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62호 | 2007.08.01
점령이 계속되는 한 아프간에 평화와 안전은 없다
미국은 군사작전 중단하라!
7월 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지의료봉사활동을 하던 한국 민간인 23명이 지역 탈레반 게릴라들에게 납치된 후, 피랍자 중 2명이 살해되는 비극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현재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고, 사건 발생 열흘이 넘은 현재까지도 사건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남은 21명의 인질들의 생환여부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고하게 사망한 두 희생자에 대하여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는 예고된 희생이다
우리는 이번 피랍사태를 둘러싼 몇 가지 문제로 인해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점을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
피랍자들이 아프가니스탄이 여행제한지역임을 무시하고 출국을 강행했다는 것이 알려지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동안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이슬람권 국가들에서 벌어졌던 한국 기독교 단체들의 공격적인 선교 활동들이 드러나면서 거꾸로 피랍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인신공격이나 비난여론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무장세력의 활동지역으로 들어갔던 섣부른 행동에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치부되거나 또는 기독교 신자들이라는 피랍자들의 신상 문제로 왜곡하여 비난이 집중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이러한 식의 감정적인 여론몰이는 오히려 피랍자들을 더욱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할 뿐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무고한 민간인들을 납치한 탈레반 무장단체들의 행동이 비윤리적이라는 비판 역시 문제를 안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 역시 피랍사태가 일어난 전후 맥락을 가리고 쟁점을 무장단체의 ‘테러행위’로 귀착시킴으로써 사태의 원인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인 납치살해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왜 이러한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하여 진단해 보는 것이 우선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행동이 일어난 배경에는 과거 수 세기에 걸쳐 외세의 침략에 시달려온 아프가니스탄의 역사, 그리고 2001년 미국의 공격 이후 패퇴한 탈레반 정권과 미국의 지원을 받아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 사이의 복잡한 알력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인질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는 약탈적 군벌세력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민족적 기반과 이슬람 원리주의라는 이념적 토대를 갖추고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과 자체적 군사력까지 가진 정치 집단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미군을 주축으로 한 NATO 연합군과 탈레반 무장세력 간에는 끊임없이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명확한 전선이 존재하지 않고 전투원과 비전투원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한 비정규전 상황에서는 민간인에 대한 공격 역시 숱하게 벌어진다. 냉정하게 생각해 본다면 탈레반의 외국인에 대한 피랍행위 역시 고도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술책이다. 협상에서 전투에 이르기까지 냉혹한 정치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민간인 납치의 부당함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연합군의 무차별 소탕작전이 보여주는 현대 전쟁의 본질적인 절대파괴성과 비인간성을 간과하는 것이다. 수천 명에 이르는 민간인들이 NATO군의 군사공격으로 사망했다. 민간인 주거지에 외국군들이 난입해 무차별로 사람들을 잡아가고 고문하며 죽이는 무법천지의 만행을 저지르고, 이에 무장세력들은 폭탄공격과 납치살해 등으로 맞서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느 나라의 군인이건 민간인이건 잠재적인 희생자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부터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무자비하고 야만적인 침략으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아왔다. 또한 지금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피랍자들 역시 끊임없는 증오와 복수의 순환으로 점철된 전쟁이라는 극단적 폭력의 희생자들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피랍사태와 희생은 단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시간문제였을 뿐, 예견된 사고였던 것이다.
점령과 파병이 비극을 낳았다
우리는 이번 사태에서 미국의 점령과 그에 동참하여 파병했던 한국 정부에 더 큰 책임이 있음을 묻지 않을 수 없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아무런 연관도 없는 탈레반 정권을 테러의 원흉으로 지목하고 무자비한 공습을 감행했고,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민중들을 탄압하고 서로 이전투구를 일삼았던 북부동맹의 아프가니스탄 군벌세력들을 그 자리에 앉혀 친미정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곳곳에 주둔기지를 건설하여 아프가니스탄을 중앙아시아 지역에 자신들의 패권을 관철하려는 전진기지로 만들려는 야욕을 드러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다국적 국제치안유지군(ISAF)으로 나토 소속 26개국과 유럽대서양협력평의회(EAPC) 소속 9개국, 그 외 호주와 뉴질랜드 등 총 37개국 파병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가장 많은 규모를 파병하고 있는 것은 2001년 전쟁 개시 때부터 공동으로 참여했던 미국과 영국으로, 미군은 1만7000명, 영국군은 6700명가량이 남부와 동부 주요 격전지대에 배치돼 전투를 벌이고 있다. 독일과 캐나다, 네덜란드는 2000명 이상의 병력을 파병하고 있다. 2001년 11월 아프간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난달까지 미군 412명, 캐나다군 66명, 영국군 64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63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탈레반 병력들과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사상자들까지 합치면 1만여 명에 달한다.
