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 기획
  • 2017/02 제25호

이랜드파크는 지금까지 어떻게 해먹었나?

  • 이규철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사무장
모르면 싸울 생각도 못 한다. 일터에서 우리가 어떻게 당하는지는 알아야 싸울 거 아닌가. 지금까지 이랜드파크는 노동자 월급에서 뭘 어떻게 해먹었던 걸까? 하나하나 뜯어보자.
 

무료노동

‘10분 전 출근은 매너입니다’ 이랜드파크 매장에 붙어 있던 글이다. 매너란 말로 포장해 강제 무료노동을 시켰다. 출근시간 전이므로 연장근무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출근 전 조회와 퇴근 후 종례, 체조, 작업복 입기, 교육, 회의, 대기시간까지 전부 노동시간이다. 하루 10분이 우스운가? 올해 최저임금 기준으로 1년이 모이면 43만 5000원 나온다. 땅 파봐라, 이 돈 안 나온다. 물론 가진 돈이 많아 회사에 기부할 정도라면 우습게 생각해도 좋다.
 

야간수당

밤 10시 넘어서 일 시키면 무조건 야간수당 줘야 한다. 근데 안 줬다. 10분, 20분이었을지 모른다. 손님이 많았거나 늦게 가는 진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관리자랑 알바랑 서로 고생했다며 헤어졌을 것이다. 그렇게 야간수당은 사라졌다.
 

연차수당

수당 이름에 ‘연’자가 붙어있어 1년 단위 계산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월 단위도 계산해야 한다. 최초 입사 후 한 달 만근하면 하루의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 안 주고 1년 이내 퇴사 시 수당으로 계산해서 줘야 한다. 이걸 안 줬다. 주변에 편의점 알바, 식당 알바 등 단기로 일하는 사람들 있으면 꼭 알려줘야 한다.
 

연장수당

하루 5시간씩 일주일에 25시간 일하기로 근로계약을 했다고 하자. 그런데 일이 많은 어느날은 하루 7시간을 일했다. 이럴 경우 초과된 2시간에 대해 연장근무수당(1.5배)을 줘야 할까? 줘야 한다.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에 나와 있다. 이랜드파크는 이것도 안줬다. 일 8시간, 주 40시간 안 돼도 원래 근무하기로 계약한 시간보다 초과해서 근무했으면 연장근무수당을 받아야 한다.
 

임금 꺾기

이랜드파크는 임금 계산을 15분 단위로 했다. 18시, 18시 15분, 18시 30분, 18시 45분. 이런 식으로 계산한 거다. 그래놓고 18시 28분에 퇴근시키고 18시 15분까지의 임금만 줬다. 13분 어치 임금 떼먹은 거다. 드러운 XX들. 위의 무료노동과 연동해 본인이 제일 열 받은 부분이다. 그래놓고 아마도 알바들한테 그랬을 거다. ‘우린 1시간이 아니라 15분 단위로 임금 계산해. 정말 사려 깊은 회사 아니니?’ 이런 경우 은근히 많다.
 

휴업수당

18시 퇴근인데 일 없다고 16시에 퇴근시키면 휴업수당 줘야 한다. 그런데 이랜드파크는 안 줬다. 보통 하루나 며칠 간 출근 안 시키면 휴업수당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단위로 쪼개면 잘 생각 못한다.
 

포괄임금제로 연장수당 떼먹기

정규직 사례다. 정규직들은 기본급+고정연장수당(월 20시간)으로 한 달 월급이 고정돼 있다. 그래놓고 월 50시간에서 217시간까지 연장근무를 시켰다. 아마 그랬을 거다. ‘일 없을 때는 연장근무 안 해도 20시간 연장 달아주니까 너한테 유리한 거야.’ 이렇게 쌓인 연장수당이 1000억이 넘는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어째 좀 익숙하지 않나? 내 얘기다 싶은 분들 있을 것이다. 이보다 더한 경우도 있다. 그냥 1년 연봉 얼마(예를 들어 2400만 원) 정해놓고 주구장창 일 시킨다. 새벽별보고 출근해서 달보고 퇴근한다. 기본급이 정해져있으면 싸워보겠지만 기본급마저 없을 경우 최저임금으로 계산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보다도 안 되는 경우? 놀랍게도 매우 많다. 내 월급이 포괄임금제라면 시간 대비 월급 계산 한 번씩 해보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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