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

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24호 | 1999.12.21

자료 읽기 - 노동자 민중의 관점에서 새 천년을 시작하자!

편집팀
<총회 결의문>
노동자 민중의 관점에서 새 천년을 시작하자!

새 천년을 불과 며칠 앞둔 오늘, 자본과 정권은 희망과 미래를 이야기한다. IMF 구제금융의 어두운 터널을 뚫고, 노동자 민중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며 새로운 복지가 보장되는 인권의 시대가 올 것이라 한다. 심지어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가 이미 민주화되었고 더 많은 개혁을 위해 양심적인 세력이 현 정권에 참가해서 개혁을 도와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런 것들은 모두 현란한 수사요 자기기만일 뿐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노동자 민중의 삶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 하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고 끊임없는 절망과 분노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비정규직이 고용인구의 50%를 넘고 있어 마음놓고 일할 수가 없다. 빈부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자연실업률은 오히려 증가하여 경기가 호전되어도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더욱 많아졌다. 이러한 민중들의 삶에 대해서 김대중 정권은 실업예산의 축소와 복수노조 금지조항의 연장,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노동자 권리와 생존권을 억압하고 있고,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1000여 일째 장기농성과 고용보장에 대한 요구를 외면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금융구조조정에 이어 대우그룹 워크아웃에서도 대부분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수십조 원의 공적자금을 부실기업에 투입하여 이를 회생시켜 놓은 다음 다시 재벌이나 해외의 초국적 자본에 매각하려 하고 있다. 공기업을 구조조정 한다며, 한전, 가스공사, 한국통신, 한국중공업 등 국가기간산업을 민영화하거나 해외매각하여 한국경제의 구조적 모순과 대외종속을 더욱 심화시키려 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보장에 대한 목소리는 외면한 채, 외자유치에만 눈이 먼 현 정권의 재벌과 초국적 자본을 위한 ‘한국경제 팔아먹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IMF 구제금융의 한파가 금융시장의 불안에서 온 것을 잊어버리기나 한 듯이 한국사회를 투기적 자본의 카지노판으로 만들고 있다. 주식시장 부양과 제2 주식시장으로 불리는 코스닥시장의 거품을 대량으로 양산할 뿐만 아니라, 비상장 주식까지도 거래할 수 있는 제3의 주식시장까지 만들려 하고 있다. 또한 투기자들의 이익보호를 위해 투신사들의 부실대출의 손실을 은행자금까지 동원해서 막아주고 있으며, 각종 금융펀드들을 육성하여 자고나면 새로이 만들어진 펀드들로 한국경제는 몸살을 앓고 있다. 실로 한국사회는 이제 투기적 자본의 밀레니엄(천년왕국)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민의 정부’라는 기만적인 이름 앞에는 언제나 신자유주의의 시장경쟁논리와 무책임한 금융시장의 양산만이 존재하였다. 또한 그들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민중들의 행동과 목소리를 외면한 채 당리당략과 정치흥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는 민중의 요구에 대해 그들은 기만적으로 민중들을 우롱했을 뿐이며, 정치권 개혁에 대한 요구에 그들이 보여준 것이라고는 국회의원 세비인상과 선거법의 개악이었다.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민중대회 참가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그들은 곤봉과 폭력 진압으로 대답했다.

이제, 노동자 민중들은 더 이상 김대중 정권에 대해 개혁을 기대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내세우고 있는 새 천년에 대한 희망도 갖지 않는다. 우리는 노동자권리의 축소, 농민생존권의 말살, 환경파괴, 문화적 특성의 말살로 악명높은 WTO(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 각료회담에서 보여 준 세계민중들의 저항을 기억한다. 노동자의 권리와 농민의 생존권, 인간답게 살 모든 권리를 담보로 하여 자본의 투자자유화만을 기도하는 WTO 뉴라운드에 저항했던 세계민중들의 그 함성을 기억한다. 또한 우리는 올해 두 번의 민중대회에서 보여주었던 민중들의 힘과 단결투쟁만이 새로운 천년, 한국사회의 희망을 열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자본과 정권의 신자유주의의 미래는 그들만의 천년왕국이요 노동자 민중에게는 굴종과 노예의 삶을 강요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자본과 정권의 신자유주의 재편에 저항하는 세계의 모든 민중들과 함께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생존권의 말살과 자본의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신자유주의 한국사회를 아래로부터의 민중적 통제와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배하는 그런 새로운 사회로 변화시키도록 투쟁할 것이다. 그것이 새천년을 목전에 둔 노동자 민중의 길임을 확신한다.

1999.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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