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

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471호 | 2010.04.27

한국진보연대에 대한 반성적 평가 없는 민주노총의 상설연대체 건설 계획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공동투쟁의 과정을 통해 연대운동의 신뢰를 재구축해야 한다

정책위원회
민주노총이 지난 4월 21일 ‘상설연대체(준) 구성을 위한 제 단체 집행책임자 회의’를 개최하면서, 대의원대회를 통해 결의한 상설연대체 재편에 관한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제출한 상설연대체(준) 구성 초안에는 현재 연대운동이 놓여있는 조건과 상황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없다. 기본적으로 전국민중연대 해산과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 대한 평가, 한국진보연대 출범 이후 연대운동의 경과나 현황에 대한 평가, 연대운동의 출발점으로서 현 시기 공동투쟁의 과제나 계획 등이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 반면 조직 구조 문제에 있어서는 전국민중연대 조직발전 시안에서 쟁점이 되었던 대의원 구조를 포함한 수준 높고 완결적인 조직 형태를 제출하고 상반기 중 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는 일정을 제시함으로써, 조직 구성에만 초점이 놓인 일정박기 식의 무리한 추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민중연대가 해산 과정도 제대로 밟지 못한 채 한국진보연대가 강행 출범한 후 민중운동 내 공동투쟁의 구심을 자임할 만한 단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해 <5.1절 조직위원회>나 <이명박 심판, 민주주의.민중생존권 쟁취 공동투쟁본부>(반MB공투본) 구성과 같은 시도가 있긴 했으나, 이들 역시 신자유주의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의제를 설정하거나 그에 적합한 투쟁 태세와 조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이명박 정권의 공세에 맞서 연대운동을 강화하기 위해 상설연대체 추진의 주체적인 역할을 자임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진보연대의 무리한 출범으로 연대운동에 가장 필수적인 상호 존중과 신뢰가 무너진 현재의 조건을 면밀히 사고하고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갈등과 불신만을 증폭시킨 채 연대운동의 필요성에 대한 최소한의 동의지반마저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민중연대 활동에 대한 비판적 평가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새롭게 구성하려는 상설연대체는 전국민중연대 활동과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서 유실된 신뢰와 상호존중을 복원해야 하는 과제뿐만 아니라 동시에 노동자민중의 노동권, 생존권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거센 탄압에 견결히 맞서는 투쟁의 구심을 형성해야 하는 과제도 가지고 있다. 지난 시기의 연대운동에 대한, 특히 민중운동진영의 상설공동투쟁체를 자임했던 전국민중연대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양자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출발점일 수밖에 없다.

