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책자> 전태일 이후의 노동‧경제 50년
우리가 풀지 못한 역사적 난제와 노동자운동의 현재적 과제
이 소책자는 지난 50년간의 한국 사회 변화를 전태일을 키워드로 삼아 설명합니다.
전태일 열사는 가난한 사람 앞에 한없이 불공정했던 법에 항의해 법전을 끌어안고 분신했습니다. 현재는 어떨까요? 여당의 유력 인사는 ‘초엘리트’만의 세계가 따로 있다며 조국 씨의 부정의는 불법이 아니라고 떳떳하게 말합니다.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사업자는 극소수이지만 파업으로 처벌받는 노동자는 여전히 부지기수입니다. 권력자와 부자들에게만 유리한 법질서는 모습을 달리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동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태일 열사가 일했던 청계천 봉제공장은 박정희가 수출을 위해 저임금 노동을 쥐어짜던 최말단 하청 공장이었습니다. 한 달에 많아야 이삼일 쉬며 간신히 먹고 살 만큼의 임금만 받았죠. 이 모든 것이 수출입국(輸出立國)을 위해 강요되던 것이었는데요. 지금도 이런 경제 구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두 배 넘는 임금 격차, 다수 하청기업을 수탈해 소수 대기업만 부를 축적하는 산업구조로 이어집니다. 산업재해로 매년 2천 명 넘는 노동자가 사망하는 2020년의 현실은 천장 높이가 1.5m도 되지 않는 비좁은 다락방에서 하루 15시간 일했던 1970년대 청계천의 노동조건과 본질적 면에서 같습니다.
지난 50년간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로 노동자의 생활이 많이 나아진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1970년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은 현재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인구 5천만 명이 넘는 소위 30-50클럽의 7번째 멤버입니다. 하지만, ‘헬조선’이란 말이 유행어일 정도로 한국의 노동자는 전반적으로 불행합니다. 전태일 열사가 분노했던 사회 문제들이 2020년의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 한국 사회는 50년 전 전태일 열사의 요구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경제, 제도, 운동의 역사를 분석해 이 질문에 답해보려 합니다. 이 소책자가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을 외치는 2020년의 노동자운동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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