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있는 간병제도 마련하고 간병인 노동인권을 보장하라
8개월에 걸친 서울대병원 간병인지부 조합원들의 투쟁은 간병인의 노동인권이 침해되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서울대병원에 간병인이라는 노동자가 등장한지 30년이 넘었지만 간병인의 노동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대우를 받아왔다.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어느 병원에서나 간병인의 노동인권은 실종상태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현재의 보건의료제도에서 공식적인 간병인 제도란 없다. 때문에 간병인은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지고, 환자들은 비공식적으로 공급되는 간병서비스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서울대병원제자리찾기공대위’는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별 유료소개소 현황, 간병인 실태를 파악하고자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각 병원에 근무하는 38명의 간병인들을 직접 만나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본래 이런 조사는 보건복지부가 전국적 차원에서 실시해야 할 사업이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핵가족화,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간병서비스는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 국가적인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간병인 현황에 대한 전체적인 조사조차 진행된 적이 없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번 공대위가 진행한 실태조사는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유료소개소 문제점
조사결과 25개 소개소 전부, 소개소의 유니폼 착용 강제, 정기적인 병원 순회 및 근무평가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 직업소개소는 말 그대로 소개만 하는 것이지 소개된 노동자가 일하는 과정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 조사결과는 유료소개소가 사실상의 불법근로자 공급행위를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병원이 간병업무의 특성상 간병인에 대해 지휘 통제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소개업체는 사실상 병원의 노무지휘부서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1) 소개료 과다 징수
직업안정법 제 19조 제1항, 노동부 고시 제 97-21호 국내유료직업소개 요금 등 고시 제 1항에 따르면 ‘파출부, 간병인 등 일용근로자를 회원제로 소개, 운영하는 경우에는 그 소개요금에 갈음하여 월 3만원의 범위 내에서 회비를 징수할 수 있다.’ 조사결과 25개 소개소 중 23개 소개소가 3만원 이상의 월회비(2군데 4만원, 21군데 5만원)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에 응한 간병인들은 이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2) 입회 절차라는 명목으로 부담되는 추가비
간병노동자는 대부분 중고령 여성노동자로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태이다. 이런 노동자들에게 유료소개소는 월회비 외에도 다양한 명목으로 돈을 받아낸다. 10-20만원의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여성노동자의 처지를 악용하는 돈벌이를 한다. 소개소가 추가비용을 부담시키는 대표적인 명분은 교육비, 의복비, 신발값이다.
3) 유료소개소의 무책임함
유료소개소가 간병인 공급을 통한 돈벌이에만 관심 있다는 사실은 유료소개소의 간병인 교육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한 개의 소개소를 제외하고는 정기적으로 교육을 하는 곳은 없었다. 가입할 때 교육이 시행되긴 하지만 그마저도 인사법, 옷 입는 법 등의 형식적인 교육이다.
4) 무원칙한 간병알선
소개소에 뒷돈을 주지 않으면 일자리를 주지 않거나 나쁜 일자리만 얻게 된다는 불만도 수집되었다.
“일하고 있으면 전화가 와서 잘하고 있냐고 묻고 별말이 없다. 돈을 바라는 거다. 그래서 일 끝나면 한번 들러서 돈 줘야한다. 안주면 계속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보낸다.”
간병인 노동실태
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소개소가 간병인의 노동조건을 신경 쓸 리 없다. 병원도 간병인에 대한 지휘감독권한만 행사할 뿐 노동조건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는다. 간병인의 노동인권을 보장할 곳이 아무데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1)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간병료는 12시간 간병시 3만 5000원(병원에 따라 3만원, 4만원인 곳이 있음), 24시간 간병시 50,000원이다. 이는 식대, 교통비 모두 포함된 액수로 일 8시간으로 환산하면 16,666원으로 최저임금 20,080원에도 못 미치며 이를 226시간으로 환산하면 월 50만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이다.
2) 장시간 노동
간병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일요일 오후 2시에 들어와 근무를 시작하면 토요일 오후 2시에 근무를 마치게 되며 주6일을 24시간씩 결국 144시간을 근무한다. 이번 조사에서도 전체 38명 중 27명이 주6일 근무를 하는데, 1주일-12일 정도의 단기환자이거나 보호자가 없는 사람이라서 집에 안 가고 내내 근무하는 경우도 6명이 있었다.
3) 일하다가 병에 걸려도 숨겨야 하는 현실
조사 사례 중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경우는 전혀 없다. 대부분의 간병인들은 장기적인 수면장애로 인한 안구건조증이나 환자를 옮기기는 등의 일을 하다가 걸리는 디스크로 고생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주6일을 연속 근무하면서 피로가 누적되어 감염될 가능성도 많다. 그러나 산재처리를 받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오히려 아파서 약을 먹다가 들키면 짤리는 경우도 있어, 아픈 것조차 숨겨야 하는 현실이다.
