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광주전남지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2.6.26호

갈월동에서

편집실 |
‘앙천의 눈매 되뜨는 짙은 5월에’ 광주 금남로에 있었다.
축제를 구경나온 들뜬 모습으로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어린 소녀들, 5.18을 경험하지 못한 그녀의 눈에 5.18은 어떤 모습일까...열심히 팔뚝질 하며 혁명정신 계승하자고 외치는 집회대오의 외침을 곰곰이 생각해봤길 바랄 뿐이다. 광주를 떠올리며 오늘을 돌아본다. 광주를 팔아먹고 대통령자리에 앉아있는 그와 그의 가족은 비리부패의 온상이었고 ‘되돌아오지 않는 화살이 되어’ 적의 가슴에 꽂히겠다는 그들, 386세대는 노무현과 함께 과거를 이용하여 새로운 미래를 보장받은 것 같다. 하지만 시선은 급격히 지방자치제와 월드컵으로 이동하고 있다. TV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이다. 짜증스러울 만큼 사방에서 ‘코리아 팀 파이팅!’을 외쳐댄다. 하지만 이 광기 어린 흥분이 잦아들면 그 다음 우릴 찾아오는 것은 무엇일까.

6월호 특집은 6.13 지방자치선거를 맞아 신자유주의와 지방자치제를 살펴보고 노무현 열풍이라 일컫는 현상을 집중 분석하면서 6월 우리의 투쟁은 어떻게 조직되고 나아가야 하는가 밝히려 했다. 이상훈은 신자유주의 시대 정치공학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지방자치제를 보면서 지방자치제 자체의 반민중성을 폭로하고 지방자치제에 참여하는 민중운동진영 내의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예니는 노무현 열풍이 왜 일어났으며 누가 일으켰는지 분석하면서 노무현은 최선도, 차선도 될 수 없으며 각기 다른 생각을 하는 세력의 각기 다른 소망이 투사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류주형은 현재 정세를 분석하면서 앞선 논의를 총괄하고 6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맞서 민중 연대투쟁 전선을 확장하고 ‘불안정 노동의 일반화에 맞선 투쟁’을 기조로, 그리고 정치적 목표에 입각한 의식화-조직화로 전선재편에 복무하자고 주장한다.
커버스토리는 전체 노동자의 건강권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근골격계 질환문제를 다루고 있다. 배영희는 근골격계 직업병이 발병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구조조정과 노동강도 속에서 찾고 이재윤은 대우조선이 어떻게 노동자를 탄압하고 착취하는지 폭로하면서 현장의 생생한 분노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대우조선소 노동조합의 집단 요양이 다만 한 사업장의 의미를 뛰어넘어 노-자간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고 김현수는 말한다.
지난 호에 쉬었던 이 한 장의 앨범과 중국기획, 그리고 역사읽기가 다시 연재된다. 그리고 사회주의 문헌기획 그 두 번째 기획은 마오의 “소련 정치경제학 교과서의 주석”이다. 우리가 처음 접하게 되는 중요한 문헌인 만큼 그 가치가 남다를 것이며 향후 4차례에 걸쳐 연재될 것이다. 또한 특히 반가운 것은 ‘과학과 진실’과 ‘책 속의 책’이다.

하늘을 향해 뜬 눈, 감지 못하는 수많은 무명열사들이 분노로 되살아나는 짙은 5월은 다시금 투쟁을 부른다. 6월, 지자체와 월드컵의 홍수 속에서 진정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단호하게 대답하기 위해 6월의 문턱에서 다시금 5.18 영령을 떠올린다. 해방광주는 군홧발에 짓밟혔지만 짧은 순간 민중들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혁명의 감동은 오늘 우리에게 말한다. 살아남은 자가 살아야 하는 오늘과 그들이 이끌어갈 변혁의 길을.P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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