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도하개발의제, 또 한 번의 실패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7월 WTO 도하개발의제 협상 왜 결렬되었나?
도하개발의제 협상 개시 후 지난 8년 동안 이 협상의 모순은 거듭 확인되어왔다. 시애틀에서도, 칸쿤에서도 미국과 유럽연합은 오히려 스스로 자유무역의 원칙을 훼손하며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여러 개도국과 최빈국 정부는 도하개발의제가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한다며 저항했다. 여러 차례 협상이 결렬되고 좌초되면서 온갖 회유와 협박, 밀실협상만이 도하개발의제를 추동하는 힘이 되고 있다. 이제는 그 누구도 WTO 도하개발의제가 완성할 새로운 무역체제가 전 세계 민중에게 부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환상을 믿지 않는다. WTO의 자유무역은 국경을 넘나들며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초민족자본의 자유만을 보장할 뿐 전 세계 민중에게는 재앙만을 가져다주었다. 초국적 농기업이 지배하는 농산물 무역체제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농업협정은 농민을 농촌에서 쫓아내고 민중의 식량주권을 파괴했다. 서비스협정은 공공서비스 사유화를 부추기며 이에 대한 민중의 권리를 박탈한다. 비농산물시장접근 협상은 개도국의 탈산업화를 조장하고 실업과 빈곤을 확대하고 있다. 지적재산권협정은 초민족자본에게 지식과 기술에 대한 무한한 독점권을 부여하며, 종자를 비롯한 농산물 투입재와 농업 지식에 대한 농민의 권리, 민중의 의약품 접근권 등을 박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