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성명서] 2004년 6월 23일

이라크인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와 폭력을 부추기는 것이야말로 가장 야만적 행위다

-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참한 노무현정권에게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이 있다 -


1. 침략전쟁에 동참한 노무현정권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한다. "무고한 민간인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너무나도 가증스러운주장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사태의 원천이며 수많은 "무고한" 이라크인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미국은 아무런 근거도 명분도 없이 침략전쟁을 감행하여 무고한 이라크인을 대량 살육하였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꼭두각시 정권을 내세워 노골적으로 이라크를 강점하려 하고 있으며, 미국의 천인공노할 만행에 처절하게 저항하는 모든 이라크인들의 목소리를 무참히 짓밟았다. 그렇다면 미국의 침략과 점령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한국군 파병은 무슨 근거로 용납될 수 있단 말인가?
또한 피랍사건이 발표된 후 오히려 노무현정권이 보인 오만방자한 태도가 죽음을 재촉했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노무현정권을 마치 정의와 진리를 실현하는 사도라도 된 것인양, 파병강행의 입장을 더욱 더 세차게 몰아붙였다. 이라크인이 반대하더라도, "평화와 재건을 위해 파병하기 때문에 우리는 정당하다"는 식의 논리로 온 국민을 기만하려는 더욱 뻔뻔스러운 작태를 서슴지 않았다. 어떤 논리를 대더라도 이 사태의 책임이 침략전쟁에 동참한 노무현정권에게 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다.

2. 이라크인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와 극단적 폭력을 부추기는 모든 주장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또한 고 김선일씨 사건을 계기로 극히 무분별하게 이라크인에 대한 증오와 "복수"를 운운하며 극단적인 폭력을 부추기는 모든 주장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예컨대 조선일보는 "네티즌 의견 중에서 '김정일한테 양해구하고 전군 다 파병해라'라는 글이 네티즌으로부터 가장 공감을 많이 받고 있다"는 둥의 기사를 대량 유포하고 있다. "네티즌"의 이름을 팔아, 극단적 증오와 폭력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류의 모든 행동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야만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지금의 이라크 전쟁이 이라크와 세계인에게 극단적 폭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침략전쟁과 점령, 파병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을 "복수와 더 큰 폭력"으로 몰고 가려는 세력이야말로, 전쟁으로 인한 죽음과 고통이 진정 무엇인가를 아주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세력이며, 야만이 도래하기를 기대하는 가장 위험천만한 세력이다.

3. 고 김선일씨와 모든 이라크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우리는 고 김선일씨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의 죽음에 슬퍼하는 모든 국민의 애절한 심정에 함께 한다. 또한 우리는 이라크에 대한 미국과 UN의 경제봉쇄, 침략전쟁, 저항세력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 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빼앗긴 모든 이라크인의 고통에 대해 그 아픔에 함께 하고자 한다.

지금도 이라크 현지에서는 미국이 저항세력 색출을 명분으로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있으며, 매번 수십명 이상의 무고한 이라크인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더 이상의 죽음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모든 국민의 목소리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학살이 중단되어야 하며 한국군의 파병이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모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시종일관 무시하고 국민을 기만하려는 데에만 몰두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에게는 민중의 심판만이 남았을 뿐이다.

2004년 6월 23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