4) 간병인을 위한 휴게공간조차 없음
늘 환자와 함께 있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조사된 22개 병원 중 간병인을 위한 휴게 공간, 옷 갈아입을 공간마저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5) 간병인에 대한 일방적인 책임전가
간병업무 중 환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피해발생의 원인, 피해발생의 정도와 상관없이 간병인에게 무조건 책임을 전가하거나 심지어 과도하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3. 병원의 간병인에 대한 지휘감독
소개업체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관리감독 행위를 하는 것은 현재 소개소가 병원의 노무관리부서로서 기능할 것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간병업무의 특성상 간병인에 대해 지휘 통제를 할 필요성을 병원 스스로가 느끼고 있다. 때문에 병원은 소개업체와 협약을 맺는 등의 방식으로 간병인에 대해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지만 ‘병원 직원이 아니므로 책임질 일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간병 업무 진행에 대한 근무평가표가 병원에 있는 걸로 확인된 것만 7군데로 간병업무가 종료되면 병원 간호부에 근무평가서를 제출하고 있다. 또한 간병인이 병원에 새로 들어가면 간호부에 이름과 담당환자 등에 대해 신고해야 한다는 점도 모든 병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다. 아산중앙, 신촌세브란스, 적십자, 보훈, 순천향, 성바오로, 영동세브란스 병원들은 정해진 간병료 이상을 받을 수 없도록 직접 제재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통해 볼 때, 병원 스스로도 간병인에 대한 관리감독의 필요성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병원은 권한을 행사하려면 간병인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지는 모습 또한 명확히 보여야 할 것이다.
4. 믿을 수 있는 간병제도 마련하고 간병인 노동인권을 보장하라!
공대위는 이번 간병인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병원과 정부에 편리한 간병서비스 공급정책이 아니라, 간병인과 환자를 살리는 간병제도를 수립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또한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하였다. 첫째, 병원에서 간병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병원 소속의 정규직으로 채용되어야 한다. 다만 과도기에서는 한계는 있지만 국공립병원은 무료소개소 운영을 의무화해야 한다. 둘째, 현재 환자와 보호자들이 개인적으로 지불하고 있는 간병료는 원칙적으로 정부가 지불해야 한다. 셋째, 각 시도의 국공립병원은 간병인 관리와 교육의 거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비용은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
이제까지 정부는 사실상 간병책임을 개인, 가족에게 전가해왔으며 간병제도의 미비로 인한 고통은 간병인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정부와 의료시설이 모든 책임을 회피하는 동안 간병인에겐 너무 낮은 간병료가 환자에겐 너무 부담스러운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간병인에겐 노동기본권을 환자에겐 신뢰를 주기 위한 간병인 제도 마련이 시급함을 우리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PSSP
본래 이런 조사는 보건복지부가 전국적 차원에서 실시해야 할 사업이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핵가족화,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간병서비스는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 국가적인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간병인 현황에 대한 전체적인 조사조차 진행된 적이 없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번 공대위가 진행한 실태조사는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유료소개소 문제점
조사결과 25개 소개소 전부, 소개소의 유니폼 착용 강제, 정기적인 병원 순회 및 근무평가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 직업소개소는 말 그대로 소개만 하는 것이지 소개된 노동자가 일하는 과정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 조사결과는 유료소개소가 사실상의 불법근로자 공급행위를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병원이 간병업무의 특성상 간병인에 대해 지휘 통제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소개업체는 사실상 병원의 노무지휘부서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1) 소개료 과다 징수
직업안정법 제 19조 제1항, 노동부 고시 제 97-21호 국내유료직업소개 요금 등 고시 제 1항에 따르면 ‘파출부, 간병인 등 일용근로자를 회원제로 소개, 운영하는 경우에는 그 소개요금에 갈음하여 월 3만원의 범위 내에서 회비를 징수할 수 있다.’ 조사결과 25개 소개소 중 23개 소개소가 3만원 이상의 월회비(2군데 4만원, 21군데 5만원)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에 응한 간병인들은 이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2) 입회 절차라는 명목으로 부담되는 추가비
간병노동자는 대부분 중고령 여성노동자로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태이다. 이런 노동자들에게 유료소개소는 월회비 외에도 다양한 명목으로 돈을 받아낸다. 10-20만원의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여성노동자의 처지를 악용하는 돈벌이를 한다. 소개소가 추가비용을 부담시키는 대표적인 명분은 교육비, 의복비, 신발값이다.
3) 유료소개소의 무책임함
유료소개소가 간병인 공급을 통한 돈벌이에만 관심 있다는 사실은 유료소개소의 간병인 교육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한 개의 소개소를 제외하고는 정기적으로 교육을 하는 곳은 없었다. 가입할 때 교육이 시행되긴 하지만 그마저도 인사법, 옷 입는 법 등의 형식적인 교육이다.
