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조는 유덕상, 이해관 제명을 철회하라 !

 

1. KT노조가 지난 23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해고조합원인 유덕상, 이해관 동지를 제명하였다. 해고자에게 지급되던 신분보장기금 지급도 중단되었고, 제명시기는 위원장에게 위임되었다. 이 사건은 즉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당사자들은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조치가 민주노조운동 내에서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반민주적이고 반자주적인 행위이며, 노조운동의 기본을 부정하는 반노조적인 행위라고 본다. 이에 즉각 제명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2. 양보할 수 없는 노조운동의 근본은 자주성, 민주성, 연대성, 투쟁성에 있다. 노조활동을 앞장섰다는 이유로 회사에 의해 해고당하면서 해고자로서 활동을 이어온 조합원을 ‘제명’한다는 것은 노동조합의 운동적 근본을 저버리는 사태이다. KT노조는 그간 노사협조주의에 기울어져 있고 자주성이 무너져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두 동지들 역시 그 비판에 함께해 왔다. 제명조치는 KT노조가 사용자편이 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3. 이번 사태는 KT노조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노조운동의 기본원칙이 훼손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해고자 정리조치, 기아차 입사비리, 강승규 전 민주노총수석부위원장의 비리사태 등 단위노조에서 상급단체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민주노조운동의 기본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본다. 노사담합, 협조주의를 뿌리 뽑는 근본적 혁신을 위해 전체 민주노조운동과 사회운동이 나서자.

 

4. 이를 위해서는 민주노총이 이번 사건의 부당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구체적인 혁신에 나서야 한다. 이러저러한 복잡한 사정을 계산하기 전에 민주노조운동의 정신과 원칙, 기풍을 확인하고 이를 천명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민주노조운동에 애정을 갖고 함께하는 모든 이들도 사태 해결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조운동이 권력과 자본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적인 허물로 인해 약화되지 않도록 철저한 혁신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자.

 

 2006. 3. 31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