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2021 겨울. 1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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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선과 포퓰리즘의 위험

임필수 | 편집장
이번 2021년 겨울호 특집 주제는 ‘2022년 정세전망과 한국 대선’으로 잡았다. 첫 번째 글, 김진현의 「코로나19 이후 자본주의 경제전망과 2022 대선」은 코로나19 이후 자본주의 경제전망이 매우 어둡다고 진단한다. 기술혁신이 정체되어 성장률 전망이 낮은데다, 2007-9년 금융위기 2020-1년 코로나19 유행으로 거대한 부채가 축적되었다. 부채상환이 불확실한데, 이미 선진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고 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통화정책을 쓸 수 있지만 시기나 강도를 적절히 조정하지 못하면 부채 문제가 폭발할 수 있다. 부채 문제의 또 다른 변수는 포퓰리즘이다. 필자는 고전적 포퓰리즘과 새로운 포퓰리즘이 보이는 경제정책의 차이를 설명한다. 고전적 포퓰리즘은 주로 대량의 통화발행을 경제정책의 수단으로 활용했고, 그에 따라 통제불가능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외환위기, 실질임금의 급격한 하락이라는 파국을 낳았다. 그런데 새로운 포퓰리즘은 국가부문의 확장과 국가부채를 주로 활용한다. 전면적 규제, 강력한 산업보호 정책, 공공영역의 대량확장,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같은 새로운 경제실험이 특징이다. 이러한 정책은 통제불가능한 인플레이션이나 갑작스러운 경제위기를 일으킨다기보다는 지속적인 경제성장률 하락을 보이다가 임계점을 넘으면 위기가 본격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새로운 포퓰리즘이 낳는 경제적 위험에 대한 인식이 시간적으로 지연되곤 한다. 그렇지만 새로운 포퓰리즘 역시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고, 무책임안 재정지출로 부채 문제를 폭발시킬 수 있다. 한국에서도 2022년 대선이 매우 중요한데, 포퓰리즘이 한국사회에서 굳어질 위험이 있다.
 
임필수의 「미국의 전략적 경쟁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전략적 경쟁, 또는 협력적 경쟁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중관계를 조망한다. 미국이 경제, 가치(이데올로기),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경쟁을 선언한 후, 올해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그 시험대 위에 올라 섰다. 첫 번째로 가치(이데올로기)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12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가치의 경쟁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인가, 미국 내에서도 찬반 토론이 전개되었다. 두 번째로 경제(체제)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가 개시했던 무역전쟁을 물려받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개방적이고 호혜적인 경제질서라는 ‘세계 공공재’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 전환을 시도하고 있냐는 문제가 있다. 세 번째로 안보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동·남중국해에서 주변국에 가하는 강압적 위협이나, 대만해협에서 벌이는 무력시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도 과도한 군사화를 피해야 하는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현안은 한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 CPTPP 가입이나 WTO협상·WTO개혁 문제,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등등. 이제 점점 더 많은 논자들이 현안 각각에 임기응변으로 대응해서는 안 되고, 한국 외교의 미래를 결정할 종합적인 판단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특보를 맡았던 문정인 교수의 ‘초월적 외교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김진영의 「총체적으로 실패한 문재인 정부 한반도 정책과 그 후과」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에 추진하고 있는 종전선언을 분석한다. 문 대통령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고, 주한미군이나 한미동맹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이런 수준의 종전선언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북한의 핵무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쟁의 종식, 평화의 확립이 가능하냐는 심대한 문제가 있다. 또한 북한은 “강위력한 국방력에 의거하여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앞당긴다”며 핵무기의 소형화·경령화, 전술무기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과 일본 대부분의 지역을 타격하는 게 목표다. 문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와 북한의 핵무력 증강은 한국사회에서 불안감을 키우며, 그에 따라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론이 점차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남북한 동시 핵무장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적 수준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암울한 미래일 것이므로, 사회운동은 반핵평화라는 원칙을 철저히 견지해야 한다.
 
