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3호 | 2006.08.29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투쟁으로 민중총궐기의 포문을 열자
강제주택철거를 막아내기 위한 우리의 자세
국방부가 통보한 대추리, 도두리 강제철거예정일이 8월을 넘기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대추 초등학교를 부수고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농민의 들판에 군부대를 주둔시키고 난 뒤, 이제는 주택철거를 자행할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6월 30일까지 이주통보를 해놓았다. 그러나 7월과 8월 무수히 많은 철거예정일이 소문을 타고 횡행하였지만 철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평택지킴이들의 심경을 나날이 옥죄고 있는 폭력적인 위협은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국방부가 통보한 빈집철거의 목적은 현재 빈집에 거주하고 있는 스물다섯 여 명의 지킴이들을 주민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주민들의 심리적 압박의 정도를 극단으로 몰고 가려는 것에 있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를 외부세력으로 규정하고 주민들의 요구를 보상 문제로 왜곡시켜 이 싸움을 단순히 하나의 이익집단의 문제로 치부하려했던 그 탄압이 이제는 강제철거위협과 함께 보다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심리적, 정신적으로 지칠 대로 지친 주민들을 회유하고 대외적으로는 강제철거가 “이제 곧!”시작될 것이라는 엄포를 매일 늘어놓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지난 7월 25일 주한미군과 함께 ‘미군 기지이전사업단’을 창설하여 평택기지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표했다. 또한 윤광운 국방장관은 8월 24일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을 기념하는 기고글에 “평택 미군기지에 제공되는 땅이 349만평인 반면, 전국적으로 돌려받는 면적은 그의 15배인 5,100만평임”을 상기하며 “국가발전측면에서 평택시민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기까지 하였다. 노무현 정권은 지난 4년, 학교와 땅을 빼앗기고, 이제 집까지 빼앗기게 될 처지에 있는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눈물겨운 투쟁을 철저하게 외면한다. 약 열 차례에 걸쳐 수만 명의 시민들이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대중적인 투쟁을 벌여내었으나 노무현 정권에게 이는 마치 없었던 일처럼 치부하고 싶은 하찮은 동요일 뿐이다.
하중근 동지를 죽인 날카로운 그 방패날은 이제 다시 대추리, 도두리 주민을 향하고 있다. 폭력 정권, 살인정권은 생존을 이어가려는 국민에게 하루하루 옥죄여오는 고도의 심리적 압박의 강도를 높이며 기지이전과 강제퇴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재협상의 여지를 부정하는 정권
노무현 정권의 반민중성과 폭력성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 지금,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을 둘러싸고 한-미동맹 틀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의는 다시 한 번 노무현 정권의 본질을 보여준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의 시기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은 서로 다른 입장을 제시하고 있으나(한국은 2012년, 미국은 2009년) 한미양국 모두 환수의 시기를 주한미군의 평택기지 이전 완료시점으로 사고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전시작전권 환수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일환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측면이기도 하지만, 평택 기지 확장이전 공사의 조속한 완료를 주문하는 미국의 압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이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보내는 서신에 2009년 한미연합사 이전과 작통권 환수가 한 번에 실행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이는 주한미군이 해외주둔 미군재배치(GPR) 계획에 따라 2008년까지 평택기지로의 이전을 완료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은 이와 함께 현재 40%를 밑도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 비율을 50%로 상향 조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시작통권 환수가 결코 한미동맹에서의 한국정부의 자주성을 의미하는 바가 아님을 우리는 분명히 알 수 있다. 미국은 한미연합사의 평택이전을 작통권 환수의 조건을 내걸면서 한-미 전쟁동맹의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한편 지난 8월 15일자 조선일보에는 한 군사전문 기자가 “향후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추진과 주한미군 재편 과정에서 주한미군 추가 감축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금석이 평택기지”라는 군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또한 현재 전시작통권에 대한 한국군의 단독행사가 이뤄지면 주한미군 재편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지규모를 적절히 축소하는 것이 한국 내 반미감정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미군 측 평가를 보도하였다. 즉 평택 기지 확장 부지의 총 285만평 중 용산기지 이전부지는 38만평에 불과하고 2사단과 다른 미군 기지들이 옮겨 올 지역은 247만평에 이르는데 결국 미2사단은 주한미군 감축예정부대인 보병부대라는 것이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이전사업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최소한의 국민적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로 추진되면서 부지규모와 비용의 문제부터 주민강제퇴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원의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미국에서 요구하고 있는 미군기지 확장이전계획은 전략적 유연성을 전제하며 한국군의 자기위상의 변화도 동시에 추동하고 있는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의 한 단면이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평택기지이전은 자국의 안보와 군사전략에 대한 중차대한 결정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직격탄이 될 것임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노무현 정권은 여전히 재협상의 여지를 전면 부정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도 미 군사패권에게 종속되어 한국정부의 무능함 때문이 아니다. 살인정권은 여든 살의 농민들이 2년 동안 매일 내뱉는 눈물어린 절규를 ‘국책사업’이라는 단호한 표현으로 묵살하며 또다시 국민을 서서히 죽여가고 있는 것이다. 평택기지이전협상에서 감축될 가능성이 있는 보병부대의 부지 이외에 38만평의 주한미군의 골프장 부지는 이전과정의 옵션처럼 결정 내려져 있다. 60년 동안 농민의 피와 땀으로 갯벌을 옥토로 만들어낸 땅이다. 그 목숨과도 같은 땅이 전쟁연습을 위한 골프장으로 전락하게 되는 비극을 만들고 있는 노무현 정권은 그 스스로도 충분히 가공할 만한 폭력정권이다.
