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성신여대는 상식 이하의 집단해고를 철회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

 

  지난 8월 27일, 개강을 앞두고 학교 대청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성신여대의 청소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갑작스럽게 자신의 해고 소식을 들었다. 성신여대가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어 자신들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십 수 년 넘게 학교에서 청소 일을 해 온 노동자 65명 전원을 해고한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 사실을 직접 듣지도 못했다. 8월 31일 용역업체 재계약을 앞두고 학교 측에 대화를 요청한 노동자들에게 성신여대는 지난 두 달여 동안 굳게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가, 새로 계약한 용역업체 (주)엘림 MTS의 ‘벼룩시장 채용공고’를 통해 해고를 간접적으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성신여대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작년에 노조를 결성한 이후에야 겨우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노조를 만들었다고 해고하다니 성신여대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도 없는가!

 

  해고 사유도, 해고 통보 방식도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 못할 일을 저지른 성신여대는 ‘학교는 책임이 없고 고용승계 문제는 용역회사가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노조를 결성한 노동자들을 쫓아내기 위해 학교가 얼마나 큰 의지를 가지고 계획을 세웠는지는 곳곳에서 드러났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공연하게 해고사유가 노조결성임을 밝혔고, 개강을 하자 학생들을 상대로 대량 선전물을 배포하고 학교의 모든 화장실에 선전물을 붙여 각종 거짓 선전과 노조를 음해하는 작태를 서슴지 않았다. 매일 농성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전화해 노조를 그만두면 재계약 해주겠다며 회유하는 파렴치한 짓도 버젓이 저지르고 있다. 이런 일을 저지르고 있는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은 전 성신학원 이사장 시절에도 성신여고, 성신여중, 성신 초등학교 비정규직을 전원 해고하는 등 이미 노동자를 일회용품처럼 쓰고 버리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더해 올 해 청소용역 업체를 재계약하는 과정에서는 지독한 노무관리로 2006년 홈에버의 한 청소 노동자를 사망으로 몰고 간 전력이 있는 (주)엘림 MTS를 비공개로 지명해 불러들였고 이들과 함께 청소용역 노동자 전원을 해고하고 노조를 없애려고 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성신여대의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은 결코 학교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가 이렇게 수많은 준비를 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억울하고 화가 난 노동자들은 28일 아침 8시부터 지금까지 9일 간 성신여대 행정관을 점거하였고 학교의 악랄한 회유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수많은 지지의 목소리와 연대의 힘이 모아지고 있다. 대량의 거짓 선전에도 불구하고 성신여대 학생들은 속지 않았고, 개강한지 3일 만에 이미 전체 인원의 2/3가 넘는 학생들이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학교를 규탄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9월 3일에 열린 연대 집회에는 성신여대분회 동지들과 같은 서러운 용역의 처지에 있는 많은 노동자들과 연대 단위들이 모여 성신여대 행정관 앞을 가득 메우고 앞으로의 연대를 결의했다. 성신여대의 부당한 집단 해고와 책임 회피를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쟁취하고 당당하게 노동조합 활동으로 자신의 권리를 외칠 수 있는 날까지 더욱 큰 투쟁을 만들어 갈 것이다!

 

성신여대는 당장 책임 있는 대화에 나서라!

성신여대는 책임지고 고용승계 보장하라!

 

2008년 9월 5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