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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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 제24호

5주, 25일, 175시간

  • 차재민 미술작가
전시 기간 동안 문을 닫으며 4월 23일에는 현대의 노동 조건에 관한
심포지엄과 강연이 열린다는 안내문이 갤러리 앞에 붙어 있다.
 
 
 
 
 
 
 
 
 
 
 
 
 
 
 
 
 
 
 
 
마리아 아이히호른은 독일 출신의 작가로 영국 치즌해일 갤러리에서 <5주, 25일, 175시간>이라는 개인전을 개최했다. 작가는 전시 기간 이틀 전 토론회를 가진 뒤, 전시 시작일에 전시장을 폐쇄했다. 그러니까 개막과 동시에 폐막한 전시였다. 작가는 ‘폐쇄’라는 행위로 기관 책임자부터 주말 청소부까지 기관에 고용된 모든 사람에게 유급 휴가를 선사했다. 이 행위가 보이콧이나 시위는 아니었다. 다만 이 전시는 5주 동안 ‘단절’을 연습해보는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폐쇄’가 무엇을 단절하고 있는지 오롯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기관 후원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구매할 수 없는 작업에 호기심을 비추는 미술 수집가들이 득실거리기 시작했으며, 전시 스태프들은 이 자유 시간이 끝난 뒤 늘어 있을 업무량에 불안해했다. 작가는 전시 기간의 변화들을 모아 책으로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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