평택투쟁이 전국적인 투쟁이 되어야 하는 이유
추수를 해야 할 9월, 들판은 군부대와 경찰들, 철조망으로 시커멓게 둘러싸여 있다. 시민들은 대추리 도두리로 들어가기 위해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경찰의 불심검문 앞에 연극을 꾸며대는 굴욕을 참아내야 한다.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경찰과 국방부 직원들에 의해 감시되고 있으며 이 기가 막힌 인권유린상황들을 제한적으로라도 알려냈던 언론보도조차 이제 곧 차단될 예정이다.
주민들과 함께 목숨을 걸고 이 땅을 지키겠다고 결의한 스물다섯명의 평택지킴이들과 끊임없이 대추리, 도두리를 찾아 모여드는 시민들의 평화의 발걸음만이 무지막지하게 자행될 강제철거를 막아내는 힘이다. 노무현 정권은 한치 앞의 내일의 전술을 예측할 수도 없도록 상황을 오리무중으로 빠뜨리고 투쟁의 주체들을 고도의 심리적 압박감으로 몰아넣으며 상식과 윤리를 굴복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비록 대추리의 내일의 상황은 예측할 수 없다 해도 저 폭력살인 정권이 이 땅의 평화와 생명을 어떻게 무참히 짓밟을 것인가는 똑똑히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9월로 넘어간 강제철거는 주민퇴거조치와 함께 보다 광폭하고 무지막지한 폭력을 앞세워 자행될 것이다. 이미 국민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펼쳐낸 노무현 정권은 한미동맹의 현대화와 기만적인 ‘자주국방’에서의 정치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저 없이 ‘국책사업’을 추진해갈 것이다. 2006년 하반기 대추리 도두리에서 진행될 그 처절한 강제철거저지 투쟁은 모든 것을 빼앗긴 이 땅 민중의 분노와 울분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하나의 보편적인 상징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현지에서의 투쟁만으로 그 온전한 의미가 대중적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는 없을 것이다.
“올해에도 농사짓자!”라는 대중적인 투쟁의 방향은 현재 들판을 대부분 빼앗겨 현실적으로 대규모 농사를 짓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을 감안할 때 더 이상 평택투쟁의 현 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과연 지금 어떤 투쟁의 방향으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투쟁의 보편성과 대중적 정당성을 되찾아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한미FTA저지투쟁과 노사관계로드맵저지투쟁 등 2006년 하반기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노무현 정권에 저항하는 민중의 큰 대중투쟁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어느 것 하나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싸움이고, 또한 어느 것 하나 모든 운동주체들의 연대와 단결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싸움일 수 없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이 돌파해야 하는 과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대추리, 도두리에서의 처참한 투쟁에 내재한 극명한 상징, 즉 민중의 도도한 삶의 권리와 이를 빼앗긴 분노를 바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투쟁’이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 평택투쟁이 확산시키는 그 대중적 공분은 한미FTA를 저지하고 노사관계로드맵을 막아내는 민중의 분노가 될 수 있어야한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하는 우리의 싸움이 대추리, 도두리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정치적 의미를 확산시켜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해낼 수 있을 때, 폭력 살인정권에게 사망선고를 내리는 민중의 총궐기는 진실로 가능해진다. 그것이 바로 하반기 극악무도한 강제철거의 폭력을 막아내는 실질적인 우리의 동력이 될 것이다.
