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 여는글
  • 2014/11 창간준비1호

새로운 월간지 《오늘보다》가 출발합니다!

  • 편집장 구준모 오늘보다 편집장 today.boda@gmail.com
사회진보연대가 내는 월간지 《오늘보다》의 첫 번째 창간준비호를 발간합니다. 장만된 양식이 충분하지 못하고 요리사의 솜씨도 부족하지만 준비호답게 좌충우돌하자는 용기를 냈습니다.
 
사회진보연대가 창립한 지 15년이 넘어가는데 그 역사만큼 사회진보연대가 발간한 매체도 변화를 겪었습니다. 1999년부터 꾸준히 발간되고 있는 건 주간 소식지 <사회화와 노동>입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팩스 소식지에서 웹 소식지로 바뀌었지만 일주일 에 한 번, 사회진보연대의 분석과 입장을 전달하는 목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면으로 발간하는 잡지는 꽤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무실의 오래된 책장 한 귀퉁이엔 1999년 6월에 준비1호를 낸 《진보를 위한 접속》이 있습니다. 누런 회색빛으로 변한 종이를 넘기면 고 김진균 선생님의 발간사 “진보와 민주를 위한 연대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하여”가 보입니다. ‘재벌 구조조정과 빅딜’ ‘금강산 개발’ ‘전자정보감시’ ‘인권위 설립’ ‘동감댐 문제’ ‘한겨레신문 비판’ 등 다양한 이슈가 실렸습니다. 《진보를 위한 접속》은 같은 해 8월에 준비2호까지 나왔 습니다. 
 
2000년 3월에는 《사회진보연대》창간호가 나옵니다. 매체 이름이 단체 이름과 같아졌죠. 나중에는 앞에 ‘월간’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했는데 《사회진보연대》는 2005년 5월호까지 54권이 나왔습니다. 정세에 대한분석, 운동내부 논쟁과 제안, 이론 소개와 같은 내용들이 충실하게 담겼습니다. 민중음악(운동)을 소개하는 <이 한 장의 앨범>(2001~03), 회원 인터뷰 <바로 그 사람>(2004~05)은 꽤나 인기가 있었던 연재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회진보연대》의 열독률 1위 코너는 <갈월동 기행>이 아니었을까요? 회원들의 잡문·수필이 잡지 마지막에 실렸죠. “기관지가 오면 마지막 장부터 본다” “다른 건 몰라도 <갈월동 기행>은 꼭 읽는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2005년 6월에는 《사회운동》의 시대가 시작됩니 다. 월간지 꼭지를 <대안세계화를 향하여> <전쟁을 멈 춰라> <노동자운동으로 세계를 변혁하자> <해방을 향한 여성운동> <사회운동과 연대>로 작명한 것이 눈에 띕니다. <책속의 책>에는 외국 자료들이 번역되었습니다. 당시 사회진보연대가 의욕적으로 펼쳤던 사업들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구성인 것 같습니다. 《사회운동》 초창기에는 월간지가 웬만한 책 두께에 맞먹어 보통 200페이지가 훌쩍 넘습니다. 
 
《사회운동》은 2008년 5·6월호부터 월간에서 격월간 으로 변화합니다. 월간지 발간을 위해서 기획, 취재, 편집 그리고 글쓰기에 긴 시간을 썼는데, 너무 많은 역량이 드는게 아닌지 의문이 있었습니다. 매체 성격에 대한 논란도 있어서 결국 조직 입장을 담는 역할에 충실하자고 결론지었죠. 최장수 코너 <갈월동 기행>이 그해 4월호에 마지막으로 실렸습니다. 
 
격월간《사회운동》에는 2008년부터 2012년의 정세와 사회진보연대 활동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금융위기의 전개에 따라 빠르게 정세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2009년부터는 노동운동 기사의 비중이 이전보다 크게 늘어났습니다. 지역과 현장으로, 구체적인 노동운동의 장소로 가서 노조 운동의 혁신을 이끌어보자는 취지가 묻어있습니다. 또한 위기의 자본주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미국, 유럽, 한국 등지의 정세를 파악하려는 노력도 보입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이전부터 지적된 문제이지만 《사회운동》의 글이 너무 어렵다거나, 실제로 매체를 읽는 회원이 많지 않다는 평가가 자주 들렸던 것 같습니다. 민중운동과 노동운동의 침체가 사회진보연대 매체에도 반영되어, 사회운동 내부의 토론이 먼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시기를 통과했습니다. 
 
2013년 《사회운동》발행주기를 계간으로 바꾸고 그해 겨울호까지. 《사회진보연대》에서 《사회운동》으로 14년을 힘차게 달려온 사회진보연대 매체는 113호로 중단을 결정합니다. 매체 전략에 커다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심이었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매체를 준비하기 위한 기간이었습니다. 매체팀을 구성해 토론을 하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기존 매체에 대한 평가와 새 매체에 대한 요구를 들었습니다.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 주변에 자신있게 권할 수 있어야 한다, 한발 빠르게 이슈를 잡아야 한다는 충고가 들렸습니다. 
 
지난 경험과 새로운 포부를 담아 새로운 매체 《오늘보다》를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내고자 합니다. 《오늘보다》는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매체를 지향합니다. 가방에 넣어두고 잊어버리는 잡지가 아니라, 오늘날 이슈와 운동을 이해하기 위해 새우깡처럼 저절로 손이 가는 좌파 교양지가 되겠습니다. 《오늘보다》는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세계를 읽고자 합니다. 계급적 시각으로 오늘날 한국사회와 자본주의의 변화를 분석하고, 우파 프로파간다를 반박할 풍부한 내용을 담겠습니다. 《오늘보다》는 사회운동에 필요한 이슈를 선도하고 논쟁을 기획하겠습니다. 한발 빠른 기획, 솔직한 논쟁, 구체적인 대안을 지향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운동의 전망을 담고 싶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허풍선이는 신뢰를 잃는 다지만, 지금은 포부를 크게 가져야 더 잘 할 수 있다는 말을 믿겠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오늘보다》를 사랑스럽게 봐주시고 격려와 충고도 부탁드립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향한 우리의 전망, 오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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