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ld>모든 상황은 한국군파병 철회, 미군점령 중단을 가리키고 있다!</a><br>
- KBS기자 억류, 미군의 공동주둔 요구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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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 기자 세명이 폭발물을 가진 테러리스트로 오인되어 이라크 점령 미군에게 네시간이나 억류되어 있었고 그 장면이 생생하게 방영되었다. 또한 최근 미국은 한국군 파병예정지인 키르쿠크에서 미군과 한국군이 공동으로 주둔하고, 미군의 지휘를 받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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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BS 기자들이 신분을 밝혔고, 폭발물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는데도 강제로 수갑을 뒤로 채워 억류하고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고까지 한 미군의 만행을 우리는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점령군으로써 이라크인들을 비롯하여 모든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으며 극히 오만한 태로도 이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군과 미군이 공동으로 키르쿠크에 주둔하자는 제안은 공동으로 저항세력을 공격하고, 또 공격을 받자는 이야기이며, 이를 위해 미군의 지휘를 받으라는 것이다. 즉 한국군이 미군과 함께 점령군 역할을 하라는 것인데, 이는 미국의 속내를 스스로 드러낸 것일 뿐만 한국정부가 평화■재건을 위한 부대라는 성격을 부여한 것 자체가 얼마나 기만적이고 허구적인 것인지를 미국이 폭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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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명분을 갖다 붙이더라도 제국주의 침략전쟁일 수밖에 없는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군은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지만 거세지는 저항세력의 공격에 의해 갈수록 수렁에 빠져들고 있으며, 미국의 압력에 따라 파병하고 또 대규모로 추가파병하는 한국정부가 평화■재건을 부르짖는다 할지라도 미군의 역할을 분담하는 것일 뿐이다. 심지어 교전이 생겨 한국군이 희생되면 과연 정부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희생자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하고, 한국군 안전을 지키기 위해 또 더 큰 규모로 파병하자고 할 것인가? 그것은 미군과 같은 ‘점령의 늪’에 빠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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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더욱이 파병예정지인 키르쿠크는 갈수록 내전과 마찬가지의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 중부군 사령관이나 CIA도 이를 인정했다. 미군은 애초 이라크 과도통치위를 종족■분파간 배분으로 구성해 놓음으로써 종족갈등을 심각하게 만들었고 이를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2월 1일에는 쿠르드족 관할 지역인 키르쿠크 북부 도시 아르빌에서 쿠르드계 정당 당사를 겨냥한 2건의 동시 자폭 테러로 109명이 숨지기도 했다. 23일에는 차량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서 10명이 숨지고 45명이 다쳤다. 28일에는 시아파 2000여명이 키르쿠크 시가지에서 “키르쿠크는 어느 민족의 것이 아니라 주민 모두의 것”이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29일에는 쿠르드족이 이라크투르크멘전선(ITF) 사무실에 난입하여 집기를 부쉈다. 폭력사태가 확산되고 충돌이 커지자 경찰은 29일부터 저녁 6시 이후의 야간통행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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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과도통치위가 임시헌법에 합의했지만 합의한 바로 다음날 최대규모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임시헌법은 며칠이 지나서야 서명되었다. 미국은 이라크 기업의 사유화와 개방된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추진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중동자유무역지대(MEFTA)를 건설할 계획이다. 벌써 핼리버튼, MCI, 백텔 등 미국의 초국적기업들이 석유, 전화, 수도 등을 장악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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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라크 인들은 스스로 민주주의를 재건하고 정부를 만들기를 원한다. 석유로부터 나오는 수입이 미군에 통제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인들에 의해 민생을 복원하는데 쓰일수 있도록 경제적 권리를 바란다. 이 모든 상황은 한국군이 파병을 철회하고 미군을 비롯한 점령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그것이 이라크의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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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국주의의 하수인이 되어 이라크 점령군의 일부가 되고 한국 젊은이들의 피의 댓가로 그 떡고물을 나눠먹으려는 한국지배계급의 수작은 중단되어야 한다. 공식적으로도 1만명이 넘는 이라크 인들을 학살하고 5백명이 넘는 자국병사들을 희생시키며 이라크를 침략함으로써 전 세계에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군사주의를 관철시키려는 미국의 더러운 점령은 중단되어야 한다. 그것은 무장한 세계화에 반대하는 한국 민중의 투쟁, 세계 민중들의 투쟁으로써만 가능하다. 오는 3월 20일 이라크 침략 1년 전세계 반전행동이 개최된다. 전 세계적으로 수백개 도시와 지역에서 미국의 침략 점령을 규탄할 것이다. 세계 민중들의 강력한 반전 반세계화 연대투쟁으로 점령을 끝장내고 파병을 철회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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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8일<br>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