4) 무원칙한 간병알선
소개소에 뒷돈을 주지 않으면 일자리를 주지 않거나 나쁜 일자리만 얻게 된다는 불만도 수집되었다.
“일하고 있으면 전화가 와서 잘하고 있냐고 묻고 별말이 없다. 돈을 바라는 거다. 그래서 일 끝나면 한번 들러서 돈 줘야한다. 안주면 계속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보낸다.”
간병인 노동실태
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소개소가 간병인의 노동조건을 신경 쓸 리 없다. 병원도 간병인에 대한 지휘감독권한만 행사할 뿐 노동조건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는다. 간병인의 노동인권을 보장할 곳이 아무데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1)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간병료는 12시간 간병시 3만 5000원(병원에 따라 3만원, 4만원인 곳이 있음), 24시간 간병시 50,000원이다. 이는 식대, 교통비 모두 포함된 액수로 일 8시간으로 환산하면 16,666원으로 최저임금 20,080원에도 못 미치며 이를 226시간으로 환산하면 월 50만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이다.
2) 장시간 노동
간병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일요일 오후 2시에 들어와 근무를 시작하면 토요일 오후 2시에 근무를 마치게 되며 주6일을 24시간씩 결국 144시간을 근무한다. 이번 조사에서도 전체 38명 중 27명이 주6일 근무를 하는데, 1주일-12일 정도의 단기환자이거나 보호자가 없는 사람이라서 집에 안 가고 내내 근무하는 경우도 6명이 있었다.
3) 일하다가 병에 걸려도 숨겨야 하는 현실
조사 사례 중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경우는 전혀 없다. 대부분의 간병인들은 장기적인 수면장애로 인한 안구건조증이나 환자를 옮기기는 등의 일을 하다가 걸리는 디스크로 고생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주6일을 연속 근무하면서 피로가 누적되어 감염될 가능성도 많다. 그러나 산재처리를 받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오히려 아파서 약을 먹다가 들키면 짤리는 경우도 있어, 아픈 것조차 숨겨야 하는 현실이다.
4) 간병인을 위한 휴게공간조차 없음
늘 환자와 함께 있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조사된 22개 병원 중 간병인을 위한 휴게 공간, 옷 갈아입을 공간마저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5) 간병인에 대한 일방적인 책임전가
간병업무 중 환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피해발생의 원인, 피해발생의 정도와 상관없이 간병인에게 무조건 책임을 전가하거나 심지어 과도하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3. 병원의 간병인에 대한 지휘감독
소개업체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관리감독 행위를 하는 것은 현재 소개소가 병원의 노무관리부서로서 기능할 것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간병업무의 특성상 간병인에 대해 지휘 통제를 할 필요성을 병원 스스로가 느끼고 있다. 때문에 병원은 소개업체와 협약을 맺는 등의 방식으로 간병인에 대해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지만 ‘병원 직원이 아니므로 책임질 일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간병 업무 진행에 대한 근무평가표가 병원에 있는 걸로 확인된 것만 7군데로 간병업무가 종료되면 병원 간호부에 근무평가서를 제출하고 있다. 또한 간병인이 병원에 새로 들어가면 간호부에 이름과 담당환자 등에 대해 신고해야 한다는 점도 모든 병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다. 아산중앙, 신촌세브란스, 적십자, 보훈, 순천향, 성바오로, 영동세브란스 병원들은 정해진 간병료 이상을 받을 수 없도록 직접 제재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통해 볼 때, 병원 스스로도 간병인에 대한 관리감독의 필요성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병원은 권한을 행사하려면 간병인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지는 모습 또한 명확히 보여야 할 것이다.
4. 믿을 수 있는 간병제도 마련하고 간병인 노동인권을 보장하라!
공대위는 이번 간병인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병원과 정부에 편리한 간병서비스 공급정책이 아니라, 간병인과 환자를 살리는 간병제도를 수립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또한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하였다. 첫째, 병원에서 간병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병원 소속의 정규직으로 채용되어야 한다. 다만 과도기에서는 한계는 있지만 국공립병원은 무료소개소 운영을 의무화해야 한다. 둘째, 현재 환자와 보호자들이 개인적으로 지불하고 있는 간병료는 원칙적으로 정부가 지불해야 한다. 셋째, 각 시도의 국공립병원은 간병인 관리와 교육의 거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비용은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
이제까지 정부는 사실상 간병책임을 개인, 가족에게 전가해왔으며 간병제도의 미비로 인한 고통은 간병인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정부와 의료시설이 모든 책임을 회피하는 동안 간병인에겐 너무 낮은 간병료가 환자에겐 너무 부담스러운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간병인에겐 노동기본권을 환자에겐 신뢰를 주기 위한 간병인 제도 마련이 시급함을 우리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PS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