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단결투쟁으로 비정규직 철폐하자!
-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故박일수 동지 죽음에 부쳐

1. 또다시 한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 자결을 했다. 고인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비는 바이다. 향년 50세의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 故박일수 동지. 그는 유서에서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나도 앞서간 열사들의 고뇌와 희생에 같은 심정이다. 나의 한 몸 불태워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이 착취당하는 구조가 개선되길 바란다. 부디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진실된 노동의 대가가 보장되는 일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절규했다.
작년 10월 근로복지공단비정규노조 이용석 광주지부장이 분신 자결한 것이 기억에 생생한데 또다시 비정규 노동자의 분신사태를 접해야 하니 참담하기 그지없다. 누가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그동안 비정규직을 양산해왔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무엇 하나 대책도 없는 정부와 자본이 그 일차적 가해자이다.

2. 그러나 책임을 마냥 떠넘기기에는 우리 민중운동 진영도 그리 떳떳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화된지 몇 년이 되었고, 민주노조운동 내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1의 과제로 받아안고자 노력해왔지만 이렇게 열사의 죽음을 또다시 맞이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불안정노동자층의 급증한 증가 속에서 이들을 노동운동의 주체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고 노동자계급 내에서의 차별과 분열을 단결과 연대로 극복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故박일수 동지의 죽음으로 맞이한 투쟁의 계기 속에서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최대의 목표로 놓고 투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정권과 자본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를 비수처럼 파고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중공업 노조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울산대책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관건은 현장 노동자들의 아래로부터의 연대와 단결일 것이다.

3. 비정규직의 죽음을 막는 길은 노동자가 계급으로서 단결하고 연대하여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것 뿐이다. 사회진보연대도 이를 위해 투쟁하기를 그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