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정세초점 | 2001.09.16

UN 세계 인종차별철폐대회에서의 피델 카스트로의 연설

편집팀
※ 다음은 8.31∼9.3,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인종차별철폐대회 중 NGO 포럼 폐막식에서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이 연설한 내용입니다

■ UN 세계 인종차별철폐대회에서의 피델 카스트로의 연설


인종차별은 자연적인 현상이 아닌, 전쟁과 정복, 노예화 등 힘있는 세력들에 의한 약자들의 지배와 착취에 의해 발생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이다.

견디기 힘든 고통과 불평등을 당해왔던 수많은 인류에게 조그마한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이번 회의를 반대하고 봉쇄할 수 있는 자격은 아무에게도 없다. 또한 아무도 역사적 책임과 공정한 보상을 위한 논의를 회피하기 위해 전제조건을 달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배상에 대해 이야할 것이고, 유럽으로부터 끔직하고 잔인한 인종대학살을 당했던 유태인들의 후손들에게 지불된 배상금이라는 선례에 기초하여 인종주의의 희생자들에 대한 피할 수 없는 도덕적 의무로서 이 배상을 지지할 것이다. 그런데 이는 수세기 동안 발생했던 인종차별의 희생국들과 직계 후손들을 찾아나서자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수천만의 아프리카인들이 대서양 국가들에 상품처펌 팔려가 노예 생활을 하고, 7천만의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유럽의 정복과 식민지화로 죽음을 당했다는 것은 논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시아를 포함한 세 대륙 민중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착취로 인하여 오늘날 제3세계에 살고있는 45억 인구들은, 빈곤과 실업, 문맹, 건강상태, 영아 사망률 등 모든 삶의 조건이 너무도 참혹하다. 이들이 바로 수세기 동안 지속되었던 참혹함에 대한 살아있는 희생자들이며, 그들 조상들과 동료들이 당했던 착취와 차별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실지로 잔혹한 착취는 노예제도의 공식적인 폐지 이후에도 물론이거니와 많은 나라들이 독립되었을때
조차도 끝나지 않았다. 독립이후 미국의 이데올로그들은 13개의 식민지들이 18세기 말 영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나자 명백한 팽창주의 정책을 진전시켰다. 유럽 계통의 백인 거주자들은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이 수천년간 지내온 영토를 점령하고, 수백만의 원주민들을 학살했다. 그들은 이전에 스페인의 소유였던 영토의 경계선에서 멈추지 않고 1821년에 독립을 획득한 라틴 아메리카 국가인 멕시코 영토의 수백만 평방킬로미터를 빼앗고,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천연 자원을 앗아갔다.

한편 이 북아메리카의 점차 강력해지는 팽창주의 국가에서는 1776년 그 유명한 독립선언이 있은 이후에도 백년 가까이나 악랄한 노예제가 유지되었다. 공식적인 노예 해방이후에도, 아프리카-아메리카인들은 100년 이상 혹독한 인종차별에 시달렸다. 또한 이러한 인종 차별의 모습들은 마틴 루터 킹 목사나 말콤X와 같은 인물들의 영웅적인 투쟁이 있은지 4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부유한 미국사회에서 빈곤과 최저 생활 수준에서 살아가야 하는 아프리카-아메리카인들에게는 가장 길고 가장 무거운 형벌들이 내려지기 일쑤다. 마찬가지로 미국이라는 영토의 최초 거주자들이었던 미대륙 원주민들에게 남겨진 것은 최악의 생활 조건과 무시와 차별이다.

