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 노무현정부와 미국정부가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

1. 아프간 피랍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기원하고 있고 가족들까지 나서서 미국이 책임을 다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는 시점에, 일부 보수언론들이 ‘반미’ 운운하며 찬물을 끼얹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처사다. 조선, 동아, 문화일보 등 보수언론들은 아프간 사태의 근본 원인제공자인 미국을 우회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피랍자들의 생명을 구하려는 노력을 반미로 몰아세우는 보수언론들은 이를 중단하고 즉각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2. 미국은 아프간을 침략한 당사자이자 지금도 아프간에서 전쟁과 점령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9.11 사건의 주범을 체포한다는 미명하에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렸고, 그 이후에는 국가재건을 명분으로 점령을 계속하면서 7년째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적어도 1만 명 이상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아프간 민간인들이 점령군의 폭격과 군사작전에 의해 사망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에 따르면 작년에만도 약 4,400여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또한 미국은 폴리차르키, 바그람 등의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을 불법적으로 구금하고 학대하고 고문해 왔다. 이러한 미국의 전쟁과 점령, 국토파괴와 인권유린이 아프간 저항세력의 납치와 인명살해 같은 계속되는 폭력의 악순환을 낳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프간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의 출발점은 미군과 나토, 한국군을 비롯한 모든 외국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고 미국이 아프간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3. 아프간 피랍사태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테러세력과의 협상은 없다’면서 포로 석방을 거부하고 있다. 미 국무차관과 하원 외교위원장은 방미 국회의원들에게 ‘테러리스트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고 인질-수감자 교환에 반대했다. 더욱이 미국은 지난 2일 남부 칸다하르의 탈레반 거점지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미 국무부가 군사적 압력도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라고 밝힌 이후 이 같은 공습이 이뤄졌다는 것은 미국이 여전히 무력에 의한 진압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은 사태 초기부터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았고 수수방관하면서 탈레반 소탕작전에만 골몰했다. 그러나 군사작전은 또 다른 재앙과 폭력을 부를 뿐이다. 미국은 인질구출작전이나 소탕작전을 중단해야 한다. 미국의 ‘대테러전쟁’ 7년은 전 세계에서 갈등과 폭력을 줄이기는커녕 더 많은 충돌과 분쟁을 낳았다. 누구도 대테러전쟁이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은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서 기약없고 지리한 전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무고한 민중들의 희생만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4. 또한 노무현 정부 역시 6년여에 걸쳐 파병을 이어오면서 미국의 제국주의적 침략과 점령의 일원이 되어 국민들을 위험 속으로 몰아넣었다. 아프간 피랍사태는 이렇듯 미국의 대테러 침략 전쟁과 노무현 정부의 파병이 초래한 비극이다. 또한 노무현정부는 사건 초기부터 '철군'과 '포로석방' 요구를 회피하면서 무능한 작태를 보여 결국 안타까운 두 생명을 잃게 만든 분명한 책임이 있다. 전쟁과 파병에 동참하는데만 혈안이 되어 자국 민중의 생명도 보호하지 못한 노무현는 파병정권의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미국정부와 노무현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미국은 아프간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포로 석방 협상에 나서야 하고, 이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전쟁과 점령을 중단해야 한다. 한국 정부 역시 즉각 아프간에서 철군하고 이라크와 레바논에서 파병을 중단해야 한다.


사회진보연대 (www.pssp.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