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사이’에서 한반도 평화를 논할 수 있겠는가?
6월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에 부쳐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떠한 반대급부를 제공할 것인지가 불명확한 가운데 정세는 당장 전쟁의 발발이라는 극한적인 상황으로 치닫지 않더라도 계속 북한을 고립시키고 압박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시간끌기’라는 전략은 북한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미국은 북한을 점차 약화시켜 붕괴에 이르게 한다는 시나리오를 결국 실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남한정권의 전략은 당초 미국을 한반도의 통일 이후에도 동반자 관계로 상정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태를 근본적으로 바로잡고 나아가 한반도에서의 평화를 실현한다는 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노무현 정권의 ‘균형자론’이 한·미 동맹에 기반하고 있는 한 당분간 한반도의 위기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