한지원의 「기후 위기의 딜레마: 탈탄소, 탈핵, 성장」는 기후위기의 쟁점들을 해설한다. 이번 글은 지난 호에 번역, 소개한 「탈성장에 대한 소박한 질문」에 이어 기후 문제를 둘러싼 쟁점을 더 포괄적으로 다룬다. 기후 변화는 자연적 필연인가 사회적 인재인가, 누가 얼마나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가(탄소 감축이라는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탈탄소를 위해 자본주의를 지양해야 하는가(시장메커니즘의 폐지나 탈성장이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필자는 이러는 문제를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뽑는다. 또한 탈탄소와 탈핵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성장을 포기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하냐는 문제도 있다. 필자는 이를 딜레마라고 표현하는데 객관적 상황을 인식하면서 시민 사이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위원회의 「주 4일 근무제 주장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최근 진보정당과 민주노총, 이재명 후보가 제시하는 주 4일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현재 노동시장 상황에서 주 4일제 도입을 강행하면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과 그 외 노동자 간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또한 오히려 실노동시간 단축이 시급한 부문의 제도개선 과제를 흐릴 우려가 있다. 장시간 노동이 문제가 되는 부문부터 노동시간 단축을 진행하거나 이미 도입된 주52시간제를 제대로 적용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고 공정하다. 노동시간 단축의 대안으로 주 4일제만 있는 것도 아니다.
 
장명호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총정리」는 《사회운동 포커스》를 통해 여러 차례 다루었던 대장동 특혜 의혹을 종합하는 글이다. 이번 글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발표한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왜 대장동 사업이 책임자들의 업무상 배임인가를 자세히 살펴보고, 이재명 후보 본인에 대해서도 배임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가 따져본다. 또한 이재명 후보의 개발이익 환수법이나 동시 특검 요구가 책임 회피일 수밖에 없는가 검토한다.
 
문설희의 「초등돌봄교실과 위드코로나」는 작년 코로나19 발발 직후 초등돌봄교실 확대를 둘러싸고 폭발한 갈등을 되짚어 본다.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문제해결의 실마리로 다음과 같은 관점의 변화를 제안한다. 돌봄은 아동에게 중요한 교육적 자원이라는 점, 초등돌봄제도는 연속적이고 통합적이어야 한다는 점, 돌봄은 여성의 의무가 아닌 권리라는 점, 인구감소와 저성장이라는 정세를 고려하여 돌봄서비스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목하자는 것이다. 특히 필자는 초등돌봄교실의 양적 확대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어도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제도로 체계화되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연속적이고 통합적인 초등돌봄제도를 구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돌봄노동자에 관한 표준적인 인력기준, 적정한 임금과 안정적 고용, 경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노동조건은 돌봄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고, 돌봄노동자의 연대와 역량 강화는 돌봄사업이 안정감이 있는 제도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획연재, ‘소설과 함께 보는 노동운동사’는 식민지 시대 두 번째 편으로 김성균의 「1930년대 기계대공업화와 태평양전쟁까지, 노동자 민중에 대한 수탈의 강화」를 싣는다. 1920년대 후반부터 일본의 중공업자본이 조선에 본격 진출하면서 대규모 기계제 공업화가 시작되었다. 이에 맞물려 몰락한 농민이 노동자로 변모했고 그나마 노동자로 취업하지 못한 농민은 화전민이나 머슴이 되었다. 게다가 1941년 태평양전쟁이 개시된 후 일본은 전시동원체제를 구축했다. 이 시기를 다루는 여러 소설을 통해 식민지 시대 노동자, 농민의 삶과 투쟁을 되돌아 본다. 책 소개로 실린 이혜인의 「마르크스 가족의 혁명에 대한 사랑, 그리고 남은 질문」은 메리 게이브리얼의 『사랑과 자본: 카를과 예니 마르크스, 그리고 혁명의 탄생』을 다룬다. 필자는 제목에서 말하는 사랑이 아이들의 죽음, 빈곤, 불안정한 사회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유지되었던 부부의 사랑고, 아버지를 존경하며 그의 원대한 사상을 위해 헌신했던 세 딸의 마르크스에 대한, 그리고 혁명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전기 제목 『사랑과 자본』이 일견 어울리지 않지만 마르크스와 그 가족의 생애를 쫓다 보면 사랑이란 단어가 꼭 들어맞는다고 전한다. 이번 필자가 독자에게는 11월 초에 사회진보연대가 발간한 소책자 『이재명 대통령이 위험한 이유』에 대한 질문, 의견과 그에 대한 답변을 싣는다. 이재명 후보의 기본정책 시리즈와 검찰개혁과 공수처 이슈를 다룬다. 이 소책자에 이어 이번 기관지가 2022년 대선이 지니는 역사적, 정치적 의미를 읽어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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