9.24 평화대행진을 시작으로 노무현 정권의 퇴진 민중총궐기를 조직하자
평택 범대위는 9월 1일 대표자회의를 통해 10만 준비위원을 조직하는 9.24평화대행진을 조직적으로 결의할 예정이다. 범대위 각 조직과 중앙 실천단은 수도권과 서울지역에서 지하철, 거리 선전전을 활발하게 벌여내며 시민들에게 9.24대회를 알려내고 있다.
포항 건설노동자의 처참한 죽음과 연이은 건설노조투쟁의 탄압, 9월 5일부터 시작되는 한미FTA 3차 협상에 대한 반대, 9월 언제가 될지 모르는 강제철거의 문제들 모두가 9.24 평화대행진으로 모이는 국민들의 분노가 되어야 한다.
한미FTA 3차 협상 저지투쟁을 시작으로 9월 24일까지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한미FTA협상반대 전국행진이 준비되고 있다. 17일에 걸쳐 진행되는 이 대장정에서 전국 행진단은 상반기 전국 곳곳에서 평택과 FTA 저지투쟁을 일구어왔던 지역의 운동단위들과 함께 9.24평화대행진의 정치적 의미를 함께 결의할 것이다. 9.24 대회의 10만 준비위원 모집사업을 전국화하고 9.24대회에서의 강위력한 민중의 분노를 보여줄 수 있도록 실질적인 투쟁동력을 조직해야 한다. 그리고 한미FTA협상을 저지하기 위한 지역에서의 다양한 실천들을 함께 고민하고 무장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10,11월로 이어지는 민중총궐기투쟁에서 노무현 정권의 반민중성과 폭력성에 철퇴를 가하는 투쟁을 함께 결의해나갈 것이다.
2006년 하반기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은 더 이상 하나의 투쟁 사안이 아니다.
평택에서 벌어지는 극단적인 강제철거의 폭력을 하반기 민중투쟁의 보편적인 상징으로 선전 선동해내자. 노무현 정권의 반민중성을 타격하는 정치적 방향성과 공명할 때 평택과 한미FTA, 노사관계로드맵 투쟁 모두는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정권은 대추 초등학교를 부수고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농민의 들판에 군부대를 주둔시키고 난 뒤, 이제는 주택철거를 자행할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6월 30일까지 이주통보를 해놓았다. 그러나 7월과 8월 무수히 많은 철거예정일이 소문을 타고 횡행하였지만 철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평택지킴이들의 심경을 나날이 옥죄고 있는 폭력적인 위협은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국방부가 통보한 빈집철거의 목적은 현재 빈집에 거주하고 있는 스물다섯 여 명의 지킴이들을 주민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주민들의 심리적 압박의 정도를 극단으로 몰고 가려는 것에 있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를 외부세력으로 규정하고 주민들의 요구를 보상 문제로 왜곡시켜 이 싸움을 단순히 하나의 이익집단의 문제로 치부하려했던 그 탄압이 이제는 강제철거위협과 함께 보다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심리적, 정신적으로 지칠 대로 지친 주민들을 회유하고 대외적으로는 강제철거가 “이제 곧!”시작될 것이라는 엄포를 매일 늘어놓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지난 7월 25일 주한미군과 함께 ‘미군 기지이전사업단’을 창설하여 평택기지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표했다. 또한 윤광운 국방장관은 8월 24일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을 기념하는 기고글에 “평택 미군기지에 제공되는 땅이 349만평인 반면, 전국적으로 돌려받는 면적은 그의 15배인 5,100만평임”을 상기하며 “국가발전측면에서 평택시민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기까지 하였다. 노무현 정권은 지난 4년, 학교와 땅을 빼앗기고, 이제 집까지 빼앗기게 될 처지에 있는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눈물겨운 투쟁을 철저하게 외면한다. 약 열 차례에 걸쳐 수만 명의 시민들이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대중적인 투쟁을 벌여내었으나 노무현 정권에게 이는 마치 없었던 일처럼 치부하고 싶은 하찮은 동요일 뿐이다.
