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대추리를 잊었는가!
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은 평택 주민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2006년 11월 9일은 평택 대추리 주민들의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한 촛불행사’가 800일이 되는 날이었다. 2004년 9월 1일 국방부의 기만적인 공청회에 항의하다 연행된 사람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평택경찰서 앞에서 밝힌 촛불이 2006년 겨울의 길목에서도 끝나지 않고 있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농협창고에는 올 겨울을 나기 위해 나무난로가 설치되었고 저녁 7시가 되면 70-80대 노인들이 구부러지지 않는 무릎으로 날마다 촛불행사장으로 향한다. 5월 4일 자행된 무시무시한 국가폭력의 잔해 속에서, 철조망과 구덩이로 파헤쳐진 논 바깥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농민들은 지금 한창 밭에서 배추와 무를 뽑아 김장을 하며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듯 힘들게 일상을 살고 있는 대추리에 11월 8일 국방부는 또 다시 철조망을 추가 설치했다. "팽성 지역이 5월에 군사보호구역으로 설정되었는데, 이전 부지 내 14만평 규모의 불법영농 때문에 사업추진에 차질이 빚어져 철조망 추가설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국방부는 그나마 살아있는 논에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의 숨통을 이렇게 죄어 오고 있다. 기존의 29km길이의 철조망에 더해 2.8km의 철조망을 추가로 설치하고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헤쳐 야만적 국가폭력의 끝을 보여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덤벼들고 있다. 주민들이 겨울 보리를 파종하거나 내년 모내기를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국방부의 행위에 대추리 주민들은 더 이상 절망할 것도 없다며 여느 때처럼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주민들은 지쳐있다. 지난 4년간의 투쟁으로, 5월 4일 이후의 충격과 공포로 인한 피로감은 누적되었고 숨 막히는 불심검문과 통행차단으로 인해 외부와의 고립감은 커져가고 있다. 마을 안에서의 처절하고 끈질긴 싸움은 끝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민들만의 투쟁으로 협소해지며 싸움의 동력은 형성되지 않고 있다. 평택미군기지확장을 막아내기 위한 전국적인 투쟁의 흐름이 만들어 지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언론의 왜곡보도와 외면 속에서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싸움이 끝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