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있을 신년기자회견에서 또 어떤 망상(妄想, 이치에 어긋나는 생각)을 보여줄까? 2018년에는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고, 3%성장은 지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에도 경제성장률은 2018년 2.7%, 2019년 2.0%였고, 고용지표와 시장소득분배는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다. 저소득층의 일자리 감소 때문이다. 2020년은 특히 일자리도, 소득도, 심지어 생명조차 안전하지 못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에는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한다고 했고, 2019년 신년기자회견에는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은 노딜로 끝났고, 북한은 답방하지 않았으며,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2020년 신년기자회견에서는 혁신, 포용, 공정, 평화를 주문처럼 되뇌이며 “민주공화국은 상생으로 더 확장되고 튼튼”해지며 “극단주의는 배격되고 보수와 진보가 서로 이해하며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민독재로 폭주한다. 패스트트랙을 강행 통과시킨 것도 모자라, 총선에서는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했고 법사위를 포함한 국회상임위원장을 독식했으며 공수처법은 야당의 비토권마저 없앴다.

 

문재인 정부는 처음엔 일자리는 반드시 늘리겠다더니, 어느 순간 남북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겠다고 하고, 결국에는 ‘살아있는 권력’인 자신의 비리 의혹이 드러나자 검찰개혁이 코로나 방역보다도 더 중요한 과제가 된다. 망상에서 비롯한 실패를 반성하긴커녕 또다른 망상을 만들어내다가 총체적 실패로 빠진 형국이다.

 

조국 일가의 입시비리, 유재수 감찰 무마, 환경부 블랙리스트, 라임-옵티머스 사태, 울산시장 선거개입, 월성 원전 의혹, 윤미향 사태, 박원순 기소사실 유출까지, 수많은 비리 의혹에 연루된 청와대와 행정부 관료, 민주당 정치인 그 누구도 부끄러움을 모르며, 국민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 이런 민주당의 비상식적 풍토 속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법방해가 2020년 내내 이어진다.

 

사기꾼이 자기 죄를 인정하지 않으니, 누가봐도 비상식적인 자기 말을 그게 맞다고 윽박지르는 불량배가 된다. 윤석열 징계 취소 판결이 나오자, 판사를 탄핵하자, 윤석열을 탄핵하자,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자는 등 비상식적 주장을 한다.

 

“정치권력의 민주적 통제를 통해 정치적 중립을 실현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독립성 없는 중립성이라는 모순적 주장이며, 사실상 법의 지배를 민주당의 지배로 치환하는 문민독재다.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한 것은, 제왕적 대통령에서 비롯한 입법부와 행정부의 무능이 그 원인이다. 즉 민주당은 검찰을 탓할 것이 아니라 자기비판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실패에 대한 비판이 국민의힘 혹은 보수세력을 돕는 길인가? 아니다. 이러한 비판은 이미 도덕적 파산에 직면한 사회운동의 회생을 돕는 길이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은 권력쟁투일뿐, 사회운동은 민생문제에 주목해야 하는가? 아니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보수세력조차도 인정하는 민주공화국의 가치와 규범을 부정하고 있으며, 사회운동은 언제나 민주주의의 적을 타도해왔다.

 

2021년의 문재인 정부는 레임덕에 빠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신년기자회견 또한 자화자찬과 변명만 할 것이다. 4월 보궐선거가 다가오면 또다시 ‘우리’와 ‘기득권’을 분리해서, 남탓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K방역의 실상을 보여준 동부구치소 코로나 사태처럼 남탓도 한계가 있다.

 

사회운동을 추구하는 노동조합과 진보정당이라면 노동, 생명, 안전과 같은 부문별 의제에 대한 요구를 넘어,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실패와 문민독재를 반드시 비판해야 한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심판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가지지 않으면, 사회운동은 문재인과 함께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역사적 반동으로 평가될 것이다.

 

(문재인정부 비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계간 사회진보연대 겨울호 2021년 정세전망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