한국군은 ISAF에는 소속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며 잘 알려져 있듯이 별도의 재건 지원부대란 이름으로 다산·동의부대를 파병해 놓고 있다. 그렇기에 한국 정부 역시 점령군의 일원이라는 혐의를 벗을 수 없다. 이것은 한국의 파병 부대가 실질적인 전투작전을 했느냐 안했느냐의 문제를 떠나, 미국의 점령에 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빚어진 결과이다. 한국 정부는 피랍사건이 터지자 연말까지 철군계획을 이미 확정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측이 공개적으로 다산․동의부대의 주둔연장을 요구했던 사실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리고 이라크 주둔 한국군의 철군시한 만료를 거듭해서 연장한 전례를 감안한다면 정부가 발표대로 철군을 이행하리라고 믿기는 힘들다. 인질교환문제로 쟁점이 옮겨가기 전까지 애초 탈레반 무장세력의 요구조건은 한국군의 즉각 철수였다.
정부가 파병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의 패권주의적 군사정책의 충실한 하수인이라는 혐의를 벗지 못할 것이며, 아프가니스탄을 넘어 전 세계 각지의 우리 국민들을 파병으로 인한 전쟁당사자로 간주하게 만들어 위험에 빠뜨리게 할 것이다.
점령을 중단하라
협상이 지지부진한 지금까지 한국정부는 미국의 정책을 추종하면서 무기력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탈레반 무장세력 측은 자신들의 포로를 맞교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정부 측 역시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식의 교착상태가 계속되는 한 결국 또 다른 한국인 인질이 희생될 것이다.
이제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미국에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미국은 이미 자국의 언론인이 납치당하자 무장단체와 뒷거래를 함으로써 포로를 석방하게 만들었던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와의 협상은 없다는 식의 억지를 부리면서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남은 한국인 피랍자들의 조속한 생환을 위해 기만적인 술책 대신 포로석방을 위한 협상에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 또한 인질들을 구출하겠다는 명목의 군사작전의 실행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섣부른 군 병력의 투입은 오히려 인질들의 생명을 빼앗을 가능성이 크며 무장세력과 진압군, 그리고 피랍자들 모두에게 많은 사상자가 생겨날 것이 분명하다. 무력에 의한 해결은 서로에 대한 적대와 증오만을 증폭시킬 뿐이다.
우리는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바로 대테러전쟁이라는 핑계 아래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그리고 침략전쟁에 동참한 각 나라들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미국과 나토의 군사력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영향력을 거두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비극은 계속 되풀이될 뿐이다. 또 다른 아프가니스탄의 민중들이 죽어갈 것이며, 또 다른 나라의 민간인들이 납치되어 죽어갈 것이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길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더 나아가 이라크와 모든 해외 분쟁지역에서 대테러전쟁을 빙자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철회시키는 것뿐이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군사세계화에 맞서 점령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를 위해 전 세계 반전운동의 결집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아프간 점령 반대한다!
파병 한국군 즉각 철수하라!
미국은 군사작전 즉각 중단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나서라!
이는 예고된 희생이다
우리는 이번 피랍사태를 둘러싼 몇 가지 문제로 인해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점을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
피랍자들이 아프가니스탄이 여행제한지역임을 무시하고 출국을 강행했다는 것이 알려지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동안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이슬람권 국가들에서 벌어졌던 한국 기독교 단체들의 공격적인 선교 활동들이 드러나면서 거꾸로 피랍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인신공격이나 비난여론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무장세력의 활동지역으로 들어갔던 섣부른 행동에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치부되거나 또는 기독교 신자들이라는 피랍자들의 신상 문제로 왜곡하여 비난이 집중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이러한 식의 감정적인 여론몰이는 오히려 피랍자들을 더욱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할 뿐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무고한 민간인들을 납치한 탈레반 무장단체들의 행동이 비윤리적이라는 비판 역시 문제를 안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 역시 피랍사태가 일어난 전후 맥락을 가리고 쟁점을 무장단체의 ‘테러행위’로 귀착시킴으로써 사태의 원인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인 납치살해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왜 이러한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하여 진단해 보는 것이 우선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행동이 일어난 배경에는 과거 수 세기에 걸쳐 외세의 침략에 시달려온 아프가니스탄의 역사, 그리고 2001년 미국의 공격 이후 패퇴한 탈레반 정권과 미국의 지원을 받아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 사이의 복잡한 알력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인질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는 약탈적 군벌세력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민족적 기반과 이슬람 원리주의라는 이념적 토대를 갖추고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과 자체적 군사력까지 가진 정치 집단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미군을 주축으로 한 NATO 연합군과 탈레반 무장세력 간에는 끊임없이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명확한 전선이 존재하지 않고 전투원과 비전투원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한 비정규전 상황에서는 민간인에 대한 공격 역시 숱하게 벌어진다. 냉정하게 생각해 본다면 탈레반의 외국인에 대한 피랍행위 역시 고도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술책이다. 협상에서 전투에 이르기까지 냉혹한 정치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민간인 납치의 부당함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연합군의 무차별 소탕작전이 보여주는 현대 전쟁의 본질적인 절대파괴성과 비인간성을 간과하는 것이다. 수천 명에 이르는 민간인들이 NATO군의 군사공격으로 사망했다. 민간인 주거지에 외국군들이 난입해 무차별로 사람들을 잡아가고 고문하며 죽이는 무법천지의 만행을 저지르고, 이에 무장세력들은 폭탄공격과 납치살해 등으로 맞서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느 나라의 군인이건 민간인이건 잠재적인 희생자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부터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무자비하고 야만적인 침략으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아왔다. 또한 지금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피랍자들 역시 끊임없는 증오와 복수의 순환으로 점철된 전쟁이라는 극단적 폭력의 희생자들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피랍사태와 희생은 단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시간문제였을 뿐, 예견된 사고였던 것이다.
