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권은 파병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미국은 이라크 점령을 중단하라!


1.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서른 세 살의 한국인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되었고, 우리는 그가 죽고 싶지 않다고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보았다. 가나무역의 노동자인 그는 회사일로 이라크인과 함께 팔루자 지역을 지나던 중 납치되었다. 한국군 파병이 결정된 후 한국인이 저항군의 주요표적이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가 위험하지 않다는 거짓말로 국민들을 우롱하며 파병을 결정했고 ‘국익’을 위한 그 결정은 결국 무고한 시민을 공포스런 죽음앞에 서게 했다. 이는 결코 우연적이지 않은, 파병의 필연적 결과다. 김선일씨를 납치한 무장단체는 한국이 24시간이내에 철군하지 않을 경우 그를 참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 이러한 끔찍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정권은 “테러세력에게 굴복할 수 없다”며 파병결정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 위태로운 목숨을 앞에 두고 도대체 무엇을 저울질하려 한단 말인가? 그 어떤 말도 납득할 수 없다. 미국,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의 파병국이 될 한국에 대해 저항세력의 반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사람의 희생이 불 보듯 보이는데도 파병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그것이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노무현정권의 파병결정에 있다. 김선일씨를 살리는 길은 당장 파병결정을 철회하고, 이미 파병되었던 서희 제마부대도 철수하는 것 뿐이다. 또한 미국은 이라크 점령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미국의 꼭두각시 정권은 절대 이라크 민중들에게 해방을 안겨줄 수 없으며, 점령으로 인한 분노의 총부리는 무고한 사람들을 향하게 될 것이다.

3. 한편 우리는 이 사태를 통해 끔찍한 폭력의 고리를 보고 있다. 이라크 침략에 맞선 민중들의 저항은 정당하다. 하지만 저항군들에 의해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 진정한 평화는 잔혹한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낼 때에만 가능하다. 그를 위해서는 폭력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자체를 바꾸어 내야 하는데, 또 다시 무고한 사람들에게 총을 겨누는 것은 그 상황을 바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4. 대다수의 국민들은 파병을 반대했다. 온갖 기만으로 저들이 결정한 파병이 가져온 결과는 처절하고, 치떨리고, 경악스럽다. 지금의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다. 파병결정을 철회하고, 이라크 점령을 중단하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