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사히 땅을 되밟을 수 있도록 진짜 사장 SK 최태원 회장과 LG 구본무 회장이 책임져라!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 강세웅씨와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 장연의 씨가 그예 또 다시 전광판에 올랐다. 작년 말일 50일 전광판 고공농성 끝에 승리하고 땅을 밟은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이 금새 겹친다. 엄동설한 사람이 기거할 수 없는 자본의 광고탑으로 누군들 올라가고 싶었겠는가.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 아래 실질사용주이면서 책임을 회피해온 원청사용자를 대화와 교섭으로 끌어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마지막 수단으로 하늘로 오른 것이다. 돈벌이가 지상 가치가 되고 재벌이 슈퍼갑으로 법 위에 군림하는 천민자본주의 대한민국의 그늘에서 숨죽여온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간선언이 눈물겹다. 한국 사회를 맨 밑바닥에서 아틀라스처럼 떠받쳐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울분이 다시 수도 서울 사대문 도심 중앙우체국 앞에서 용오름으로 솟구치고 있다.
SK그룹과 LG그룹은 국내 3, 4위의 거대 재벌이다. SK그룹은 행복경영과 윤리경영, LG그룹은 인간존중 경영과 정도경영을 앞세우고 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근로기분법 위반을 무시로 저질러온 두 그룹의 경영이념이 무색하다. 장기파업과 노속농성투쟁 속에서 생계고와 건강 문제 등으로 악전고투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호소와 한탄이 들리지 않는가. 헌법과 노동관계법이 보장한 준법 수준의 요구를 쟁취하자고 장기투쟁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시퍼렇게 피멍든 가슴이 보이지 않는가. 배임 횡령으로 감옥에 갇힌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자신의 구명은 차치하고 그룹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SK브로드밴드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칠순 생일을 눈앞에 둔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정규직 직원에게만 주려 했던 성과급 잔치로 말썽이 된 LG유플러스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두 그룹 모두 권한 없이 총자본의 잘못된 이해 대변에만 몰두해온 경총을 앞세우지 말고 직접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화와 교섭에 나와야 한다.
정부 책임도 가볍지 않다.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허용업종 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내놓는 바람에 재벌 오너들에게 불법파견과 위장도급 남용이 처벌받지 않을 거란 기대를 갖게 했기 때문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가장 무거운 사회적 책무를 가진 대기업 오너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 만큼, 정부는 지금이라도 간접고용 비정규직 투쟁 현안부터 해결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서 일하는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하고 소박한 요구를 진짜 사장인 원청사용주들이 수용하도록 정부가 정부답게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 노동자가 행복해야 나라도 평안해진다.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 개선을 입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을 통해 노동시장에서 실현해야 한다.
작년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바뀌지 않고 있는 한국 사회 정상화를 위한 제일보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다. 특히 노동시장 양극화와 하향평준화의 주범인 간접고용 비정규직 철폐가 관건이다. 최근 전국 도처에서 빈발하고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스스로 증명하고 있고, 그 최선봉에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미생인 장그래를 완생으로 이끄는 건 스스로의 투쟁과 사회적 연대로 비로소 가능하다. 이미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1000만 비정규직과 수백만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이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AS/설치/철거 기사들의 투쟁은 한국 사회의 진정한 변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의 열망을 담은 투쟁이 되고 있다.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투쟁과 강세웅 동지와 장연의 동지의 고공농성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이 정당한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한몸처럼 연대할 것이다. 2월 10일(화)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하는 구본무 회장 칠순 잔치와 2월 11일(수) 통신 비정규직 문제해결 촉구 2차 범시민사회단체 대표자회의 및 통신 비정규직 투쟁 지지 1천인 선언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설날을 넘기지 않고 통신 비정규직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매일 온힘을 다해 총력집중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SK그룹과 LG그룹은 구정을 넘기고 올해 상반기를 넘기면 파업대오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오판을 당장 관두라. 앞으로도 시간끌기와 노조 탄압으로 일관한다면 더 큰 사회적 투쟁과 반발에 부닥칠 것이다. 하늘로 올라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탈하게 다시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애타는 심정으로 파업투쟁을 이어온 모든 조합원들이 설날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원청사용주가 나서라. 이제야말로 진짜 사장 SK 최태원 회장과 LG 구본무 회장이 책임져야 할 때다.
2015. 2. 8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