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국제동향 | 2025.02.24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 우크라이나 민중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미러 주도의 우크라이나 휴전협상에 부쳐

사회진보연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025년 2월 24일 만 3년을 맞았다. 이 글은 우크라이나 전선의 현황과 현재 미국과 러시아 간에 진행 중인 휴전협상의 동향을 살핀다. 그리고 이에 대한 우크라이나 사회운동과 이에 연대하는 유럽 사회운동, 좌파 지식인의 비판과 분석을 소개한다. 이러한 흐름에서 읽어낼 수 있는 바는,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부터 주장해온 것과 같다. 즉, 모든 국가의 동등한 주권과 ‘무력 위협으로부터의 자유’를 명시한 전후 국제질서를 뒤흔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시민에 대한 위협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진정한 평화로 가는 길이 아니라 국제질서의 붕괴와 군비증강, 폭력의 발호로 이어지는 길이다. 전쟁을 어떤 방향으로 종결짓든, 그 방향은 우크라이나 민중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어야 한다.
 

전선 현황과 휴전협상 동향

 
지난 3년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저항을 이어갔지만, 장기전과 소모전에 특화한 강대국 러시아의 진격을 완전히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는 주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다. 현재 루한스크, 도네츠크, 헤르손, 마리우폴주가 러시아 점령하에 있다. 최근에는 도네츠크 옆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인근까지 러시아 군대가 진격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러시아 점령지가 넓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가 진입한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에서는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쿠르스크 영토를 탈환하고자 하는 러시아와 협상의 지렛대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 사이에 잔혹한 전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르스크에 파병된 1만2천여 명의 북한군 가운데 4천여 명이 부상을 입고 4백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 관한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협상은 2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사이의 통화가 이루어진 뒤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럼프는 당일 통화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회복과 나토(NATO) 가입은 비현실적이며 우크라이나로의 미군 파병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같은 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역시,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회의 모두 발언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회복은 ‘허황된 목표’이며 우크라이나로 미군을 파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과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미국 광물협정 초안이 제시되었다. 우크라이나 광물에 대한 미국의 지분을 조건으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특정한 안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협정의 골자였다. 이 협정 초안은 명확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관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우크라이나 측에 의해 잠정 거부되었다. 2월 14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특사는 우크라이나 종전에 관한 논의에 대해 “대규모 토론장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협상에서 유럽을 배제할 것임을 시사했다.
 
2월 17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에서 유럽 비공식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서 유럽을 배제하는 흐름에 대처할 방안을 논의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합의를 재확인했다. 이날 회의에는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폴란드, 네덜란드 8국이 참여했으며,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정상회의상임의장, 나토 사무총장도 참여했다. 긴급회의에서는 각국 지도자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종전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 역시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에 대한 입장은 나뉘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평화유지군 파견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면서, 3만여 명 규모로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독일, 스웨덴, 폴란드는 평화유지군 파견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물론 영국과 프랑스가 제시한 평화유지군 규모인 3만 명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는 데 필요하다고 역설한 (미군 포함) 15만 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2월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 관한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회담이 열렸다. 미국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다.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 회장 등이 참석했다. 리야드 회담에서 양국은 이른 시일 내에 종전협상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종전에 관한 구체 논의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간 트럼프 대통령, 헤그세스 국방장관, 루비오 국무장관의 행보를 보았을 때, 러시아에 유리한 종전안이 다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날 회담에서는 그간 러시아가 불법 침공을 벌여 소외된 영역에 대한 해빙 조치가 다뤄지기도 했다. 각국 주재 대사관 운영 정상화, 주재 대사 신속 임명, 외교공관 활동 정상화 합의가 그것이다. 당일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리야드 회담에 즉각 반발했다.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종전협상의 결과는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현재 미국이 추진하는 종전과 철수는 ‘제2의 아프가니스탄’을 초래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즉, 2021년 아프가니스탄 사례와 같이, 충분한 숙고 없는 철수는 곧 미국의 패배로 기록될 것이며, 해당 국가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럽 19개국은 리야드 회담 다음날인 2월 19일, 2차 파리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가 끝난 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유럽의 평화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연대하는 사회운동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참여 없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인정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배제할 것을 논의하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협상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연대하는 각국 사회운동의 반발도 거세다.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좌파 단체 ‘사회운동’(SR, Sotsialnyi Rukh)은 미국의 주요 좌파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동영상 성명을 인용하며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관한 태도를 밝혔다.
 
