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호 | 2012.09.04
JW 중외제약,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면서 자기 노동자들은 거리로 내쫓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요인은 나이, 성별, 유전적 요인, 생활습관, 소득, 주거환경, 보건의료제도, 의료기관에의 접근성 등일 것이다. 그러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노동이다. 노동은 우리 삶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복적이거나 장시간 고강도 노동이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고, 야간노동이 심혈관계 질환을 높이며, 어떤 반도체 공장에서의 노동은 암 발생률을 높인다. 심지어 노조가 있을 경우 노동자의 건강상태가 더 좋고, 노동안정성이 높을수록 건강상태가 더 좋으며, 정리해고는 노동자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상태를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를 통해 그 건강상태의 악화가 죽음에 이를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시간외 수당 미지급, 관리자의 횡포에 맞서 민주노총 JW지회를 설립하다.
마찬가지로 회사의 노조 탄압으로 노동자가 병들고, 환자도 불안해지는 상황이 지금 JW 생명과학에서 벌어지고 있다. JW 생명과학은 국내 유명 제약회사인 JW 중외제약 그룹 계열사다. 그리고 JW 생명과학은 국내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액의 60%를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잘나가는’ 회사의 노동자 65명이 지금 충남 당진에서 서울 도곡동까지 올라와 79일째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
중외제약은 '노사문화 우수기업'이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있으나 한 번도 쟁의행위를 벌인 적이 없다. JW 생명과학 노동자들은 자신을 대변할 제대로 된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노동 강도와 관리자들의 횡포가 날이 갈수록 심해졌기 때문이다. 2006년 당진에 수액공장을 세우면서 회사는 공장을 세우는 데 돈이 많이 들었으니 시간외 노동에 대한 임금을 24시간까지로 제한하자고 했다. 노동자들은 회사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회사는 점점 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임원들 연봉도 올라가고, 주주배당금도 챙겨줬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여전히 시간외 임금을 받을 수 없었다. 생산량이 늘면서 하루 평균 11~13시간을 일했고, 한 달 평균 시간외 노동은 100~150시간에 달했다. 게다가 점심시간도 30분으로 줄이고, 휴식시간도 주지 않아 노동자가 소변을 참다 급하게 화장실에 가는 중에 실수로 옷에 소변을 보는 일도 있었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새벽근무와 야간근무로 인한 수면장애, 불규칙한 식사시간으로 인한 위장장애에도 시달리고 있었다. 회사는 그렇게 노동자들을 무급으로 부려먹으면서도 인간적으로 대하지 않았다. 시간외 노동은 늘 부탁인 아닌 명령이었고, 여성노동자에 대한 성추행도 일상적이었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지나가면서 여성노동자의 엉덩이를 만지거나 “오늘 집사람이 집에 없으니 밤을 같이 보내자”는 문자를 보내는 등의 성추행을 하면서도 서로 모른 체 해주었다.
결국 JW 생명과학 생산직 노동자 83명은 작년 10월 민주노조를 설립했다. 그리고 11월 22일부터 단체 교섭을 시작했다. 그러나 9차에 걸쳐 교섭을 진행하는 동안 회사는 교섭할 의지가 없었고, 각종 수단을 동원해 노조를 탄압하고 기만했다. 노조가 설립되자 회사는 노조파괴 전문 컨설팅 업체를 고용해 조합원 개별 면담을 진행했고 노조활동에 참가하면 회사에 더 다닐 수 없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또 회사는 노조와의 단체협약 교섭 과정 중에 갑자기 생산부서에 인력을 투입했다. 파업하기 몇 달 전부터 다른 부서 직원, 용역업체 직원 등을 데려와 조합원들로부터 일을 배우도록 해서 파업을 대비한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 교섭에서 회사는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사측 안을 제시하고 노사협의회 6개 조항에 대해서조차 전체 삭제를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더 이상의 교섭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직장폐쇄, 탄압, 농성장 용역 투입으로 일관해. 경찰과 구청도 사측과 한 편.
교섭 결렬 후 JW 생명과학 지회가 90개 안건 실현을 요구하며 2월 22일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하자 회사는 바로 다음날인 2월 23일, 조합원 38명에 대해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직장폐쇄는 ‘노조의 쟁의행위로 인해 사용자가 현저히 불리한 경우 방어적 수단’으로만 인정된다. 그러나 4시간 부분파업으로 회사가 현저히 불리하다고 볼 수 없고,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조합원들까지 직장폐쇄의 대상이 되었으며, 노조가 파업 철회와 복귀의사를 밝혔음에도 직장폐쇄를 지속했으므로 회사의 이러한 행태는 불법이었다. 노조 탄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이다.
