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연장 즉각 중단하라

1. 국방부가 14일 전군 참모총장이 참여하는 군무회의를 통해 내년 말까지 이라크 파병을 연장하는 동의안 초안을 확정했다고 한다. 파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다시 기한을 연장하겠다는 그 뻔뻔함에 침이라도 뱉어주어야 할 것이다. 올해말까지는 소위 평화재건활동을 2개월밖에 못하게 되니 내년말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한 논리인가? 노무현정권은 파병에 이어 추가파병을 하고 이제 파병연장까지 함으로써 세번씩이나 전쟁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2. 전쟁참여 집단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작태는 눈뜨고 보아주기조차 민망하다. 국익, 북핵문제, 한미동맹을 시시때때로 써먹으면서 노골적으로 미국의 군사주의와 전쟁의 동업자가 된 것이다. 노무현과 천정배를 비롯한 정권과 집권당의 지도부가 번갈아 미국에 가서 각종 역겨운 아부의 극치를 떠는 것도 모자라, 전쟁과 점령에 세계3위 규모의 군대를 파병하고도 그것도 모자라 1년을 더 연장하겠다는 것에 이르면 할말이 없어진다.

3. 애초에 대량살상 무기도 없었거니와 이라크 침략전쟁은 민주주의를 가져오기는커녕 학살과 점령으로 인해 극단적인 폭력과 갈등만을 초래했다. 미국이 말하는 테러리즘의 위협은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세계는 훨씬 더 불안해졌다. 저항세력의 투쟁으로 인해 이라크 총선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라크에 친미정부를 세우려는 구상마저 벽에 부딪쳤다. 미군과 임시정부는 바그다드 주변만을 통제하고 있을 뿐이다. 남은 것은 미국중심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는 세력에는 가차없이 군사력을 사용한다는 깡패국가의 논리이다. 그것도 수천 수만의 이라크 민중들의 목숨, 김선일씨와 같은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댓가로 한 것이다.

4. 노무현정권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지금 이라크에서 평화와 재건은 없다. 자이툰부대는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동조자로서 기능할 뿐이다. 일곱 나라가 벌써 철군했는데도 아직도 파병연장 운운하고 25일에는 미국 국무장관 파월을 불러들여 연장방침을 선물로 안겨주려 한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을 비롯하여 학살과 점령에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세력들이 다시 나서야 한다. 자이툰부대 파병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반전평화 운동에 새로이 불을 지피자. 지금 전개되고 있는 부시, 블레어, 노무현 전범 민중재판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이라크 점령중단, 파병연장 저지, 한국군 철수투쟁의 물꼬를 트자.

2004년 10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