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정세초점 | 1999.11.16

노동·경제 동향

편집팀
노동 배제적 위기관리 빈곤 확대재생산 불러

월 지출액이 생활보호대상자 선정을 위해 정부에서 정한 최저생 계비에도 못미치는 빈민수가 1천만명을 넘어섰다는 유엔개발계획 과 참여연대의 공동 연구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인 한국에서 4명에 1명꼴로 빈민이라는 얘기다. 유엔개발계획-참여연대의 연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상위 20% 가구의 소득이 외환위기 뒤에도 꾸준히 는 반면, 다른 모든 계층의 소득은 올들어 경기가 호전되고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점이다. 극빈층은 물론 중산층의 생활수준도 빠르게 나빠지면서 이른바 '20대 80 사회’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환위기 뒤 한국사회의 빈곤문제가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쪽을 향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준다. 외환위기 타개책으로 추진돼 온 고용감축을 축으로 한 구조조정의 결과, 한국사회가 ‘경 제성장 속의 소득양극화와 빈민 양산’이라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체제를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사회구조가 돼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닮았지만 맥락은 다르다. 정보통신산업의 강세 등 산업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외환위기에 따른 위기대응적 대량 해고형식으로 고용조정이 진행돼 빈곤문제의 구조적 심각성이 더하다. 재벌기업의 체질개선도 답보하고 있어 이른 시일안에 고용흡수를 통한 실업 해소도 어렵다. 고통이 노동자·서민층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정건화 한신대 교수(경제학)는“한국사회는 그동안 ‘고성장-고고용’체제로 빈곤문제를 완충해왔으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며“일시적 빈곤대책으로 대응하면 경제위기가 체제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겨레 11. 11】

워크아웃 성적표 '기대이하'

금융감독원은 15일 6대이하 기업들의 워크아웃 추진현황을 발표했다. 채권단은 지금까지 79개 업체(9월말 기준)의 워크아웃 계획을 확정해 채권액 34조9천억원을 이자감면이나 출자전환 방식으로 조정해주기로 했다. 79개 업체는 은행권 여신 2500억원의 이상의 주채무계열이 41개, 중견대기업이 38개이다. 채권단은 이미 이들에게 이자감면 22조3천억원과 출자전환 3조4천억원을 이행했으며 1조8천억원의 신규자금도 제공했다. 4조5천억원은 원금상환을 유예해줬다. 지난 6월말 이전에 약정을 맺은 70개 워크아웃 기업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목표의 91.1%에 이르렀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목표치의 53%에 그쳤다. 특히 주채무계열 37개 기업은 경상이익에서 오히려 적자폭이 더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자구계획 이행기간을 3~5년씩으로 잡았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만, 워크아웃 초기에 과감한 자구노력을 하지 않으면 정상화 기간도 그만큼 길어진다는 게 채권단의 지적이다. 금감원은 기업들의 경영목표 달성이 부진한 이유는, 초기에 채권단은 기업회생보다 채무조정 부담을 줄이는 데 급급하고 기업쪽은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한 경영권확보를 꺼려 부실 실상을 감추려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회생가능성이 거의 없는 기업은 과감히 워크아웃 대상에서 탈락시킬 방침이다. 한편 기존 79개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여신에다 대우 12개 계열사 여신 31조2천억원을 합치면 국내 금융회사들의 워크아웃 여신은 6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겨레 11. 16】

저임금 비정규직 급증... 사상처음 절반 넘어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임금노동자 1294만7천명의 47%인 607만9천명만이 정규직이다. 나머지 53%는 비정규직(임시직 431만9천명, 일용직 255만명)이다. 처음으로 비정규직이 정규직 수를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이 강제한‘노동시장 유연화’정책의 결과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올 상반기엔 신규 취업자의 92%가 임시·일용직인 것으로 집계했다. 고용조건이 나빠지며 임금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 조순경 이화여대 교수(여성학)가 서울지역 12개 시중은행 3급 이하 은행원 348명을 뽑아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은 정규직의 41%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수당과 복지후생 등을 고려하면 격차는 최대 89%까지 벌어진다. 이게 바로 정부가 외 환위기 극복을 자랑하며 그 근거로 내미는‘국내총생산 9.8% 성장, 실업률 4% 하락’의 실상이다. 임시·계약직의 급증은 여성 노동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통계청은 9월 현재 신규취업 여성이 27만8천명으로서, 남성의 19만8천명보다 많다고 밝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비율은 남성이 58%대 42%인 반면, 여성은 30%대 70%였다. 【한겨레 11.16】

올 주식평가이익 이건희 회장 5024억 1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계열사 주가 상승으로 올들어서만 5246억원의 평가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계열사 유상증자에 322억원을 투입, 1180억원의 평가이익을 남겨, 여기서만 3배가 넘는 투자수익률을 올렸고, 이밖에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도 100만주 넘게 팔아 현찰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음으로는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이 3028억원, 정몽구 회장이 1519억원의 평가이익을 올렸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중훈 명예회장이 각각 598억원과 560억원의 평가이익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증권거래소는 15일 「10대 그룹 회장-명예회장 주식보유 현황」에서 『올해 연초 주가와 11월 12일 종가를 기준으로 평가한 10대 그룹 총수의 계열사 주식 평가이익은 모두 1조295억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금액은 11월 12일 현재 10대 재벌 회장이 보유중인 주식만 대상으로 평가한 것이어서, 올 한해 동안 팔아서 실제 얻은 시세차익까지 감안하면 이 금액을 훨씬 넘는 것으로 증권거래소는 추정했다. 올해 이건희 삼성 회장은 삼성물산 50만주, 삼성전자 25만주, 삼성증권 28만주, 삼성화재 2만4000주 등을 팔아치워, 유무상 증자에 따른 평가차익 외에도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 또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은 인천제철 102만주, 현대상선 754만주, 현대산업개발 91만8000천주, 현대전자 80만5000주 등을 팔고, 대신 현대중공업 763만주, 현대건설 818만주를 사모아 이들 회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나타냈다. 정 회장이 건설과 중공업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반면,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자사 주식만 469만주 샀을 뿐, 현대산업개발(232만주), 현대상선(23만주), 인천제철(313만주) 등을 내다 팔았다. 또 현대전자 정몽헌 회장은 자사 주식을 351만주 내다 팔고, 대신 현대건설과 현대상선 주식을 각각 73만주, 160만주씩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은 그룹 해체에 따른 계열사 주가 폭락으로 1348억원의 평가손을 봤다. 이 밖에 10대 그룹 회장 가운데서 LG 구본무, SK 최태원, 대우 김우중 회장은 유무상 증자 물량 이외에는 특별히 자사 주식을 따로 사 모으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 11.16】

[금감원] 외국기업 직접상장 허용 검토

이르면 내년쯤 외국기업의 국내 직접상장(원주상장)이 허용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15일 국내 증시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국내투자자들에게 투자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이른 시일내에 원주의 직접상장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외국기업에 대해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은 허용하고 있으나 직접상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DR 상장시 국내기업에 비해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상장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쪽으로 외국환거래법과 외국법인의 유가증권 발행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외국기업의 직접상장을 허용할 경우 국내 상장기업에 자극이 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선택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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