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

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222호 | 2004.05.08

[자료]광기의 전쟁을 멈춰라! - 이라크 포로에게 가한 미국의 야만적 폭력을 강력히 규탄한다.

사회진보연대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 포로에게 가한 야만적 성학대■가혹행위를 보며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 어찌 이토록 최소한의 인간존엄성을 무참히 짓밟을 수 있단 말인가? 차마 두 눈뜨고 볼 수 없는 가학적이고 음란한 폭력들. 세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규정한 제네바 협약조차 위반한 꼴이며, 이라크를 해방시킨다는 거짓의 실상이 발가벗은 듯 드러났다. 이것은 결코 ‘우연’히 발생한 ‘사고’가 아니다. 미국이 군사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멈추지 않는 한 인간성을 말살하는 광기 어린 폭력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라크 포로에 대한 학대는 작년부터 있었고 발생했을 때부터 미군 지휘부에 보고되었으나 사실을 묵인, 은폐해 왔다. 이라크 구금 시설 관리 책임자였다가 징계된 카핀스키 준장은 “이라크 포로 학대 사실을 처음부터 상급자에게 보고했다”며 “이라크 주둔 미군의 구금체계는 총체적으로 붕괴되었다"고 말했다.

미국정부는 이 잔혹한 범죄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하기는커녕 “미군 점령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줌도 안되는, 망나니 같은” 일부 병사들의 일탈행위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오히려 부시는 “민주주의가 모두 완벽한 것은 아니다”, “내가 후세인보다 낫다”라며 뻔뻔함을 보였고 비판이 거세어지자 결국 “Sorry" 라는 말 한마디를 던졌을 뿐이다. 미국은 침략전쟁자체에는 눈감고 몇몇 관리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병사들의 변호인들은 병사들의 책임이 아니며 심층적인 배후가 있으니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뉴요커>에 폭로되었던 미군 소장 안토니오 타구바가 직접 쓴 53페이지의 ‘아부그라브 교도서의 내부 보고서’를 보면, 학대가 이루어진 교도소가 미 육군 정보장교들의 철저한 통제아래 있었으며 그들의 사주에 의해 조직적으로 저질러졌음을 알 수 있다. 몇몇 ‘저질군인’들의 소행이 아니라 군 수뇌부와 정보기관이 깊숙이 개입된 조직범죄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바닥을 보이고야 만 미국의 만행으로 그동안 부시의 보도지침을 따르며 침묵해왔던 언론들도 등을 돌렸다. 미국의 자금 지원으로 운영하던 알-사바 이라크 신문의 편집장이 미국의 간섭에 항의해 직원들과 함께 사표를 제출했고, 지금까지 미국의 안전보장을 위해 어느 정도의 인권유린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었던 많은 언론들이 미국에 반하는 기사를 싣기 시작했다. ABC는 미군 전사자700여명의 이름과 사진을 모두 공개했으며, CBS는 전기줄 묶고 감전사 위협하는 등의 학대 장면을 공개했다. <뉴요커>와 <가디언>지의 폭로도 부시를 궁지로 몰고 있다.

지금 미국이 처한 위기는 예정되어 있던 것이다. 보편성을 잃은 미국의 군사 패권은 인민들의 저항을 낳을 수밖에 없고, 저항을 막기 위해 더 잔혹한 가혹행위를 하게 되는 악의 굴레는 필연적이다. 인민의 저항이 커갈수록 인권유린의 강도는 커져 갈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 부시정권이 출범한 이후 ‘고문합법화’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흘러나왔으며, 911테러 이후에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 하에 노골적으로 고문과 인권유린을 정당화했다. 또한 미국은 전쟁범죄의 예방과 처벌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반하는 행위를 해왔다. 지난 2002년 미국 정부는 전쟁범죄의 예방과 처벌을 위해 창립된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해 미국만은 면책특권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급기야 로마규정에서 탈퇴했다. 또한 각국의 고문상황을 감시하고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국제 고문 방지협약”체결에도 반대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미국의 이러한 행보는 자신의 정치-이데올로기에 반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어느 때고 인권유린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세계 2/3에 해당하는 국가의 사람들이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고문을 아예 ‘합법화’하고 있는데 부시정권의 친 이스라엘- 반 아랍 정책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긴박한 경우 피의자를 찬물에 집어넣거나 며칠간 잠을 못 자게 하는 등의 ‘온건한 신체적 압력’을 용의자에게 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팔레스타인의 공격 때문에 어쩔 수 없으며, 자신들이 하는 고문이 사실 ‘고문’이라고 할 수 없는 정도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고문을 부정하거나, 고문이 아닌 다른 표현으로 은폐하고 있지만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미국은 죽었다. 헤게모니의 균열을 메우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무고한 사람들의 피와 비명을 부르고 인간성을 짓밟는 것뿐이다. 이렇게 극단화된 폭력은 전 세계 인민들의 저항을 낳고, 미국은 스스로 파멸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결국 미국의 전쟁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파멸을 막기 위한 유일한 길은 지금 당장 광기 어린 전쟁을 멈추고 점령군이 이라크를 떠나는 것뿐이다.
주제어
평화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