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 오늘세계
  • 2015/06 제5호

네팔이 많이 아픕니다

  • 버즈라 라이 Bajra Rai 신미궈 부대표

 

우선 많은 관심과 걱정을 보여주신 한국의 모든 동지들, 그리고 <오늘보다> 독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4월 25일은 네팔 역사상 악몽의 날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왔으며 지금도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해 29만 가구가 완전히 무너졌고 일부가 부서진 집도 25만여 가구라고 합니다. 8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355명이 실종되었고, 부상자는 1만 7000명이 넘습니다. 또 66만 9775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길거리에 나앉았습니다. 
히말라야를 포함하여 네팔의 자연이 정말 아름답다고 하지만 이번 지진은 아름다운 것이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사건이 되어 많은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왕궁과 사원들, 네팔 국민들이 자랑하는 탑 ‘다라하라’도 그 자존심과 함께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습니다. 카트만두를 포함한 시내와 시골, 병원이나 거리가 모두 다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가족을 잃은 후유증으로 다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해 아픔 속에 고통을 더하고 있습니다.
 
지금 편지를 쓰고 있는 저도 3층에서 추락해 머리와 손, 온몸에 상처가 났고 집에 있을 수가 없어 양계장에 쉼터를 얻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 시민 광장이나 열린 장소를 찾아 공동으로 숙박하고 있습니다. 계속 내리는 비는 밉기만 합니다. 평생을 일해 겨우 집 한 채를 마련한 사람들이 한순간에 길거리에서 생활을 하게 되니 하늘을 원망하기 일쑤입니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정부나 국제 구호 단체에서 긴급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 손길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쌀, 콩, 소금 등의 구호 물품을 기다리는 것이 피해 민중들의 하루입니다. 
 
한국에서 이번 피해 관련 모금이 진행되는 것은 정말로 반갑고 감사한 소식입니다. 그런데 현지에서는 구호물품 전달 과정이 까다로워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습니다. 네팔이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 속에 있었고 정부가 아무런 준비도 없는 상태인 것이 우선 원인인 듯합니다. 국제 구호단체들에게 네팔 정부가 지원의 필수적인 내용과 범위를 정해주면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 구호단체의 목적에 따른 활동만 되고 있다는 논란도 있습니다.  또한 지금 항공편으로 공항에 도착한 구호물품들이 있지만 행정 절차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업가들이 구호물품이라는 이유로 세금을 안 내려 하는 것에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비정부 기구의 계좌에 송금된 지원금도 어느 곳에 어떤 목적으로 쓰이는지 의문입니다. 구호단체들이 자의적으로 대상을 정해 물품을 전달하다 보니  지원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차별적인 구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습니다.
 
지진 피해에서 네팔노총(GEFONT)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건설, 운송, 트레킹 등의 29명의 조합원을 잃은 네팔노총은 곧 시작되는 장마를 감안하여 집을 잃고 숙박이 불가능한 조합원들의 임시 거처를 만들 예정입니다. 네팔노총 국제부 국장은, 60여 명 조합원이 부상당하고 75가구가 무너진 것을 중심으로 지원을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지금 집에 있기 힘든 조합원 1만 가구에 쌀과 소금을 지원하기 위해 2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희망연대노조와 이주노동희망센터 동지들의 지원으로 신미궈는 학교 시설 개선과 학생과 교사지원 사업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본 지역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려 생각하고 있으며 천막을 치고서라도 운영하고자 하는 학교를 지원하려고 고민 중입니다. 신미궈는 지원도 중요하지만 지역 사람들이 함께 행동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복구를 비롯한 모든 일을 서로가 힘이 되어 해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신미궈는 단기적으로 한국의 동지들 그리고 많은 단체들이 네팔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모아주신 성금으로 구호물자를 마련해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지진으로 인한 사람들이 앓고 있는 후유증이나 심리적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들을 생각하고 있고, 동시에 가능한 의료지원 등의 연대활동을 확대해나가는 방법도 있다고 봅니다. 
 
네팔의 정치 상황은 매우 불안정하고 행정력도 미약합니다. 2008년의 네팔 왕정철폐 혁명은 역사적인 사건이었고 네팔 민중들이 보여준 민주화운동은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로 인해 왕정이 무너졌고, 무력 투쟁을 했던 마오주의자들이 평화협정을 통해 다당제를 받아들이게 했으며 이후 정당들은 제헌의회를 구성하여 헌법을 제정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정당들 간 이견으로 아직까지 헌법을 제정하지 못했고,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참사를 당해 더더욱 민중의 앞날은 힘들어 보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경제적인 면에서 큰 타격을 받은 네팔 앞에는 사회적인 면에서도 많은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우선 장마철에 대비하여 집을 잃은 사람들을 숙박 시설 마련이 중요하며 식량 준비도 급합니다. 이를 위해 이번 사건이 민중을 아프게 하는 만큼 모든 정당이 힘을 모아 협력 정부를 통해 정치, 경제, 사회와 문화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신미궈도 힘이 닿는 대로 할 수 있는 일에 힘을 아끼지 않고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네팔이 많이 아픕니다. 많은 관심과 연대가 필요한 때입니다. ●
덧붙이는 말

버즈라 라이는 ‘신미궈(네팔이주노동자연대, Solidarity Center of Nepalese Migrant Worker, SCENEMIGWO)’ 부대표이다. 이 단체는 한국에서 평등노조이주지부, 이주노동조합에서 활동을 하다가 귀국한 이주노동자들을 중심으로 2년 전 결성되었다. 한국으로 이주노동을 하고자 하는 네팔인들을 대상으로 이주노동의 실태, 언어, 문화적인 차이와 노동권, 안전한 이주노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과 동시에 네팔로 귀환한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대지진이 발생한 뒤로는 긴급구호 활동에 힘쓰고 있으며 한국에도 긴급지원을 요청하여 모여진 성금으로 구호물자를 마련해 피해 민중들에게 전달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미궈의 구호지원은 이주노조 모금계좌 우리은행 1002-746-400396 (예금주 Rai Roshan)으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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