수많은 국가들, 심지어 남부 사하라 아프리카 전지역이 절멸의 위험에 빠져있는 아프리카의 상황에 대한 자료들을 언급할 필요도 없이, 경제적 퇴보와 극악한 빈곤, 엄청난 질병에 허덕이는 아프리카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외에도 엄청난 외채, 너무도 값비싼 기초 생활품, 가뭄과 홍수와 같은 기후 변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따른 폐해 등 헤아릴 수 없는 절망들이 존재한다.
아시아의 수많은 국가들에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중심부 국가들은 오늘날 가속화되고 있는 환겅 파괴의 주범들이며, 정복과 식민지배, 노예제도, 제3세계의 착취의 수혜자들이다. 또한 이들은 두차례의 세계대전이후 부과된 경제 질서인 브레튼 우즈체제와 오늘날 IMF를 필두로 한 국제 금융 기구들이 강제하는 정책들의 수혜자들이다.

이 부유한 국가들은 전인류에게 빚지고 있는 기술적, 금융적 자원을 소유하고 있다. 초강대국인 미국은 최악의 상태에 있는 아프리카-아메리카인들과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빚을 갚아야 할 뿐만 아니라 수천만의 라틴아메리카 인구들 그리고 미국이 그간 약탈하고 착취해왔던 수많은 인구들에게도 빚을 갚아야 한다.

이제 남반구 원주민 공동체의 절망적인 상황은 끝나야 한다. 이는 그리 먼 일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 이를 자각하고 투쟁하고 있으며, 전세계가 그들에게 가해지는 범죄의 극악무도함을 인식하고 있다.

폐허와 죽음을 불러올 뿐인 군비경쟁과 군수산업이 중단되어야 한다. 민족 문화와 정체성을 파괴하는 독을 내뿜으며 환상과 과장된 소비 습관을 만들어내는 상업광고에 매년 1조 달러가 소비된다. 이를 발전을 위해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 이미 공언된바 있는 GNP의 0.7 %은 공식개발원조기금(ODA)로 지출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세계를 비극에서 구하기에 충분한 만큼의 기금이 확보될 것이다.

매일 수조 달러에 달하는 투기적인 자본이동에 대해, 노벨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이 제안한 토빈세를 책임있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부과해야 한다. 이로써 빈약하고 한발 늦은 원조만을 근근히 유지하고 있는 유엔은 매년 전세계를 구하고 발전시킬 1조달러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일년에 1조달러! 과언이 아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존하는 문제의 심각성과 긴급함을 고려했을 때, 이는 더 늦기 전에 실현되어야 한다.

전 세계가 경악하며 주시하고 있는 동안 일어나고 있는 팔레스타인 민족에 대한 학살은 중단되어야 한다. 어린이, 청소년들을 비롯한 민중들의 삶의 기본권은 보호되어야 한다. 그들의 평화와 독립을 위한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

제3세계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비참한 상황을 타개할 필요성 자체에 의해서 아프리카와 다른 지역들의 많은 동료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위한 합리적 대책들을 제안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그들에 동의하지만, 나의 신념을 단념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진실을 말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으면 없을 수록, 주목받을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는 이미 수세기동안 충분히 속아왔다.

간과해서는 안될 현실에 대해 세가지 간략한 질문을 하고자 한다.

자본주의 그 자체와 경제 질서에 의해 생긴 제국주의 시스템에 가담하고 있는 자본가와 부유한 선진국은 이기심에 기초해 전 세계 개인간, 국가간 그리고 국가간 연합들 사이에 경쟁을 부추긴다. 이들은 연대와 국제적 협력에 무관심하다. 그들은 무책임하고 오도된, 그리고 환각 상태의 소비 사회아래에서 산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맹목적인 열정과 가장 열렬한 정치가에 대한 신념과 상관없이, 나는 다음이 궁금하다; 지리멸렬하고 불평등한 발전속에서 맹목적인 법과 거대한 권력과 이해관계, 증가하는 통제 불가능성, 그리고 독립적인 다국적기업들로 인해 유래되고 있는 오늘날의 엄청난 문제들을 그들은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그들은 임박한 전반적인 혼란과 반란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원한다고 해도, 그들이 인종주의,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증 그리고 관련된 다른 이슈들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역사는 심각한 위기로부터만 훌륭한 해결책이 나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민중들의 결집과 투쟁을 믿는다! 나는 정의와 진실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류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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