하중근 동지를 죽인 날카로운 그 방패날은 이제 다시 대추리, 도두리 주민을 향하고 있다. 폭력 정권, 살인정권은 생존을 이어가려는 국민에게 하루하루 옥죄여오는 고도의 심리적 압박의 강도를 높이며 기지이전과 강제퇴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재협상의 여지를 부정하는 정권
노무현 정권의 반민중성과 폭력성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 지금,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을 둘러싸고 한-미동맹 틀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의는 다시 한 번 노무현 정권의 본질을 보여준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의 시기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은 서로 다른 입장을 제시하고 있으나(한국은 2012년, 미국은 2009년) 한미양국 모두 환수의 시기를 주한미군의 평택기지 이전 완료시점으로 사고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전시작전권 환수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일환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측면이기도 하지만, 평택 기지 확장이전 공사의 조속한 완료를 주문하는 미국의 압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이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보내는 서신에 2009년 한미연합사 이전과 작통권 환수가 한 번에 실행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이는 주한미군이 해외주둔 미군재배치(GPR) 계획에 따라 2008년까지 평택기지로의 이전을 완료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은 이와 함께 현재 40%를 밑도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 비율을 50%로 상향 조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시작통권 환수가 결코 한미동맹에서의 한국정부의 자주성을 의미하는 바가 아님을 우리는 분명히 알 수 있다. 미국은 한미연합사의 평택이전을 작통권 환수의 조건을 내걸면서 한-미 전쟁동맹의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한편 지난 8월 15일자 조선일보에는 한 군사전문 기자가 “향후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추진과 주한미군 재편 과정에서 주한미군 추가 감축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금석이 평택기지”라는 군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또한 현재 전시작통권에 대한 한국군의 단독행사가 이뤄지면 주한미군 재편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지규모를 적절히 축소하는 것이 한국 내 반미감정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미군 측 평가를 보도하였다. 즉 평택 기지 확장 부지의 총 285만평 중 용산기지 이전부지는 38만평에 불과하고 2사단과 다른 미군 기지들이 옮겨 올 지역은 247만평에 이르는데 결국 미2사단은 주한미군 감축예정부대인 보병부대라는 것이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이전사업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최소한의 국민적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로 추진되면서 부지규모와 비용의 문제부터 주민강제퇴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원의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미국에서 요구하고 있는 미군기지 확장이전계획은 전략적 유연성을 전제하며 한국군의 자기위상의 변화도 동시에 추동하고 있는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의 한 단면이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평택기지이전은 자국의 안보와 군사전략에 대한 중차대한 결정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직격탄이 될 것임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노무현 정권은 여전히 재협상의 여지를 전면 부정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도 미 군사패권에게 종속되어 한국정부의 무능함 때문이 아니다. 살인정권은 여든 살의 농민들이 2년 동안 매일 내뱉는 눈물어린 절규를 ‘국책사업’이라는 단호한 표현으로 묵살하며 또다시 국민을 서서히 죽여가고 있는 것이다. 평택기지이전협상에서 감축될 가능성이 있는 보병부대의 부지 이외에 38만평의 주한미군의 골프장 부지는 이전과정의 옵션처럼 결정 내려져 있다. 60년 동안 농민의 피와 땀으로 갯벌을 옥토로 만들어낸 땅이다. 그 목숨과도 같은 땅이 전쟁연습을 위한 골프장으로 전락하게 되는 비극을 만들고 있는 노무현 정권은 그 스스로도 충분히 가공할 만한 폭력정권이다.
평택투쟁이 전국적인 투쟁이 되어야 하는 이유
추수를 해야 할 9월, 들판은 군부대와 경찰들, 철조망으로 시커멓게 둘러싸여 있다. 시민들은 대추리 도두리로 들어가기 위해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경찰의 불심검문 앞에 연극을 꾸며대는 굴욕을 참아내야 한다.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경찰과 국방부 직원들에 의해 감시되고 있으며 이 기가 막힌 인권유린상황들을 제한적으로라도 알려냈던 언론보도조차 이제 곧 차단될 예정이다.