시민운동과의 상층연대, 협상에 치중한 전국민중연대
우선 전국민중연대가 시민운동과의 상층 연대, 협상에 힘을 실으면서 반신자유주의, 반정권의 기치로 단호하게 투쟁을 형성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민중운동의 자율성과 단결을 해쳤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당시 노무현 정권은 이라크 파병, 평택 미군기지 이전, 한미 FTA, 노동시장 유연화 등 일관되게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반대를 표방하고 민중운동의 상설공동투쟁체를 자임한 전국민중연대는 이러한 정권에 견결한 태세로 대응하기보다는 이미 공공연하게 노무현 정권의 분명한 지지세력으로 전락한 시민운동 상층부와의 협의를 우선시했고 전국민중연대 내부 토론은 그 협의를 관철시키는 형식적인 절차가 되었다. 이런 작풍이 민중운동의 합력을 창출하고 공동투쟁의 태세를 갖추는 데 악영향을 미치면서 민중운동의 상설공동투쟁체로서 전국민중연대의 위상을 약화시켰던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명박 정권 등장 이후 민생민주국민회의나 ‘반MB 연합’과 같이 시민운동과의 연대, 나아가 민주당을 위시한 자유주의 세력과의 공조가 더욱 공공연하게 추진되어 왔다. 억압적인 보수정권이 등장한 상황에서 과거 집권세력이나 시민단체와의 상층 연대를 통해 활동공간과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충족될 수 없으며, 오히려 민중운동의 주체적 투쟁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더욱 상대화되는 가운데 노동자민중운동의 사기저하와 투쟁력 약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시민운동, 자유주의 세력과의 공조에 우선순위를 두었던 지난 시기의 활동작풍을 철저하게 평가하고 민중운동 내부의 단호한 투쟁 전선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이후 상설연대체가 걸어갈 길은 전국민중연대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신자유주의 금융 군사세계화에 맞선 운동들과의 연대 형성 실패
게다가 전국민중연대는 신자유주의 반대, 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해 헌신하는 다양한 운동들과의 연대를 확장하기 위한 계획에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당시 반전운동, 반빈곤운동, 인권운동, 여성운동 등 신자유주의 금융 군사 세계화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운동 흐름이 형성, 발전하면서, 상호소통과 공동투쟁을 위한 운동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었으나, 전국민중연대는 이들과 개방적인 연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전국민중연대는 신자유주의 정권에 대한 투쟁태세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실천적으로 모범을 보임으로써 여러 민중운동, 사회운동의 상호신뢰와 지지를 획득하고 연대운동의 하나의 주체로서 헌신적이고 폭넓은 연대운동을 펼치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하지만 전국민중연대는 한축으로는 위에서 지적한 바처럼 시민운동과의 연대에 집착함으로써 정권에 대한 분명한 투쟁태세를 견지하지 못하고 다른 한축으로는 기존 연대기구의 재편과 전국민중연대 내부 형식을 강화하는 것으로 조직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태도와 한계가 바로 전국민중연대의 질적인 확대와 강화를 가로막은 핵심요인이었음을 분명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지역민중연대 건설의 실패
마지막으로 전국민중연대가 시/군/구 민중연대 건설을 통해 기층 수준에서부터 연대운동을 형성하고 민중운동의 단결을 고양시키겠다는 출범 시기의 결의를 실제로 추진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 전국민중연대는 출범 당시부터 지역민중연대 건설을 과제로 제시하며 추진했으나 실제 지역민중연대가 구성되어 지역연대의 구심으로 활동했던 곳은 많지 않다. 실제 민중연대라는 이름만 존재할 뿐 전혀 가동되지 않는 지역도 상당수였고, 지역조직을 건설하지 못한 지역도 있었다. 전국민중연대는 이 문제를 조직적인 차원으로 접근하면서 지역민중연대를 가동시키라는 지침을 전달하거나 내부 규율을 강화하고 형식을 보강해야 한다는 평가를 도출했다. 하지만 지역연대운동의 형성은 중앙 차원의 지침이나 규율로 가능하지 않다. 오히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며 형성되고 있는 여러 운동들과 접점을 형성하면서 지역에서 실질적인 공동활동을 매개할 수 있는 쟁점과 투쟁을 계발하는 것이 중앙의 역할이어야 한다. 현재 서울연대나 인천의 지역연대(준)과 같이 새롭게 도모되고 있는 지역연대의 흐름이 중앙의 방침에 따라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들은 이명박 정권의 거센 탄압과 신자유주의 정책이 노동자민중에게 가져온 파괴적인 결과에 맞서 지역차원의 공동투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높아지면서, 상당 기간의 논의와 공동투쟁을 통해 신뢰를 형성해 온 결과이다.


한국진보연대 출범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은 연대운동의 최소한의 원칙과 상식조차 지켜지지 않은 파행적인 것이었다. 당시 한국진보연대 출범을 둘러싼 쟁점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노무현 정권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심각하게 드러났다. 대표적으로는 탄핵반대국민행동과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에 전국민중연대가 참여를 둘러싸고 갈등이 드러났다. 양자 모두 심각한 위기에 빠진 노무현 정권을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구원하기 위한 대표적 흐름이었다. 이러한 흐름에 전국민중연대 가입단체의 의견을 묵살하고 중앙간부가 집단적으로 참여하거나, 전국민중연대가 통째로 참여하는 결정을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시도는 전국민중연대 발전전망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쳤다.

