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1.10.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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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용산병원 어느 병실에서...

호성희 | 집행위원
한 환자가 옆에 간호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과 무엇때문인가 한참을 티격티격 하고 나서야 이내 고집을 꺾은 듯 앉아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나갔던 사람이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들어온다. 환자가 한 손을 이마에 얹고 읽고 있는 것은 사회진보연대 집행위 안건지였다.

16일 종훈형한테 전화가 왔다. 집행위 회의때 누구는 왜 안왔는지, 회원소식지는 어떻게 되었는지, 다른 사람들의 건강 등을 물었다. 나중에 여자친구한테 물어보니, 종훈형이 인터넷을 보러가야 한다고 고집을 피워서 결국은 메일로 와있는 집행위 안건지를 갖다주고서야 다툼이 끝났다고 했다. 그리고 전화를 한 것이다.
3일날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종훈이 형은 24일 퇴원을 해서 현재는 서울 친척집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빠른 회복세인 것 같지만, 아직도 최소한 1년은 치료를 해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간이 충분한 휴식이 되어야 한다.

활동가의 활동력은 건강으로부터 나온다. 이 말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한 달이 아니었나 싶다. 사건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달이 정신없이 훌쩍 지나가는 동안 가장 안타까운 일들은 활동가들의 병치레들이다. 하지만 새삼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늘 그것을 지나치게 된다.

바카스! - 사람들은 너무나 피곤하다.

'만성피로'-이 병은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면역의 과잉현상과 저하현상이 동시에 오는 이상한 면역이상증이다. 스트레스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독성화학물질 등의 감염 등으로 유발이 되고, 이로 인해 우리몸의 T-임파구가 과민반응을 하면서 나타나는 화학물질인 싸이토카인이 병의 주요 증상인 항상 감기몸살을 앓는 것 같이 아프고, 두뇌의 모세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면서 뇌기능의 장애와 손상을 가지고 오는 무서운 질병이다. 이것의 급성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과로사'인 것이다. 어찌보면 한국사람이라면 이병의 잠재적 환자인 셈이다.
약국에 있다보면,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소화불량과 두통이다. 늘 일상이 스트레스이고 바쁜 생활에 쫒겨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복약지도는 '적당히 일하고 편하게 쉴 것'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말이 밖으로 나오는 순간 허망해지는 것은 그 말은 곧 '지금의 삶을 중단하라'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민중의 건강권을 지켜내기 위해선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그 중에서도 노동시장의 탄력적 운용을 위한 '노동법 개악'은 반드시 투쟁을 통해 막아내야 할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5일제 도입' 논쟁은 경총이 주장한 '휴일, 연월차의 축소'와의 저울질 속에서 진행되었지만, 그것은 변형근로제 확대도입을 위한 쓰디쓴 떡고물일 뿐이기 때문이다.

종훈이형! 빨리 건강 회복하길 바랍니다. 길게 보면 잠시일 뿐인 동안은 사회진보연대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고 '건강하고 씩씩한 사무차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금 노력하는 것이 걱정하는 동지들의 진정한 바램이지요.
"김대중정권 퇴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반대!"를 외치며 거리를 신나게 달리고 그러한 행복한 피로감에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하반기가 될 수 있도록 사회진보연대 형 목까지 열심히 열심히 뛰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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