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1.12.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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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월동에서

편집실 | 사회진보연대
최근, 한 두 달 사이에 이런 저런 1인 시위에 꽤 많이 참석했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1인 시위를 하는 시간은, 비록 한 시간이라 하더라도 상당히 지루합니다. 혼자 하는 투쟁인 만큼 심리적인 시간이 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어찌되었건, 투쟁의 불씨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1인 시위를 마다 않고 참석해 왔습니다만, 며칠 전에 참여한 1인 시위는, 그 한 시간의 지루함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일인가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재벌기업 SK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조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부당 해고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무려 1년 5개월이 넘게 굽힘없이 투쟁해 왔습니다. 1년 5개월의 투쟁, 부당해고 당하고 생활과 생존의 위협을 느끼면서 투쟁한 끝에 그는 원직복직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SK재벌은 지속적으로 노조를 탄압했고, 그 조합원을 지방으로 전직시켰으며, 다른 노동자에게 이간질을 자행해 왔습니다. 그 날의 1인 시위는 그와 함께 'SK재벌을 박살‘내기 위한 시위였지요.

“오늘밤 한 사람의 인권이 유린되고 있을 때 만인이 잠 못 드는 것은, 그 사람의 오늘이 만인의 내일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1인 시위를 한 그 날은,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의 날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권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위의 말과 같이, 오늘 한 조합원의 기본권이 유린되고 있을 때, 만 명의 노동자가 함께 투쟁하는 것은 모두를 위해서도 가치 있는 일입니다. 바로 그 조합원의 오늘이 우리의 오늘이고 내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 결국 ‘노동자의 단결투쟁'은 노동자 모두를 위한 길이지요.

사설이 좀 길었습니다. 이번 호 특집은 ‘보복전쟁과 반테러리즘’을 주제로 구성했습니다. 미국 주도의 반테러리즘의 공포 앞에서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테러 반대에 대항하여 싸울 것인가 하는 길목에서 한국의 테러방지법의 문제, 미국의 중동정책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커버스토리는 자본의 세계화에 의해 약이 있어도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 가는 세계 민중의 삶을 분석적으로 담아보았습니다. 또한, 정세초점에서는 지난 11월 WTO 4차 각료회의의 최종 선언문인 도하개발의제에 대한 분석과 반세계화 투쟁에서 긴급히 요구되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책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달리 발명할 마음은 없지만, 독자들께서 책을 기다린 시간은,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오래 전 친구를 만난 것처럼, ‘기다림의 시간은 짧았고, 만남의 순간은 감동’적인 그런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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