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투쟁으로 민중총궐기의 포문을 열자
강제주택철거를 막아내기 위한 우리의 자세
추수를 해야 할 9월, 들판은 군부대와 경찰들, 철조망으로 시커멓게 둘러싸여 있다. 시민들은 대추리 도두리로 들어가기 위해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경찰의 불심검문 앞에 연극을 꾸며대는 굴욕을 참아내야 한다.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경찰과 국방부 직원들에 의해 감시되고 있으며 이 기가 막힌 인권유린상황들을 제한적으로라도 알려냈던 언론보도조차 이제 곧 차단될 예정이다. 주민들과 함께 목숨을 걸고 이 땅을 지키겠다고 결의한 스물다섯명의 평택지킴이들과 끊임없이 대추리, 도두리를 찾아 모여드는 시민들의 평화의 발걸음만이 무지막지하게 자행될 강제철거를 막아내는 힘이다. 노무현 정권은 한치 앞의 내일의 전술을 예측할 수도 없도록 상황을 오리무중으로 빠뜨리고 투쟁의 주체들을 고도의 심리적 압박감으로 몰아넣으며 상식과 윤리를 굴복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비록 대추리의 내일의 상황은 예측할 수 없다 해도 저 폭력살인 정권이 이 땅의 평화와 생명을 어떻게 무참히 짓밟을 것인가는 똑똑히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9월로 넘어간 강제철거는 주민퇴거조치와 함께 보다 광폭하고 무지막지한 폭력을 앞세워 자행될 것이다. 이미 국민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펼쳐낸 노무현 정권은 한미동맹의 현대화와 기만적인 ‘자주국방’에서의 정치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저 없이 ‘국책사업’을 추진해갈 것이다. 2006년 하반기 대추리 도두리에서 진행될 그 처절한 강제철거저지 투쟁은 모든 것을 빼앗긴 이 땅 민중의 분노와 울분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하나의 보편적인 상징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현지에서의 투쟁만으로 그 온전한 의미가 대중적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는 없을 것이다. “올해에도 농사짓자!”라는 대중적인 투쟁의 방향은 현재 들판을 대부분 빼앗겨 현실적으로 대규모 농사를 짓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을 감안할 때 더 이상 평택투쟁의 현 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과연 지금 어떤 투쟁의 방향으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투쟁의 보편성과 대중적 정당성을 되찾아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한미FTA저지투쟁과 노사관계로드맵저지투쟁 등 2006년 하반기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노무현 정권에 저항하는 민중의 큰 대중투쟁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어느 것 하나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싸움이고, 또한 어느 것 하나 모든 운동주체들의 연대와 단결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싸움일 수 없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이 돌파해야 하는 과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대추리, 도두리에서의 처참한 투쟁에 내재한 극명한 상징, 즉 민중의 도도한 삶의 권리와 이를 빼앗긴 분노를 바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투쟁’이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 평택투쟁이 확산시키는 그 대중적 공분은 한미FTA를 저지하고 노사관계로드맵을 막아내는 민중의 분노가 될 수 있어야한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하는 우리의 싸움이 대추리, 도두리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정치적 의미를 확산시켜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해낼 수 있을 때, 폭력 살인정권에게 사망선고를 내리는 민중의 총궐기는 진실로 가능해진다. 그것이 바로 하반기 극악무도한 강제철거의 폭력을 막아내는 실질적인 우리의 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