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부대 파병연장음모를 즉각 중단하라

 

지난 5월 30일 국내 주요 언론에는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 23일 김장수 국방장관에게 자이툰 부대의 파병을 연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가 실렸다. 그 동안 눈치를 보며 정부 일각에서 제기해 오던 파병연장 불가피론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국방부는 파병 연장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한 지 오래이다.

 이것 뿐 만이 아니다. 6월 2일에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 국방장관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한국군 동의/다산부대의 파병을 연장해 줄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해 왔고 4일에는 방한 중인 이라크 국방차관이 자이툰부대의 파병연장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겉으로는 아프간 파병 연장을 요구하면서 실상은 이라크 파병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하는 미국의 속내를 이라크의 친미정부 관계자의 입을 빌어 다시금 확인시켜 준 꼴이다. 이미 두 차례나 어거지로 연장해 놓고, 스스로 임무 종결을 약속해 놓고도 파병을 또 다시 연장하려는 정부는 언제까지 국민들을 기만할 셈인가?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국방연구원이 내놓은 파병연장의 이유이다. 자이툰 부대가 연말에 철수하면 “아르빌 지역의 석유채굴권 확보와 전후복구사업에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파병을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유를 쟁탈하려는 더러운 침략전쟁에 동참하지 말라는 비판에, 인도주의적 재건사업을 위해 파병한다고 했던 것이 한국 정부다. 그랬더니 이제 와서야 석유채굴권이 탐나니까 파병을 연장해야 한다고 하는 추악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미국이 점령한 이래 수십만의 무고한 이라크인들이 희생당했고 이라크의 석유자원은 다국적 석유자본들 손에 헐값에 팔려나갔다. 게다가 미국의 분할통치 책동에 놀아난  이라크 내 각 종파들은 석유를 둘러싼 이권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낸 근원인 미국의 침략에 발맞춰 나가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하이에나처럼 수탈에까지 동참하겠다고 하는 노무현 정권은 최소한의 도덕과 개념조차 상실했음이 분명하다.


인도주의적 파병이란 허울좋은 구호부터 당장 걷어치워라! 자이툰 부대는 즉각 철수하여야 한다. 무고하게 죽어갔던 이라크의 민중들을 더 이상 분열과 혼란 속으로 내몰지 말라! 제국주의의 군화발에 짓밟혀 신음하는 이라크 민중들의 피를 빨아먹는 더러운 파병을 즉각 중단하라! 정부는 치졸한 파병연장음모를 중단하고 국민 앞에 약속한 철군 약속을 이행하라!


2007. 6. 4.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