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정세초점 | 199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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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파괴성과 사회화의 필요성

편집부
- '사회화와 노동' 99년 종간호를 내며

IMF구제금융을 시발로 일어난 일련의 금융사태에 대한 현 김대중정부의 처방은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쟁질서의 확립이라는 것이 98~99년을 경과하면서 확인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장경쟁질서의 확립은 공기업의 구조조정과 재벌개혁, 금융시장 구조조정의 이름으로 현상되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퇴출되거나 부채비율을 강제로 조정하는 등의 조처가 있었고 각종 은행의 합병이 뒤따랐다.
그러나, 공기업 구조조정이 웅변하듯이 이들의 구조조정이란 민영화와 시장경쟁에 걸맞는 군살빼기에 다름아니었다. 공기업의 공공성과 사회성을 따지기에 앞서 민영화가 마치 공기업 개혁의 대안인양 외치면서 재벌과 해외의 초국적 자본에 이들 기업을 파는 것을 일관하였다. 재벌 구조조정은 마치 피를 흡수하듯 국민의 세금을 수혈받는 것을 통해서 재벌에게 더 많은 힘을 주었고 그 결과로 오히려 재벌의 독점은 IMF이전보다도 더 심해졌다. 또한,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을 전면개방하여 투기적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입하고 각종 펀드와 제2, 제3의 주식시장을 설립하면서까지 생산적 자본통제보다는 투기적 자본의 활성화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한편, 공기업의 해체와 금융시장의 무질서한 팽창, 재벌독점의 심화와는 대조적으로 노동자 민중의 삶은 과거보다 더욱 힘겨운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노동자에게 있어서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말은 정리와 해고와 같은 뜻으로 받아들여 졌다. 구조조정을 한다며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시켰고 노동시장을 극단적으로 유연화시켰다. 이에 따라 대량해고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 남은 것은 실업률의 증가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들이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구조조정과 관련한 노동자 민중들의 저항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올해 초,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의 투쟁을 중심으로 한 공공연맹의 총파업이 진행되었다. 이어 한라중공업, 한국중공업, 한국전력, 가스공사 등 해외매각과 민영화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1000여일째 장기농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전세계의 민중들도 WTO와 IMF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국제기구에 저항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국제적인 투자자유화의 규범을 만들고자 하는 WTO(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는 개막부터 세계 민중들의 저항투쟁과 함께 시작되었다. 투자에 장애가 되는 모든 장벽을 없앤다는 미명아래에 농민과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환경을 파괴하고 모든 인간답게 살 권리를 양보하게 함으로써 각국 민중들의 저항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사회화와 노동은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의 파괴적 양상과 그 결과를 알려내기 위해서 발간되기 시작했다. 한국사회의 민영화와 금융화가 유일한 대안이 아니라는 점과 오히려 우리 민중들의 삶을 더욱 피폐한 삶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사실을 더욱 구체적으로 알려낼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사회화와 노동이 주장하고자 했던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기업과 기간산업의 사유화와 해외매각 반대 둘째, 한국사회의 금융화와 카지노화가 야기할 금융대란의 경고 셋째, 초국적 자본의 투자자유화 기구로서 WTO와 IMF에 대한 반대 넷째, 공기업과 기간산업에 대한 민중적, 사회적 통제의 수립 다섯째, 민영화에 대항하는 공공성의 확장으로서 사회화 담론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들이 ‘사회화’라고 하는 추상적인 의미가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세속에서 그 실체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우에따라 다소간 거친 어법으로 다가갔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화와 노동은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노동자와 민중들에게 하나의 지표로서 받아들여지기를 희망했고, 한국사회의 주류적 대세를 차지하고 있는 민영화와 금융화에 대한 대항담론을 형성하고자 노력하였다.

사회화와 노동은 지난 10월부터 매주 화,금요일에 빠지지 않고 오늘까지 24호를 발간하였다. 그동안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낸 사람들께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며, 2000년에는 노동자 민중의 삶과 투쟁에 더욱 천착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입장들로 보답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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