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살인이다

지난 10월 15일 대한민국의 노무현 정부는 농민집회에서 두 명의 농민을 살해했다. 지난 12월 18일 새벽 홍콩 정부는 WTO에 반대하며 집회를 진행하던 1000명의 민중을 잡아가뒀다. 한 편에서는 전 세계 지배자들의 밀실에서 초민족적 독점자본을 위한 세계질서 마련을 위한 음모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고, 한 편에서는 그 공모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한 정부기관의 조직적 살인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세계화다.

꺼져가는 목숨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우리 스스로 죽지 않기 위해 우리는 WTO각료회의를 중단하고 DDA협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우리는 서울의 여의도를 걸었고, 홍콩의 컨벤션 센터를 걸었다. 12월 17일 오후부터 WTO 각료회의를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했던 홍콩 투쟁단이 현지시각 18일 새벽 3시경부터 무려 8시간에 걸쳐 연행되었다. 홍콩 경찰은 감옥과 같은 차가운 유치장에 시위대를 몰아넣고 구타와 욕설, 반인권적 처우로 일관했다. 심지어 기본적인 생리문제 요구조차 외면하고 수갑을 채운 채 범죄자 취급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전 세계 언론과 민중이 주목한 상황에서 홍콩 경찰의 이와 같은 뻔뻔함은 어디서 기인하는가. WTO가 진행되는 장소로서 WTO 수호의 첨병을 자처한 이들은 WTO가 ‘상호 호혜로운 자유무역’을 가능케 하는 민주적 협상기구라는 거짓믿음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또한 WTO의 결정사항을 민중을 절망과 분노에 몰아넣을지라도 그들을 제압하고 심지어 살인할 각 국 정부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시위대가 돌아오면, 아니 전 세계 민중들이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WTO에 반발하면 그들을 다스릴 전 세계의 정부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민중들을 자신의 집, 고향, 고국을 떠나 마치 자연스러운 것인 양 이주하게 하거나, 아니면 죽임으로써, 아니면 죽음 직전의 공포로 다스릴 정부가 있기 때문이다.

WTO를 해체하라

WTO는 내년 3월까지 DDA협상을 논의할 각료회의를 다시 열겠다며 18일 회의를 폐막했다. 애초에 DDA협상은 올해를 협상시한으로 남겨두고 있었다.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비농산물 분야의 관세를 감축한다는 결정이 채택되었으나 농산물의 관세 감축과 상한 설정 여부는 논의되지 않았다. 한국이 속한 농산물 수입국 G10, 각각의 개도국 그룹 등의 반발과 미국과 EU의 대립이 그 원인이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엔진은 제 스스로의 모순에 걸려 넘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관계자들은 이를 ‘다자주의’의 한계라며 양자 간 협상의 강화 등 WTO 협상의 유연화 주장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19, 20일 미국산쇠고기 수입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협상과정에서 14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진전을 위해 농업부문의 양보를 밝히기까지 했다.

실로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닐 수 없다. 진실은 이미 폭로되었다. WTO가 주도하는 세계는 불공정하다. WTO가 수호하는 금융 수혜는 극소수에 향하고 빈곤과 불평등은 날로 확산되고 있다. WTO가 주도하는 세계는 민중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WTO가 주도하는 세계는 민주주의를 부정한다. 홍콩에 모여 반 WTO를 외쳤던 수 천 민중들과 회담장까지 가기 위해 바닷물에 몸을 던지고 이국땅에서 삼보일배까지 해야 했던 한국시위대의 몸짓 하나하나가 그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저들이 제멋대로 망쳐놓은 세계를 민중의 힘으로 복구하고 민중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조직적 살인행위,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민중의 투쟁은 목숨을 건 싸움이기에 끝내 승리할 것이다. 노동자, 농민이 죽어나가는 세계는 더 이상 우리의 세계가 아니다. 더불어 이 죽음을 기획하고 확산하는 정부는 더 이상 우리의 정부가 아니다.
홍콩 시민들의 연대의 메시지가, 전 세계 민중의 피눈물과 절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죽음을 부르는 DDA협상 전면 중단하고 WTO 해체하라.
-폭력연행과 강제진압, 홍콩경찰 사과하라.
-노무현 정부는 쌀개방 정책을 철회하고 폭력살인 책임져라.

12월 20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