둘째, 이렇게 갈등이 불거지며 공동투쟁의 토대가 침식되는 상황에서, 전국민중연대 조직발전 시안에서 제시된 대의원 구조는 특정 경향의 패권적 조직운영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로 인식되었다. 당시 민주노동당의 분당사태로 드러난 것처럼 패권주의에 대한 우려가 근거 없는 기우는 아니었다.

셋째, 한국진보연대 구상은 <6.15공동선언실천을위한남북해외공동행사준비위원회> 구성으로 위상과 역할이 모호해진 통일연대의 인사와 잔여 사업을 전국민중연대로 들어오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통일운동에 관한 입장 차이는 최소한 1980년대 이후로 민중운동 내부의 노선 차이를 집약하는 쟁점이었음에도, 이를 연대기구 정비라는 명목으로 처리하려는 시도는 결코 동의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분명한 쟁점으로 인해, 전국민중연대 가입단체 중 상당수의 단체들이 반대 의견을 제출하고 지역 단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한국진보연대 출범이 강행되었다. 이것은 분명히 상설공동투쟁체라는 전국민중연대 위상에 동의하여 함께 연대운동을 펼쳐 온 여러 단위의 신뢰를 훼손하고 민중운동의 공동투쟁의 기반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행위였다. 따라서 한국진보연대 출범이 특정한 정치세력의 조직적 구상에 따라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판단과 불신이 광범위하게 제기된 것도 당연한 결과였다. 결국 전국민중연대를 전환하여 한국진보연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은 전국민중연대 가입단체 중 상당수가 배제된 채 반쪽짜리로 한국진보연대가 출범하면서 실패했음이 분명하다.

전국민중연대의 한국진보연대로의 전환이 실패하면서 그 파괴적인 유산은 민주노총 내부의 갈등과 지역연대체 파괴라는 형태로 드러났다. 한국진보연대를 추진한 특정 정치세력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지속적으로 한국진보연대 가입의 건을 상정하려 시도하면서 대의원대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 뿐만 아니라 한국진보연대 출범 이후 지역민중연대에도 한국진보연대 가입, 전환 안이 제기되면서 중앙에서의 이견과 갈등이 지역 차원으로 확대되었고, 결국 지역차원에서의 연대운동 또한 그 기반과 신뢰가 파괴되었다. 특정 정치세력이 자신의 대중조직들을 통해 다른 세력들의 이견과 반대를 돌파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무리하게 상설연대체의 재편을 추진한 결과가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강력한 운동을 도모해야 할 대중조직인 민주노총 내부에서 갈등과 분란을 일으키고 지역차원의 연대 운동과 단결의 기운을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는 단지 일부 단체나 정치세력을 배제한 문제가 아니라 정권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비상하게 대응해야 할 노동자운동과 지역운동을 포함한 전체 운동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후퇴시킨 심각한 문제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진보연대 출범을 무리하게 강행했던 세력들의 역사적 반성은 새로운 연대운동이 출발하기 위한 전제일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의 상설연대체 추진에 대한 우려

