표현은 고급스럽고 기품 있는 표현이 될지 모른다.

상하수도 민간위탁 어디까지 왔나?

강원 남부권(영월, 정선, 평창, 태백) 상수도 민간위탁은 남부권의 네 곳 지자체가 생산공급하는 상수도 시설을 한국환경공단이 위탁받아 생산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소유권은 네 곳의 지자체가 갖고 있지만 전반적인 운영과 관리를 20년간 위탁 계약하는 방식이다. 이는 정부의 물 민영화 정책기조에서 나온 것으로 물을 공공재가 아닌 경제재로 인식해 수익창출을 만들어내려는 수순이다. 전 세계적으로 물 민영화는 수도요금 대폭 인상, 인력감축에 따른 서비스질 저하를 초래해 왔기 때문에 다시금 국유화되는 추세이지만 정부는 민간위탁이라는 형태로 물 민영화를 유지해 가려고 한다. (하지만 이제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번 민영화된 부분을 되돌릴 수 없다고 규정한 레칫조항으로 인해 이러한 재국유화는 불가능해졌다. 또한 상수도서비스와 같은 필수공공부문은 한미 FTA에서 제외되었다는 정부 측의 말과 달리, 실제로는 이런 추세로 국내적인 자발적 민영화가 확대된다면 조만간 전국의 상수도 사업은 초민족자본의 국제적인 먹잇감이 될 수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환경부 산하 공기업이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를 대변하고 있다. 정부에서 과거에 수자원공사를 내세워 민간위탁을 추진하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가로막히자 최근에 한국환경공단으로 추진 주체를 슬그머니 변경하였다. 정부는 국민 대다수가 반대해왔던 물산업육성정책을 현재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있는 환경부 수도 정책과에서는 상수관망최적화사업을 통해 상하수도사업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다각도로 분석함과 동시에 그 대안으로 한국환경공단 민간위탁을 선택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예산지원을 빌미로 지자체에 결정을 강요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2010년 12월 23일 “강원 남부권 지방상수도 통합운영 실시 협약식”이 추진된 이래 심의위원회와 주민설명회를 모두 마치고 시군의회의 결정만 남겨 놓은 상태다. O2리조트 사업의 실패로 시 재정이 파산 상태에 이른 태백을 제외하곤 영월, 정선, 평창은 민간위탁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

상수도 시설, 어떻게 관리되고 있으며 민간위탁은 어떤 변화를 초래하는가?

현재 상수도 시설은 각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정부의 예산 지원이 없어 상수도 관망 교체 사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현 지자체 상수도문제의 가장 큰 요인인 누수율 증가는 당연한 결과였다. 적반하장격으로 그간 예산 지원이 없던 정부는 상수도 관망교체 사업비를 빌미로 민간위탁을 강요하고 있다. 정부의 주장에 따르면, 관리주체가 소규모로 나뉘어 있고 관리자들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누수율이 높아 운영상황이 비효율적인 부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수도문제의 요인은 예산지원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들이지, 민간위탁을 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민간위탁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운영하기에 당연히 수도요금은 오를 것이고, 인력감축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줄어든 인력만큼 서비스질이 낮아질 것은 분명하다. 이는 전 세계 공통의 문제점이다.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물을 효율성과 경제성의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틀린 생각이다. 더욱 가관은 주민들이 내는 수도요금도 세금이고 수도요금으로 충족되지 않아 지자체가 추가로 투입하는 예산도 어차피 주민들이 낸 세금이다. 만일 민간위탁이 된다면 현재 주민들이 부담하는 세금 이상의 돈을 기업에 내고 물을 사먹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민간위탁이 추진되는 지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가?

지자체 입장에서는 정부가 예산지원을 빌미로 민간위탁을 강요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사실 찬성하는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상하수도 시설에 종사하는 관리사업소 공무원들은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에겐 환경공단으로의 이직과 연금 보장이란 조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문제 있는 환경공단 민간위탁에 찬성하는 공무원이 있을 리 만무하다. 이에 반해 주민들의 경우는 대다수 잘 모르고 있다. 정부와 환경공단은 이장통장 몇 명만 불러놓은 형식적인 주민설명회를 진행하며 민간위탁의 단점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

강원 남부권 상수도 민간위탁의 꼼수

강원도는 관할구역이 넓고 인구가 적기 때문에 운영여건이 열악하다. 또한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여건과 정부의 예산지원 미흡으로 제때 관망교체사업을 하지 못해 누수율 또한 높은 실정이다. 강원발전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매년 200억 원 상당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기본은 물을 대하는 마인드이다. 물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즉 생명을 돈으로 주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다. 지자체나 정부가 설사 적자를 보더라도 물은 공공재로 관리해야 맞다. 글로벌 기업들 역시 물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기에 세계를 누비며 각 국가의 물 산업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인간의 삶에 가장 기초적인 부분을 산업화해야 영구적인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친기업 정부인 이명박 정부는 물 민영화의 수순으로 민간위탁이라는 형태를 열어가고 있다. 여러 가지 정책사업 중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사업이 상하수도사업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이 없으니 적자가 나는 것이고 가장 쉬운 방법인 민간위탁을 선택하는 것이다.
국영화되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정부가 의지를 갖고 사회공공성을 확대하고자 노력한다면 상하수도사업 문제의 해결은 어렵지 않다. 충분한 예산지원을 통해 낡은 관로 등의 시설을 교체하고 전문적인 인력도 보강한다면 충분히 누수율을 낮출 수 있고 운영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물 민영화를 한지 50여 년이 되었는데 2008년 전격적으로 상하수도 시설을 다시 국유화하였다. 민간위탁과 민영화의 폐해를 50여 년 경험하고 다시 국유화한 경우인데 세계적인 추세는 이렇듯 물을 국유화하는 것이다. 민간위탁을 통해 민영화된 나라들의 주민들은 힘겹게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싸워야 했고, 승리한 곳은 다시 국영화되었다. 입만 열면 세계화를 외치는 정부가 물 문제에 있어서는 세계화에 역행하고 있다.

우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실패한 신자유주의의 논리를 아직도 진리인양 받아들이는 이명박 정부는 정부에 의탁하는 연구원들과 관료들의 입을 빌어 진실을 거짓으로 뒤덮고 있다. 그 뒤덮인 거짓과 꼼수들이 부풀려지면 부풀려 질수록 결국 민중들에게 책임이 전가될 것은 너무도 뻔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노조가 해야 할 역할은 바로 이런 잘못된 정책결정에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 강원지역본부는 수자원공사의 강원 동부권 민간위탁을 저지시킨 선례가 있다. 강원 동부권의 지자체가 용기 있는 결정을 한 것에 대해 남부권 역시 똑똑히 지켜봤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또한 이 싸움은 이제 한미 FTA폐기투쟁과 결합되어야 한다.
강원 남부권 민간위탁의 본질을 하루빨리 주민들에게 알려 나가기 위해 공무원노조 주최의 주민설명회 개최와 민간위탁의 본질을 담은 선전물들을 배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제는 물을 경제재로 보는 이명박 정부와 연구원들, 관료들을 상대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 투쟁을 설득하고 조직해야 할 사람들은 지역의 주민이고 노동자요 민중이다.
주제어
노동 민중생존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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