노조가 반발하며 회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자 회사는 5월 3일, 직장폐쇄를 철회했다. 이에 노조는 환영의사를 밝히며 5월 7일 현장에 복귀했으나 회사의 직장폐쇄 자진철회는 또 다른 탄압의 시작이었다. 조합원들의 현장 복귀 이후 회사는 조합원 4명을 대기발령 시키고, 설비팀에서 일하던 노조 핵심간부 등 조합원을 물류팀 한 라인으로 몰아넣고, 항상 1부, 2부 교대조로 일하던 조합원들을 강성 조합원과 회유 가능해 보이는 조합원으로 나누어 교대를 없애버리고, 전혀 시행한 바 없는 근무형태(18:00~06:00)를 신설해 조합원을 배치했다. 또 공장 안에 CCTV를 80대 이상 설치해 조이스틱으로 조합원을 따라다니기도 하고, 조합원 면담을 다시 진행했다.
이러한 노조 탄압에 노조는 6월 14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고, 18일부터는 실질적 경영자인 이경하 중외제약 부회장이 살고 있는 도곡동에서 상경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19일 새벽, 2명이 남아 지키고 있는 당진공장 앞 노조사무실 겸 농성장에 13명의 괴한이 난입하여 조합원을 칼로 제압한 뒤 천막과 기물을 부수고 사라졌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해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회사의 폭력 행위를 비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후에도 회사는 당진공장 앞 농성장 쪽 가로등을 24시간 켜놓고, 고성능 CCTV를 설치하여 조합원들을 감시했다. 한편 서울에서는 7월 2일, 강남구청과 철거반 용역, 수서경찰서는 농성장을 기습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도 불법이 난무했다. 행정대집행을 하려면 상당한 이행기한을 정하여 그 기한까지 이행되지 않을 때에는 대집행을 한다는 뜻을 미리 문서로 계고하여야 하며, 집행 전 집행책임자의 성명과 대집행 견적액을 통지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는 무시된 채, 계고장이 들려있어야 할 손에는 커터칼과 가위가 들려있었다. 이 철거 과정에서 조합원 2명은 칼에 손을 베이고, 허리를 다쳐 병원에 실려 갔다. 심지어 강남구청이 고용한 철거 용역 중에는 작년 유성기업지회 투쟁 당시 자동차로 13명의 조합원을 치고 달아났으며, 재능교육, 경상병원, 국민체육진흥공단, 대우자판, 부루벨코리아, 씨엔엠, 수원여자대학, 유신코퍼레이션, 삼성물산 등 노사갈등이 심각한 사업장에 개입해 불법적인 폭력을 행사했던 과거 CJ씨큐리티 소속의 용역도 있었다. 구청이 용역깡패를 고용해 농성장에 흉기를 들고 난입, 폭행을 하도록 한 것이다.
노동자와 민중의 건강을 위협하는 노동조합 탄압 중단하라!
직장폐쇄를 당해 수입이 없어지고, 회사로부터 불법적인 탄압에 시달리고, 노숙농성이 계속되면서 조합원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은 많이 훼손되었다. 당장 수개월간 수입이 없으니 가족 내에서 문제가 생겼고, 사측의 회유, 협박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 회사로부터 버려졌다는 배신감, 불법적인 탄압에 대한 분노는 불면증, 위장장애, 우울증을 불러왔다. 본사 건물 앞에 커다랗게 쳐 놓은 펜스는 농성장을 큰 도로 가까이 밀어내어 농성중인 조합원 모두의 기관지가 좋지 않다. 휴지로 콧속을 닦아보면 검은 것이 묻어날 정도니 감기는 돌아가며 앓고, 찬 바닥에서 자다가 심한 디스크가 발생해 입원한 조합원도 있다. 파업이후 노조를 탈퇴한 조합원은 없으나 건강 문제로 고향에 내려가 있거나 쉬고 있는 조합원은 여럿이다.
조합원들의 건강 문제가 전부가 아니다. 회사가 직장폐쇄로 조합원을 쫓아내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의 안전사고가 늘어났다. 또 의료용 수액을 생산하는 만큼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교육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조합원들은 식품의약청의 GMP(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를 지켜 매달 교육을 받고 연간 교육시간에 따라 인증서를 발급받아왔다. 그렇게 6~7년간 교육받으며 일해 온 전문 인력을 내쫓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회사는 입사하면 하루 교육하고 인증서를 발급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하였고, 자연히 불량품이 늘었다. 심지어 이러한 ‘쟁의행위 중 대체근로’는 노조법 위반이다. 의약품을 생산해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는 제약회사가 안전한 제품 생산은 뒷전이고, 노동자 탄압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의약품을 생산하는 JW 중외제약은 생명을 존중하고,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자기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장시간 노동을 강요해 병들게 하고, 성희롱하며, 그들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자 거리로 내쫓았다. 지금도 JW 중외제약은 교섭에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할 뿐, 노조사무실 보장, 전임자 보장, 공장 내 교섭 등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인 핵심요구안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자기 노동자를 병들게 하는 회사가 다른 사람을 귀하게 여길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JW 중외제약은 당장 그간의 노조 탄압에 대해 사과, 보상하고, 노조와의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노동자가 건강해야 모두가 건강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시간외 수당 미지급, 관리자의 횡포에 맞서 민주노총 JW지회를 설립하다.