2월 20일, 샌더스는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민주주의를 훼손하기 위해 러시아의 독재자 푸틴과 손을 잡는 현 상황이 미국 역사에서 극도로 슬픈 순간이라고 규정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잘못된 사실을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의 수많은 전쟁 범죄에 침묵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실을 공공연히 왜곡한다. 샌더스는 트럼프가 자유선거에서 득표율 75%로 당선되었고 현재에도 트럼프보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젤렌스키는 ‘독재자’라고 부르는 반면, 사실상 가짜 선거를 통해 장기집권하고 있고 러시아 언론과 시민의 자유를 잔혹하게 탄압하는 푸틴과는 친해지려 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아무런 근거 없이 젤렌스키 지지율이 4%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월 초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의 57%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2024년 12월의 52%보다 늘어난 것이다) 그러면서 샌더스는 이러한 중대한 역사적 순간에 모든 미국인이 정치적 관점과 관계없이 당당히 [트럼프가 지지하는] 과두정치와 권위주의에 반대하자고 촉구했다.
 
‘사회운동’은 샌더스의 성명에 동의를 표하며, 이러한 태도는 미국이 벌인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서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르기까지 제국주의 침략을 일관되게 거부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회운동’은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관련 발언들이 모든 사실과 모순되는 완전한 거짓말이자 터무니없는 말이며, 우크라이나의 자원을 빼앗으려는 트럼프의 협박은 곧 식민주의라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의 푸틴주의자나 다른 극우주의자와 함께 가장 반동적인 자본 계층을 대표하며, 의도적으로 독재를 지지하고 국제법을 조롱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편, ‘사회운동’이나 ‘솔리더티리 컬렉티브’(Solidarity Collectives)와 같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사회운동 조직을 비롯해 유럽 각지의 사회운동 조직과 진보정당이 활동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연대 유럽 네트워크’(ENSU)는 “우크라이나 분할 반대” “러시아군 철수”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평화와 공정한 재건”을 주장하며 326~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크라이나와 연대하는 세계좌파대회를 열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연대 유럽 네트워크’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지금까지 가장 활발한 우크라이나 연대 활동을 벌이는 국제연대체다.)
 
우크라이나 연대 대회 공지문은 푸틴과의 거래를 우크라이나 민중에게 강요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위협에 초점을 맞춘다. 먼저, 2014년부터 시작된 트럼프와 푸틴의 거래는 2022년 본격화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을 강화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분할에 대한 서방의 묵인을 통해 부과된 “평화”란, 과거 나치 독일에 체코슬로바키아 영토의 30%를 넘긴 1938년 뮌헨 협정과 유사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따라서 유럽 노동조합, 사회주의자, 사회민주주의자, 녹색당, 페미니스트, 기타 사회운동이 참여할 이번 우크라이나 연대 대회는 우크라이나 분할이 결코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공통의 인식에 따라 열릴 것이라고 밝힌다.
 
또한,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은 러시아군의 완전한 철수를 전제하며, 모든 평화 협상은 우크라이나를 희생양으로 삼는 강대국 간의 말장난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주요 파트너로 삼아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안보 보장이 협상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가 정의로운 저항을 계속하고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며,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위한 무조건적 재정 지원과 부채 탕감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NSU의 우크라이나 침공 3주년 성명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제안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한다. 나아가, 정치적, 군사적 동맹을 선택할 우크라이나의 권리를 부정하면서 현재의 전선을 따라 “갈등을 동결”하려는 트럼프의 계획은 정의로운 평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비판한다. ENSU는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승리와 평화는 곧 전 세계 약소국과 민주주의 원칙의 승리라고 지난 2주년 성명에 이어 다시 한번 주장하며, 이것이 바로 우익 포퓰리스트들과 독재자들이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승리와 평화를 그토록 두려워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크라이나 민중의 이해를 희생시키려는 트럼프와 푸틴의 만남은 우크라이나 일국의 문제를 넘어 세계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앞서 언급한 샌더스의 성명도 트럼프가 러시아와 같은 전범 정권과 과두 정권을 지지함으로써 권위주의의 길을 선택하고 세계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2월 19일 레바논의 마르크스주의자이자 저명한 중동 연구가 질베르 아슈카르는 트럼프와 푸틴의 휴전협상은 신파시스트들 사이의 평화일 뿐, 실상은 피억압 민중에 대한 전쟁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민중의 대량학살에 전면적으로 협력하는 트럼프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짓밟고 시리아에서 수십만 명의 학살에 관여한 푸틴이 국제법과 국제연합의 틀 밖에서 우크라이나 민중을 희생하는 합의를 맺으려 하는 것은, 과거의 파시즘과 마찬가지로 민중의 자결권을 대놓고 부정하는 신파시스트 공모라는 것이다.
 