이처럼 민주노총이 새롭게 추진하려는 상설연대체는 지난 시기 연대운동이 가졌던 한계를 극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서 무너진 신뢰와 상호존중의 정신을 복구해야 할 과제를 지닌다. 문제는 민주노총이 상설연대체 구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과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제출한 상설연대체 구성안에는 전국민중연대를 비롯한 지난 시기 연대운동에 대한 평가가 삭제되어 있다. 오히려 한국진보연대 내부 포럼에서 제출된 ‘기간 진보연대 건설과 활동에 대한 약평’을 참고자료로 첨부함으로써,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 대한 민주노총의 평가가 연대운동의 기풍과 정신을 훼손한 장본인인 한국진보연대의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민주노총은 이번 상설연대체(준) 구성을 위한 제단체 집행책임자 회의를 개최하기 전에 전농, 전여농, 한국청년연대, 한대련, 전빈련,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두 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가졌다. 주요부문조직의 의견을 듣는다는 취지였지만, 진보신당을 제외한 모든 참여단위가 한국진보연대 가입단체라는 점에서 민주노총이 추진하려는 상설연대체의 방향과 전망을 신뢰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만약 민주노총이 전국민중연대의 한계와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상설연대체를 추진하고자 한다면, 한국진보연대 비가입 단체들, 특히 전국민중연대가 포괄하지 못했던 여러 사회운동 흐름이나 한국진보연대 출범에 반대했던 단위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노총의 상설연대체 제안을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 무너진 반신자유주의, 반이명박 전선을 공고히 하고 투쟁의 구심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수차례 무산된 한국진보연대 가입을 성사시키기 위한 우회로라 판단하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일견 당연하다. 이대로 간다면, 부문, 지역의 가입단체가 현재의 한국진보연대 가입 단체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 명확하다.


공동투쟁의 과정을 통해 연대운동의 신뢰를 재구축해야 한다

제출된 상설연대체 구성안이 보여준 가장 큰 문제는 공동투쟁을 통한 신뢰 회복의 과정이나 계획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채, 대의원 구조를 염두에 둔 구체적인 조직 체계와 상반기 중 준비위원회 구성이라는 일정만 제출된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노동조합에 대한 광폭한 탄압을 자행하며 반대세력을 억눌러왔고, 경제위기의 고통을 일방적으로 노동자민중에게 전가해왔다. 노조에 대한 탄압은 점점 더 수위를 높여가고 있으며 노동기본권마저 말살하려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제위기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노동자민중의 노동권, 생존권을 방어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노조를 사수하고 강고한 반신자유주의, 반이명박 투쟁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사활적인 과제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조운동은 정권과 자본의 탄압에 힘있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노동자민중의 공동대응을 통해 이명박 정권에게 노동권, 생존권 요구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야 할 6.2 지방자치선거 시기임에도, 민중운동의 일부 세력들은 민주당과의 선거 연합에 집착하면서 노동자민중운동의 분열을 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중운동 내부의 공동투쟁의 필요성이나 요구는 상대화되고, 연대운동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은 점점 더 취약해질 뿐이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상설연대체 추진의 기반을 반신자유주의, 반이명박 투쟁을 강고하게 형성하려는 노력 속에서 찾아야 한다. 지금 당면한 6.2 지방선거에서부터 무원칙한 반MB 연합 촉구를 중단하고 노동자민중운동의 요구와 과제를 중심으로 민중운동의 공동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정세인식에서의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책임 있게 토론하고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민중운동의 공동투쟁을 형성하려는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하반기 G20 정상회담에 맞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가 아닌 민중적 대안을 확산하려는 시도에 민중운동의 힘과 노력을 모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 시기 연대운동의 과정에서 훼손된 연대의 기풍과 상호신뢰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만 조금씩 회복될 수 있으며, 그 속에서만 상설연대체 건설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와 합력이 모아질 수 있다. 이런 과정을 누락한 채, 성급한 일정 속에서 완결된 조직 구조를 추구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연대운동에 대한 회의와 불신을 증폭시키며, 민중운동의 분열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민중연대전선의 구심으로 제역할을 다하기 위해 상설연대체 건설이라는 과제를 자임했다면, 그만큼 신중하고 힘든 과정 또한 감수해야 한다. 전국민중연대를 통한 연대운동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 대한 반성적 평가는 현재 연대운동을 형성하기 위한 출발점을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 출발점으로부터 민중운동의 공동투쟁의 가능성은 열릴 수 있으며, 이명박 정권에 맞서는 민중운동의 강고한 투쟁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 속에서 그 가능성은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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