주민들과 함께 목숨을 걸고 이 땅을 지키겠다고 결의한 스물다섯명의 평택지킴이들과 끊임없이 대추리, 도두리를 찾아 모여드는 시민들의 평화의 발걸음만이 무지막지하게 자행될 강제철거를 막아내는 힘이다. 노무현 정권은 한치 앞의 내일의 전술을 예측할 수도 없도록 상황을 오리무중으로 빠뜨리고 투쟁의 주체들을 고도의 심리적 압박감으로 몰아넣으며 상식과 윤리를 굴복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비록 대추리의 내일의 상황은 예측할 수 없다 해도 저 폭력살인 정권이 이 땅의 평화와 생명을 어떻게 무참히 짓밟을 것인가는 똑똑히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9월로 넘어간 강제철거는 주민퇴거조치와 함께 보다 광폭하고 무지막지한 폭력을 앞세워 자행될 것이다. 이미 국민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펼쳐낸 노무현 정권은 한미동맹의 현대화와 기만적인 ‘자주국방’에서의 정치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저 없이 ‘국책사업’을 추진해갈 것이다. 2006년 하반기 대추리 도두리에서 진행될 그 처절한 강제철거저지 투쟁은 모든 것을 빼앗긴 이 땅 민중의 분노와 울분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하나의 보편적인 상징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현지에서의 투쟁만으로 그 온전한 의미가 대중적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는 없을 것이다.
“올해에도 농사짓자!”라는 대중적인 투쟁의 방향은 현재 들판을 대부분 빼앗겨 현실적으로 대규모 농사를 짓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을 감안할 때 더 이상 평택투쟁의 현 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과연 지금 어떤 투쟁의 방향으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투쟁의 보편성과 대중적 정당성을 되찾아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한미FTA저지투쟁과 노사관계로드맵저지투쟁 등 2006년 하반기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노무현 정권에 저항하는 민중의 큰 대중투쟁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어느 것 하나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싸움이고, 또한 어느 것 하나 모든 운동주체들의 연대와 단결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싸움일 수 없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이 돌파해야 하는 과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대추리, 도두리에서의 처참한 투쟁에 내재한 극명한 상징, 즉 민중의 도도한 삶의 권리와 이를 빼앗긴 분노를 바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투쟁’이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 평택투쟁이 확산시키는 그 대중적 공분은 한미FTA를 저지하고 노사관계로드맵을 막아내는 민중의 분노가 될 수 있어야한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하는 우리의 싸움이 대추리, 도두리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정치적 의미를 확산시켜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해낼 수 있을 때, 폭력 살인정권에게 사망선고를 내리는 민중의 총궐기는 진실로 가능해진다. 그것이 바로 하반기 극악무도한 강제철거의 폭력을 막아내는 실질적인 우리의 동력이 될 것이다.
9.24 평화대행진을 시작으로 노무현 정권의 퇴진 민중총궐기를 조직하자
평택 범대위는 9월 1일 대표자회의를 통해 10만 준비위원을 조직하는 9.24평화대행진을 조직적으로 결의할 예정이다. 범대위 각 조직과 중앙 실천단은 수도권과 서울지역에서 지하철, 거리 선전전을 활발하게 벌여내며 시민들에게 9.24대회를 알려내고 있다.
포항 건설노동자의 처참한 죽음과 연이은 건설노조투쟁의 탄압, 9월 5일부터 시작되는 한미FTA 3차 협상에 대한 반대, 9월 언제가 될지 모르는 강제철거의 문제들 모두가 9.24 평화대행진으로 모이는 국민들의 분노가 되어야 한다.
한미FTA 3차 협상 저지투쟁을 시작으로 9월 24일까지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한미FTA협상반대 전국행진이 준비되고 있다. 17일에 걸쳐 진행되는 이 대장정에서 전국 행진단은 상반기 전국 곳곳에서 평택과 FTA 저지투쟁을 일구어왔던 지역의 운동단위들과 함께 9.24평화대행진의 정치적 의미를 함께 결의할 것이다. 9.24 대회의 10만 준비위원 모집사업을 전국화하고 9.24대회에서의 강위력한 민중의 분노를 보여줄 수 있도록 실질적인 투쟁동력을 조직해야 한다. 그리고 한미FTA협상을 저지하기 위한 지역에서의 다양한 실천들을 함께 고민하고 무장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10,11월로 이어지는 민중총궐기투쟁에서 노무현 정권의 반민중성과 폭력성에 철퇴를 가하는 투쟁을 함께 결의해나갈 것이다.
2006년 하반기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은 더 이상 하나의 투쟁 사안이 아니다.
평택에서 벌어지는 극단적인 강제철거의 폭력을 하반기 민중투쟁의 보편적인 상징으로 선전 선동해내자. 노무현 정권의 반민중성을 타격하는 정치적 방향성과 공명할 때 평택과 한미FTA, 노사관계로드맵 투쟁 모두는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