슬로베니아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219키이우 인디펜던트기고문에서, 현재 형국은 트럼프와 푸틴, (브렉시트를 강하게 주장했던) 영국의 나이젤 패라지, ‘독일을위한대안’당(AfD), 헝가리 총리 오르반 빅토르, 라틴아메리카 좌파와 아랍 보수주의자, 서안지구 시오니스트와 중국의 “애국적” 공산주의자들이 ‘유럽’이 상징하는 가치, 바로 국경을 넘나드는 통합과 피해자와의 연대라는 계몽주의 신조에 반대하는 동맹을 맺은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지젝은 지금 트럼프와 푸틴이 추구하는 ‘평화’가 “우리 시대의 ‘체임벌린의 평화’일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체임벌린의 평화’는 앞서 ENSU도 언급한, 1938년 뮌헨협정을 가리킨다. 이를 주도한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는 나치를 회유하려 한 이 협정을 “우리 시대를 위한 평화”라고 불렀으나, 다음 해 나치가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지젝은 지금 시대가 브릭스(BRICS) 다극화 시대라는 것을 고려하면, 트럼프와 푸틴이 추구하는 ‘평화’의 결과는 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당시보다도 나쁠 수 있다고 답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끄는 두 ‘평화’의 전망, 즉 미국이 점령하여 팔레스타인인을 내쫓고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가자지구와, 동부는 러시아에 병합되고 서부는 천연자원을 미국에 약탈당할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의 사례가 곧 현재 부상하는 브릭스 세계가 어떻게 기능할 것인지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몇몇 강력한 국가가 있다는 의미에서는 다극적이지만, 실상 이 강대국들이 각자의 세력권을 정의하고 그 안에서 이웃 약소국의 주권을 제한하는 세계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5년 2월 22일, 미국 시카고의 리글리 빌딩 앞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주년 집회. 참가자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라”, “우크라이나는 자신만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독재의 전진을 막는다”, (푸틴의 사진과 함께) “이 자는 독재자다”와 같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출처: 《시카고 트리뷴》]
 

우크라이나 민중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의 논의는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분할하는 안(‘한반도식 분단’)으로 우크라이나와 세계의 미래에 암운을 드리운다. 강대국은 이웃 나라에 대해 전면 침략전쟁을 일으키고도 심판받지 않으며, 전쟁을 통해 점령한 땅을 그대로 자국 영토로 삼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히 각국의 군비증강과 군사동맹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분단과 휴전이 결코 온전한 평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정치위기를 낳는다는 것을 한반도의 역사가 증명하듯, 우크라이나와 동유럽 지역의 혼란은 계속될 것이다. 러시아와 미국의 협상을 비판하는 사회운동과 지식인이 계속해서 1938년 뮌헨협정을 언급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우크라이나 분할안으로 푸틴의 러시아를 회유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위험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도 불식되지 않을 것이다.
 
전선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미국에서 트럼프가 재집권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수복은 단기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세계 사회운동은 ‘우크라이나 연대 유럽 네트워크’가 그러하듯 구체적인 요구를 제기해야 한다. 즉, 휴전과 전후 처리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민중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으로, 러시아의 재침략과 정치 간섭에 대한 우크라이나인의 정당한 우려를 고려하고 이를 불식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그간의 지원에 대한 대가, 특히 과도하게 책정된 금액이나 불평등한 협정을 요구하는 것을 저지하고, 우크라이나 민중이 호소해온 우크라이나의 외채 탕감을 포함하여 전후 우크라이나의 공정한 재건을 도울 수 있다.
 
최근 미 국방부와 기관 간 감독 그룹이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3,500억 달러를 썼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의회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1,830억 달러를 책정했고, 그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659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보냈으며, 추가 군사 지원으로 승인한 39억 달러는 아직 사용되지 않았고, 580억 달러는 미국 내에서 무기 교체나 산업 투자의 형태로 지출되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이 앞으로 열 세대에 걸쳐 값을 치르도록 서명할 수는 없다”고 저항하고 있다.
 
나아가, 러시아의 위협을 공동으로 감시하고 억제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민중이 다수의 바람대로 정치 문화와 제도를 유럽연합과 통합해나가는 것을 지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크라이나 민중과 연대하는 노력은 인민주의와 권위주의의 위협에 맞서 세계 민중의 자결권과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투쟁의 선두에 서게 될 것이다. 세계 사회운동은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평화가 세계의 평화와 직결됨을 인식하고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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