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즉각 철군하라!

- 아프간 피랍사태에 대한 성명서


1.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0여명이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현지 무장단체에 납치되었고, 이 단체는 한국군이 한국시간으로 오늘(21일) 오후 4시 30분까지 철군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는 위협을 발표했다고 한다. 이에 납치된 이들의 가족과 친지를 비롯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져있고 그들의 안전을 바라고 있다. 무엇보다 피랍자들이 무사하고 안전하게 귀환하기를 염원하며,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바이다. 아프간 무장단체가 한국군 철군을 요구한다고 하지만, 이러한 민간인 납치와 살해위협을 수단으로 삼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이는 철군을 위한 운동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피랍된 이들을 즉각적으로 석방해야 한다.


2. 이번일은 우발적인 사태가 아니다. 이러한 납치 사건이 발생하게 된 근본 원인은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앞세운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를 뒷받침하는 한국 정부의 파병정책이다. 반전평화 운동이 끊임없이 경고해 왔듯이 전쟁과 파병은 이러한 사태를 지속적으로 야기시킨다. 故김선일씨와 윤장호 하사의 죽음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강행하면서 미국은 곧바로 아프간을 침공했고 그해 12월에 한국은 파병을 하여 7년째 파병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나토, 한국군을 비롯하여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4만 3천여 명의 외국 군대는 아프간에 자유도 민주주의도 가져다주지 못했고 오히려 광범위한 국토 파괴와 민중생활을 황폐화만을 가져왔을 뿐이다. 최소 1만 명 이상이 죽었고 인구의 대다수가 빈곤상태에 빠져 있다. 이에 따라 외국군에 대한 저항공격은 날로 거세지고 있어서 미군과 아프간 친미정부는 최소한의 치안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3. 노무현 정부는 국민적인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만 주술처럼 되뇌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병을 계속 연장하고 레바논 파병까지 하면서 미국의 전쟁과 점령의 충실한 조력자 노릇을 자처해 왔다. 21일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의·다산 부대는 의료와 구호 지원을 위한 비전투부대며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돕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는 거짓말이다. 한국군 파병부대는 파병 당시부터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지원하는 부대였으며 이는 파병동의안에도 명시되어 있다. 아프간의 재건이 아니라 미군을 비롯한 다국적군 지원을 위한 후방부대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온 나라가 전쟁터가 되고 있는 이라크에서도 한국군은 미군의 점령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더욱이 노무현 대통령은 철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음으로써 즉각 철군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현재 피랍자 가족들이 “구두로라도 철군을 약속해 달라”고 애타게 호소하고 있지 않은가. 노무현 대통령은 즉각적인 철군을 선언하고 철군을 시작해야 한다.


4. 우리는 전쟁과 파병이 계속되는 한 이러한 불행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자본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군사세계화가 곳곳에서 불평등과 빈곤, 전쟁과 폭력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되돌리는 것만이 무고한 민중의 생명이 희생되는 것을 막는 길이다. 침략과 전쟁, 점령과 파병을 중단하는 것만이 민중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또 다시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피랍자들의 무사한 귀환을 기원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즉각적인 철군을 선언하라!

아프간, 이라크, 레바논 파병부대 즉각 철수하라!


2007년 7월 21일

사회진보연대(www.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