마찬가지로 회사의 노조 탄압으로 노동자가 병들고, 환자도 불안해지는 상황이 지금 JW 생명과학에서 벌어지고 있다. JW 생명과학은 국내 유명 제약회사인 JW 중외제약 그룹 계열사다. 그리고 JW 생명과학은 국내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액의 60%를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잘나가는’ 회사의 노동자 65명이 지금 충남 당진에서 서울 도곡동까지 올라와 79일째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
중외제약은 '노사문화 우수기업'이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있으나 한 번도 쟁의행위를 벌인 적이 없다. JW 생명과학 노동자들은 자신을 대변할 제대로 된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노동 강도와 관리자들의 횡포가 날이 갈수록 심해졌기 때문이다. 2006년 당진에 수액공장을 세우면서 회사는 공장을 세우는 데 돈이 많이 들었으니 시간외 노동에 대한 임금을 24시간까지로 제한하자고 했다. 노동자들은 회사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회사는 점점 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임원들 연봉도 올라가고, 주주배당금도 챙겨줬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여전히 시간외 임금을 받을 수 없었다. 생산량이 늘면서 하루 평균 11~13시간을 일했고, 한 달 평균 시간외 노동은 100~150시간에 달했다. 게다가 점심시간도 30분으로 줄이고, 휴식시간도 주지 않아 노동자가 소변을 참다 급하게 화장실에 가는 중에 실수로 옷에 소변을 보는 일도 있었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새벽근무와 야간근무로 인한 수면장애, 불규칙한 식사시간으로 인한 위장장애에도 시달리고 있었다. 회사는 그렇게 노동자들을 무급으로 부려먹으면서도 인간적으로 대하지 않았다. 시간외 노동은 늘 부탁인 아닌 명령이었고, 여성노동자에 대한 성추행도 일상적이었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지나가면서 여성노동자의 엉덩이를 만지거나 “오늘 집사람이 집에 없으니 밤을 같이 보내자”는 문자를 보내는 등의 성추행을 하면서도 서로 모른 체 해주었다.
결국 JW 생명과학 생산직 노동자 83명은 작년 10월 민주노조를 설립했다. 그리고 11월 22일부터 단체 교섭을 시작했다. 그러나 9차에 걸쳐 교섭을 진행하는 동안 회사는 교섭할 의지가 없었고, 각종 수단을 동원해 노조를 탄압하고 기만했다. 노조가 설립되자 회사는 노조파괴 전문 컨설팅 업체를 고용해 조합원 개별 면담을 진행했고 노조활동에 참가하면 회사에 더 다닐 수 없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또 회사는 노조와의 단체협약 교섭 과정 중에 갑자기 생산부서에 인력을 투입했다. 파업하기 몇 달 전부터 다른 부서 직원, 용역업체 직원 등을 데려와 조합원들로부터 일을 배우도록 해서 파업을 대비한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 교섭에서 회사는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사측 안을 제시하고 노사협의회 6개 조항에 대해서조차 전체 삭제를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더 이상의 교섭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직장폐쇄, 탄압, 농성장 용역 투입으로 일관해. 경찰과 구청도 사측과 한 편.
교섭 결렬 후 JW 생명과학 지회가 90개 안건 실현을 요구하며 2월 22일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하자 회사는 바로 다음날인 2월 23일, 조합원 38명에 대해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직장폐쇄는 ‘노조의 쟁의행위로 인해 사용자가 현저히 불리한 경우 방어적 수단’으로만 인정된다. 그러나 4시간 부분파업으로 회사가 현저히 불리하다고 볼 수 없고,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조합원들까지 직장폐쇄의 대상이 되었으며, 노조가 파업 철회와 복귀의사를 밝혔음에도 직장폐쇄를 지속했으므로 회사의 이러한 행태는 불법이었다. 노조 탄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이다.
노조가 반발하며 회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자 회사는 5월 3일, 직장폐쇄를 철회했다. 이에 노조는 환영의사를 밝히며 5월 7일 현장에 복귀했으나 회사의 직장폐쇄 자진철회는 또 다른 탄압의 시작이었다. 조합원들의 현장 복귀 이후 회사는 조합원 4명을 대기발령 시키고, 설비팀에서 일하던 노조 핵심간부 등 조합원을 물류팀 한 라인으로 몰아넣고, 항상 1부, 2부 교대조로 일하던 조합원들을 강성 조합원과 회유 가능해 보이는 조합원으로 나누어 교대를 없애버리고, 전혀 시행한 바 없는 근무형태(18:00~06:00)를 신설해 조합원을 배치했다. 또 공장 안에 CCTV를 80대 이상 설치해 조이스틱으로 조합원을 따라다니기도 하고, 조합원 면담을 다시 진행했다.
