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의 정치적 자유 선언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최근 전국공무원노조(이후 전공노)가 공무원의 정치활동 보장을 선언하면서 공무원의 정치적 의사표현과 정치적 중립성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 당국은 예의 공무원의 정치 중립을 운운하며 전공노에 대한 탄압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정부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혹시라도 이를 빌미로 공무원의 노동조합운동에 대한 탄압에 나서려는 것이 아닌지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번 기회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 내용이 과연 국민으로서 당연히 갖는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 및 참정권을 제한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모든 국민은 기본권적 권리로서 참정권과 정치적 의사결정 및 표현의 자유를 당연히 가지며 공무원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 정치적 중립과 선거 중립을 구분해 사고할 필요가 있다.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란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라 선거 사무에서의 공정성과 중립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며, 이를 단순히 문구의 해석으로 정치적 중립 그 자체로 해석한다면 명백한 오류이다. 만일 그렇게 해석한다면 국민으로서의 당연한 정치적 권리와 공무원의 중립을 규정한 두 규정은 서로 상충하게 되며, 그럴 경우 자연법적 상위 개념인 국민의 참정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정치활동 자유의 규정에 의하여 하위적 구조인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표시한 헌법 규정은 당연히 위헌의 요소를 내포하게 되며, 문구를 바꾸던지 해석을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발생할 것이다.

지난 세월동안 정권의 하수인으로 이용하기 위해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했던 구시대적 낡은 사고로 또다시 공무원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탄압한다면, 또한 이를 빌미로 공무원노조운동에 대한 대대적 탄압으로 일관한다면, 현 정부는 심각한 정치적 위기와 민중세력의 치열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권의 탄압을 뚫고 공무원 노조 건설과 노동3권 쟁취의 한길로 매진해 온 전공노의 일련의 활동과 정치활동 자유 선언은, 그동안 보수적이던 공무원 사회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 냄은 물론이고 사회의 진보를 위한 민중운동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그동안의 투쟁속에서 공무원 스스로 자신들의 노동자성을 인식하고 노동자운동의 일주체로서 당당히 성장해 온 전국공무원노조의 투쟁에, 사회진보연대는 동지적 연대를 표명하며 정권의 탄압에 함께 맞서 강력한 공동 투쟁을 결의한다. .


투쟁속에 성장하는 전국공무원노조!
공무원의 정당한 정치활동 보장하라!
공무원도 노동자다, 노동3권 쟁취하자!

-2004.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