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동향
| 2024.11.18
2024년 미국 대선 분석: 트럼프 지지자의 연합은 과연 지속 가능할 것인가?①
트럼프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귀환했다. 《사회운동포커스》에서는 앞으로 세 번에 걸쳐 선거 결과 분석, 이번 대선의 3대 쟁점과 트럼프 당선의 함의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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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확률 반반으로 개표 마지막까지 치열하리라 예상했던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트럼프가 모든 경합주에서 승리하며 일찌감치 당선이 확정됐다. 게다가 이번에 트럼프는 2016년보다 더 나은 성적표를 얻었다. 그때 트럼프는 선거인단을 더 많이 얻었지만 전국 지지율에서는 민주당 클린턴 후보에 졌었다. 반면 2024년에 트럼프는 전국 지지율에서도 해리스 후보를 2%가량 앞섰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대선에서만 승리한 게 아니다. 공화당은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 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다수당이 됐다. 현재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이 중 3명은 트럼프가 1기 행정부 때 임명)이 보수 성향이다. 즉 트럼프와 공화당이 (최소한 형식적으로는) 입법·행정·사법의 삼권을 장악한 셈이다.
거의 모든 주와 집단에서 상승한 트럼프 지지율
이번 대선 결과를 2020년과 비교하여 살펴보자. 먼저 52개 주 중 2곳(워싱턴, 유타)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2020년 대비 트럼프 지지율이 상승했다. 심지어 해리스 후보가 승리한, 오랫동안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주들에서조차 트럼프 지지율이 올랐다.
인구집단별로 보아도, ‘대졸 이상의 백인 여성’ 집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집단에서 2020년 대비 트럼프 지지율이 상승했다.
인종 측면에서 보면, 미국 진보주의자들이 흔히 트럼프주의를 ‘백인우월주의’라고 비판하나, 이번 대선에서 백인이 아닌, 히스패닉·아시안·흑인의 트럼프 지지율이 오른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오히려 백인의 지지율 상승은 정체했다.) 트럼프 캠프의 반(反) 불법이민자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특히 이민자의 주류인 히스패닉의 트럼프 지지율이 2020년 대비 13% 상승했다. 현장투표 직전에 트럼프 유세장에서 한 찬조연설자가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라 발언하여 논란이 됐었는데, 인구의 1/3이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플로리다 주의 오세올라 카운티에서도 트럼프 지지율이 올라 충격을 주었다.
성별 측면에서도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2020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남성의 지지율이 여성의 지지율보다 10% 가량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말이다.
소득수준 측면에서 보면, 소득수준이 낮은 선거구일수록 2020년 대비 2024년에 트럼프 지지율이 더 크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
2016년 트럼프의 출현 이래, 트럼프냐 클린턴/바이든/해리스냐를 가르는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교육수준’이 지적되어왔다. 이번 대선에서 교육수준은 더 중요해졌다. 대졸 이상의 학력 집단에서는 2020년 대비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반면, 고졸 이하의 집단에서는 트럼프 지지율이 상승했다. 교육수준에 따른 양극화가 심해진 셈이다.
사회진보연대는 「2020년 미국 대선 분석: 하나의 아메리카, 두 개의 국민」(사회운동포커스, 2020.11.11.)에서 성별과 인종보다는 “교육수준-생활지역-문화”가 투표성향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며, 최근 미국정치의 핵심 구도는 “교육수준이 높은 도시 엘리트와 교육수준이 낮은 교외, 농촌의 비엘리트 간 대결”이라 분석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 이 구도가 더 확연히 나타났다. 2016년에 트럼프 출현을 계기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었던 ‘교육수준이 낮은 백인’ 집단이 트럼프 지지로 확실히 넘어갔다. 이들에 더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와 공화당은 백인이 아닌 인종과 여성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미국 진보주의자 일각의 인식과 달리, 이제는 트럼프주의 운동을 ‘백인·남성중심적’인 것이라 볼 수 없다. 인종과 성별에 따른 구도는 약해졌고, 교육수준 즉 ‘엘리트냐 아니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