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운동의 전진을 위해 투쟁해온 길
- 한국통신계약직노동조합 파업투쟁 1주년을 맞이하여 -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의 투쟁은 자본과 권력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맞선 최선봉의 투쟁이다. 그
동안 우리는 한통계약직 노동자 동지들의 투쟁을 통하여 이땅 비정규
직 노동자가 처한 암울한 현실을 생생히 보았다. 그들은 정규직과 동
일한 노동을 하면서도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평균 85만원의 임금
에 만족해야만 했고, 일상적인 해고의 위협을 항상 감내해야만 했으며,
나아가 갖은 차별대우라는 인간적 모멸감에 노출된 삶이었다. 그러나
이런 불안한 삶마저도 끝내 한국통신이 계약직 노동자 7000명을 집단
해고함으로써 파탄나고 말았다. 자본과 정권은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
들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가.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통신계약직노동조합은 지난 1년간 담대한
투쟁을 전개해왔다. 노동조합의 요구를 때로는 철저히 외면하고, 때로
는 폭력적으로 탄압했던 한국통신 사측의 집요한 공세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의연한 투쟁으로 맞섰다. 작년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도
'비정규직 철폐와 정규직쟁취'를 위해 노숙투쟁을 전개하였고, 목동전
화국 점거, 국회 진격투쟁을 전개하는 등 가열차게 투쟁해 왔다. 그 과
정에서 홍준표위원장을 비롯한 수명의 동지들이 구속, 투옥되었으며,
한 명의 동료가 사망하고, 또 다른 한 명의 동료가 여전히 반신마비로
고생하고 있는 아픔을 겪었다.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들은 365일간 하
루도 쉬지 않는 투쟁일정을 사수하며 노동조합으로 집결한 투쟁대오의
강고함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전국의 다른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투쟁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노벨평화상을 받고 '인권'대통령을 내세우는 김대중 대통령의 눈에는
저임금, 열악한 노동환경과 살인적인 노동강도로 인해 병들고 있는 비
정규직 노동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단지 경제회복을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라며, 성공적인 구조조정 사례라고 부추기며 환영했다. 한나라의
대통령이라기보다는 세계를 떠도는 거렁뱅이, 초국적 자본의 식객과
같은 행색으로 현재 유럽순방길에 오른 김대중대통령이 이들 노동자들
에게 베풀어준 은혜라곤,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경찰, 용역깡패를 동
원하여 폭력을 행사하거나, 수많은 노동자들을 구속시키는 만행들 뿐
이였다.

김대중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계
속적으로 양산하면서
노동자들의 삶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들의
대량해고 역시 정부의 구조조정 압력에 의해 촉발되었다. 수량적인 구
조조정의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인력마저 자른 한국통신은 현재 똑
같은 업무를 도급으로 대치시키면서 더 많은 비용을 통신요금으로 국
민들에게 전가시켜왔다. 우리는 노동의 불안정화로 일관된 흐름을 형
성하고 있는 노동자 죽이기가 구조조정의 본질임을 안다. 현재에도 한
국통신계약직노동조합 뿐만 아니라 인사이트코리아, 대송택, 방송사비
정규직노동조합 등 수 많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의 당당한
자기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투쟁하고 있고, 보험사모집인, 학습지교사,
골프장경기보조원 등은 '근로자성'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으로 인해 근로
기준법 자체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철저히
외면하면서,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겉치장만 요란하게 해대고, 투쟁
하는 노동자들에게 반인륜적 폭력행위를 일삼고 있는 김대중정권은 반
민중적 폭력정권임이 분명하다.

불안정노동이 확산되고, 노동기본권이 내팽겨쳐지고 있는 오늘의 현실
은 단지 해가 바뀐다고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끝도 없이 거듭되는 구
조조정 속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며 헌신적으로 투쟁해
온 우리 모두 투쟁의 결의를 벼려 나가자! 비정규직 양산하는 김대중
정권 규탄한다!!!

2001.12.13.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