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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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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영세비정규직노동자에게 조직을!

서울지역중소기업일반노조 출범에 부쳐

여성오 |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직부장
“서울지역중소기업일반노동조합”이 11월 2일 출범한다. 형식적으로는 기존 서울지역일반노조와 서울지역제화노조가 통합하는 형태이고, 실질적으로는 ‘서울지역’ ‘중소영세’ 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한 조직이 결성되는 것이다. 2000년 4월 부산지역일반노조의 결성이후 전국에서 일반노조가 결성되고 있으며, 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일반노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일반노조가 만들어져 활동한 기간이 짧고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반노조의 상황이 정확하게 공유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일반노조 운동 전반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겠지만, 일단 2001년, 2002년 진행된 전국지역노조 간담회와 전국일반노조 간담회를 통해 취합된 총괄평가는 아래와 같다.

① 중소영세 비정규직 노동자를 담을 수 있는 조직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② “산업, 업종, 직장을 뛰어 넘어 노동자는 하나다”는 정신을 투쟁과 교육, 조직운영을 통해 만들어 가고 있다.
③ 현장투쟁과 지역투쟁을 통일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④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서도 유력한 조직임을 실험하고 있다.

서울지역중소기업일반노조의 출범은 이러한 기존 타지역 일반노조의 평가를 서울지역에서 현실화하기 위한 의의를 갖는다.

2001년부터 진행된 서울지역일반노조 활동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분회, 성균관분회, 복지운수분회, 로얄분회, 삼일니트 분회 등의 사업장 분회와 개별 가입 조합원들의 직가입 분회를 통해 전개되어 왔다. 일반노조 스스로는 통합을 앞둔 상황에서 “10년 간의 단체활동을 토대로 영세업체 노동자를 중심으로 2001년 1월 18명의 조합원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하였으며 결성이후 분회결성과 현장투쟁을 통해 100여명으로 조직은 확대되었으나 조직의 핵심대오 8명이 올해 초에 탈퇴하면서 집행부서를 꾸리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의 조직상황으로는 신규 분회를 받기에도 어려움이 있으며 조직관리가 안“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일반노조들에 비해 고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기존 일반노조는 아래와 같은 평가를 공유하고 있다.

① 각 분회간(직가입분회와 사업장분회, 사업장분회와 사업장분회) 소통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상근자를 중심으로 하는 관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② 상근 간부와 비상근 간부간 문제인식의 차이와 의사소통의 문제가 존재한다. 부서위원회 활성화 및 비상근간부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조직운영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③ 직가입 분회 일상활동의 어려움을 취미별 소모임 활성화 등 다양한 각도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④ 조직 전체를 이끌어갈 조직골간을 세우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일반노조와 제화노조의 기존간부, 통합과정에서의 새로운 활동력, 민주노총 서울본부의 미조직 조직화 사업 역량 등

서울지역중소기업일반노조의 건설은 기존 지역노조연대회의 활동의 성과이자 전망이기도 하다. 서울지역 지역(일반)노조들의 오래된 연대조직인 지역노조연대회의 참여 노조들의 상태를 보면, 사업장 이동이 잦고 조직관리 시스템이 부재하며 조직화 정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사업장이 영세하며, 하도급, 재하청, 객공제 등 노동형태가 다양함데에 기인하는 바도 크지만, 각 조직 별로 상근자 평균 2~3명, 취약한 간부훈련 배출구조와 경제적 문제와도 밀접하게 닿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유력한 대안의 한 방향으로 지역노조 통합이 이야기되어 왔고, 일반노조와 제화노조의 통합으로 그 첫단추를 여민 것이다.

지역노조는 일반 기업별노조와 달리 ‘다지기’와 ‘넓히기’를 활동의 기본으로 한다. ‘다지기’란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을 활동가로 만들기 위한 활동이고 ‘넓히기’란 조합원으로 확보하기 위한 여러 선전 조직활동을 말하는 것인데, 서울지역중소기업일반노조가 넓히기에 일정하게 성공을 거둔다면 아래와 같은 체계를 가질 것이다. 이는 기존 민주노총 서울본부 6개 지구협의회 체계를 염두에 둔 것인데, 이를 통해 미조직노동자 조직화에 있어 보다 많은 역량을 투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99년 말부터 2000년까지 57개 노조 9,000여 명의 미조직노동자들을 조직하였다. 2001년에는 12개 노조 1,500여 명, 2002년에는 11개 노조 1,000여 명을 조직하였다. 3년여에 걸쳐, 총 80여 개 노조 12,000여 명의 노동자를 조직한 것인데, 성과와 더불어 많은 한계지점도 포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담당자 차원의 사업이 아니라, 각 지구협의회가 미조직사업의 주체로 서도록 해야 하며, 짜임새 있는 조직화 프로그램 및 주체양성 계획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 분명하다. 2003년 들어 미조직노동자 조직화를 위해 신규조직결성상담에 대한 전담자를 배치하고, 각 지구협의회에서 신규조직에 대한 결합과 지원을 강화하는 시도를 진행중이나, 여전히, 폭주하는 상담과 노조결성 기회에 비해 신규조직 결성을 위한 토대와 역량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정규직-중소영세 사업장의 신규조직화에 있어 일반노조를 통한 조직화는 지난 4-5년 간의 서울본부 미조직사업의 일대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이다.

물론, 일반노조를 건설하는 것만으로 이러한 목표가 달성될 리는 만무하다. 이는 미조직 조직화-직가입-지구협의회-법률센터 등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업의 체계화 정도에 비례할 수 밖에 없으며, 또 하나 새로운 일반노조 활동 주체의 발굴 정도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일반노조가 신규조직활동가 양성의 유력한 통로로 기능하며, 또한 민주노조 일상활동의 새로운 전형을 창출하는 데 대한 과제 역시 상정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내부 수련회와 외부 토론회는 물론, 10여 차례가 넘는 통합추진회의를 통해 제기된 우려와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극복해 가면서, 서울지역중소기업일반노조 출범 이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기존 일반노조들의 자기 평가 수준에 도달하여, 이에 대한 극복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지금이다. P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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