이러한 노조 탄압에 노조는 6월 14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고, 18일부터는 실질적 경영자인 이경하 중외제약 부회장이 살고 있는 도곡동에서 상경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19일 새벽, 2명이 남아 지키고 있는 당진공장 앞 노조사무실 겸 농성장에 13명의 괴한이 난입하여 조합원을 칼로 제압한 뒤 천막과 기물을 부수고 사라졌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해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회사의 폭력 행위를 비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후에도 회사는 당진공장 앞 농성장 쪽 가로등을 24시간 켜놓고, 고성능 CCTV를 설치하여 조합원들을 감시했다. 한편 서울에서는 7월 2일, 강남구청과 철거반 용역, 수서경찰서는 농성장을 기습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도 불법이 난무했다. 행정대집행을 하려면 상당한 이행기한을 정하여 그 기한까지 이행되지 않을 때에는 대집행을 한다는 뜻을 미리 문서로 계고하여야 하며, 집행 전 집행책임자의 성명과 대집행 견적액을 통지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는 무시된 채, 계고장이 들려있어야 할 손에는 커터칼과 가위가 들려있었다. 이 철거 과정에서 조합원 2명은 칼에 손을 베이고, 허리를 다쳐 병원에 실려 갔다. 심지어 강남구청이 고용한 철거 용역 중에는 작년 유성기업지회 투쟁 당시 자동차로 13명의 조합원을 치고 달아났으며, 재능교육, 경상병원, 국민체육진흥공단, 대우자판, 부루벨코리아, 씨엔엠, 수원여자대학, 유신코퍼레이션, 삼성물산 등 노사갈등이 심각한 사업장에 개입해 불법적인 폭력을 행사했던 과거 CJ씨큐리티 소속의 용역도 있었다. 구청이 용역깡패를 고용해 농성장에 흉기를 들고 난입, 폭행을 하도록 한 것이다.
노동자와 민중의 건강을 위협하는 노동조합 탄압 중단하라!
직장폐쇄를 당해 수입이 없어지고, 회사로부터 불법적인 탄압에 시달리고, 노숙농성이 계속되면서 조합원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은 많이 훼손되었다. 당장 수개월간 수입이 없으니 가족 내에서 문제가 생겼고, 사측의 회유, 협박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 회사로부터 버려졌다는 배신감, 불법적인 탄압에 대한 분노는 불면증, 위장장애, 우울증을 불러왔다. 본사 건물 앞에 커다랗게 쳐 놓은 펜스는 농성장을 큰 도로 가까이 밀어내어 농성중인 조합원 모두의 기관지가 좋지 않다. 휴지로 콧속을 닦아보면 검은 것이 묻어날 정도니 감기는 돌아가며 앓고, 찬 바닥에서 자다가 심한 디스크가 발생해 입원한 조합원도 있다. 파업이후 노조를 탈퇴한 조합원은 없으나 건강 문제로 고향에 내려가 있거나 쉬고 있는 조합원은 여럿이다.
조합원들의 건강 문제가 전부가 아니다. 회사가 직장폐쇄로 조합원을 쫓아내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의 안전사고가 늘어났다. 또 의료용 수액을 생산하는 만큼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교육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조합원들은 식품의약청의 GMP(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를 지켜 매달 교육을 받고 연간 교육시간에 따라 인증서를 발급받아왔다. 그렇게 6~7년간 교육받으며 일해 온 전문 인력을 내쫓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회사는 입사하면 하루 교육하고 인증서를 발급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하였고, 자연히 불량품이 늘었다. 심지어 이러한 ‘쟁의행위 중 대체근로’는 노조법 위반이다. 의약품을 생산해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는 제약회사가 안전한 제품 생산은 뒷전이고, 노동자 탄압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의약품을 생산하는 JW 중외제약은 생명을 존중하고,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자기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장시간 노동을 강요해 병들게 하고, 성희롱하며, 그들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자 거리로 내쫓았다. 지금도 JW 중외제약은 교섭에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할 뿐, 노조사무실 보장, 전임자 보장, 공장 내 교섭 등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인 핵심요구안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자기 노동자를 병들게 하는 회사가 다른 사람을 귀하게 여길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JW 중외제약은 당장 그간의 노조 탄압에 대해 사과, 보상하고, 노조와의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노동자가 건강해야 모두가 건강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