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 추락사고, 삼성이 책임져라!
삼성에서 터진 ‘구의역 사고’, 삼성과 정부는 안전대책 수립하라!
또 한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구의역 사고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이다. 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로 살아왔던 故진남진씨는 6월 23일 에어컨 실외기를 수리하다 옥외 실외기가 무너지면서 추락사하고 말았다. 이번 사고는 구의역 사고와 너무도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공공’ 영역에서 벌어진 안전사고냐 ‘민간’영역에서 벌어진 안전 사고냐일뿐이다. 하지만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공공과 민간의 차이가 있을까? 공공이 아닐 뿐, 민간영역에서 최고로 돈을 잘 번다는 삼성전자가 비용을 아끼려고 서비스영역을 외주화하고, 서비스기사들에게는 실적만을 강요하다 이번 사건이 벌여졌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제대로된 안전장비도 없이 혼자 벽에 매달려 실외기를 수리해야 했다. 노동자들은 회사에서 정한 시간내에 일을 끝내지 못하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건당 수수료를 받는 노동자들은 해당 서비스를 시간 내에 처리하지 못하거나 위험하다는 이유로 거부하면, 결과적으로 임금하락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노동자들은 시간에 쫓기며, 목숨이 위험한 작업환경을 거부하지 못하고,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구조적으로 삼성과 관리자들의 압박으로 노동자들은 위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00씨 사고가 알려진 후에도 삼성전자서비스 서부산서비스센타에서는 팀장이 비가와도 에어컨 실외기 수리를 완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안전하게 일할 권리라는 선택지는 애초부터 없었던지 모른다. 삼성전자는 자기들과 무관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사장들은 안전규칙이 있었다고, 당사자의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회사의 속도와 실적 압박 속에서 안전규칙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것을.
이번 사고와 유사한 사고도 이미 여러차례 있었다. 2014년에는 티브로드 케이블 방송 설치 기사가 전봇대에서 추락해 사망하기도 했고, 2015년에는 LG전자 서비스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구의역 사고나 작년 케이블노동자 사망사고, 이번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의 사망사고 모두대기업의 외주 하청업체 노동자들이었다. 모두 원청의 감독아래, 실적압박에 시달려왔다. 하청업체들의 안전사고는 원청의 책임이 분명하다. 지금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대형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
우리 사회는 수 많은 사고를 겪으며 아직도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안타까운 죽음이 생겨서는 안된다. 이제 원청 사용자에게 안전사고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안전지침을 종잇조가리로 만들어버리는 건당 수수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우리는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다.
위험업무 안전업무의 외주를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노동자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라
서비스 노동자를 위험으로 내모는 건당수수료 임금체계를 폐기하라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법을 재개정하라.
2016년 6월 27일
삼성노동인권지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