점령과 파병이 비극을 낳았다
우리는 이번 사태에서 미국의 점령과 그에 동참하여 파병했던 한국 정부에 더 큰 책임이 있음을 묻지 않을 수 없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아무런 연관도 없는 탈레반 정권을 테러의 원흉으로 지목하고 무자비한 공습을 감행했고,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민중들을 탄압하고 서로 이전투구를 일삼았던 북부동맹의 아프가니스탄 군벌세력들을 그 자리에 앉혀 친미정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곳곳에 주둔기지를 건설하여 아프가니스탄을 중앙아시아 지역에 자신들의 패권을 관철하려는 전진기지로 만들려는 야욕을 드러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다국적 국제치안유지군(ISAF)으로 나토 소속 26개국과 유럽대서양협력평의회(EAPC) 소속 9개국, 그 외 호주와 뉴질랜드 등 총 37개국 파병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가장 많은 규모를 파병하고 있는 것은 2001년 전쟁 개시 때부터 공동으로 참여했던 미국과 영국으로, 미군은 1만7000명, 영국군은 6700명가량이 남부와 동부 주요 격전지대에 배치돼 전투를 벌이고 있다. 독일과 캐나다, 네덜란드는 2000명 이상의 병력을 파병하고 있다. 2001년 11월 아프간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난달까지 미군 412명, 캐나다군 66명, 영국군 64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63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탈레반 병력들과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사상자들까지 합치면 1만여 명에 달한다.
한국군은 ISAF에는 소속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며 잘 알려져 있듯이 별도의 재건 지원부대란 이름으로 다산·동의부대를 파병해 놓고 있다. 그렇기에 한국 정부 역시 점령군의 일원이라는 혐의를 벗을 수 없다. 이것은 한국의 파병 부대가 실질적인 전투작전을 했느냐 안했느냐의 문제를 떠나, 미국의 점령에 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빚어진 결과이다. 한국 정부는 피랍사건이 터지자 연말까지 철군계획을 이미 확정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측이 공개적으로 다산․동의부대의 주둔연장을 요구했던 사실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리고 이라크 주둔 한국군의 철군시한 만료를 거듭해서 연장한 전례를 감안한다면 정부가 발표대로 철군을 이행하리라고 믿기는 힘들다. 인질교환문제로 쟁점이 옮겨가기 전까지 애초 탈레반 무장세력의 요구조건은 한국군의 즉각 철수였다.
정부가 파병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의 패권주의적 군사정책의 충실한 하수인이라는 혐의를 벗지 못할 것이며, 아프가니스탄을 넘어 전 세계 각지의 우리 국민들을 파병으로 인한 전쟁당사자로 간주하게 만들어 위험에 빠뜨리게 할 것이다.
점령을 중단하라
협상이 지지부진한 지금까지 한국정부는 미국의 정책을 추종하면서 무기력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탈레반 무장세력 측은 자신들의 포로를 맞교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정부 측 역시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식의 교착상태가 계속되는 한 결국 또 다른 한국인 인질이 희생될 것이다.
이제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미국에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미국은 이미 자국의 언론인이 납치당하자 무장단체와 뒷거래를 함으로써 포로를 석방하게 만들었던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와의 협상은 없다는 식의 억지를 부리면서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남은 한국인 피랍자들의 조속한 생환을 위해 기만적인 술책 대신 포로석방을 위한 협상에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 또한 인질들을 구출하겠다는 명목의 군사작전의 실행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섣부른 군 병력의 투입은 오히려 인질들의 생명을 빼앗을 가능성이 크며 무장세력과 진압군, 그리고 피랍자들 모두에게 많은 사상자가 생겨날 것이 분명하다. 무력에 의한 해결은 서로에 대한 적대와 증오만을 증폭시킬 뿐이다.
우리는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바로 대테러전쟁이라는 핑계 아래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그리고 침략전쟁에 동참한 각 나라들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미국과 나토의 군사력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영향력을 거두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비극은 계속 되풀이될 뿐이다. 또 다른 아프가니스탄의 민중들이 죽어갈 것이며, 또 다른 나라의 민간인들이 납치되어 죽어갈 것이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길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더 나아가 이라크와 모든 해외 분쟁지역에서 대테러전쟁을 빙자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철회시키는 것뿐이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군사세계화에 맞서 점령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를 위해 전 세계 반전운동의 결집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아프간 점령 반대한다!
파병 한국군 즉각 철수하라!
미국은 군사작전 즉각 중단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나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