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19호 | 2009.01.30
쌍용자동차 법정관리 신청과 향후 투쟁방향
첫 싸움이 중요하다, 단결된 투쟁으로 구조조정 막아내자!
자동차산업의 구조적 위기와 투기자본의 농간
2009년 1월 9일 상하이자동차가 서울중앙지법에 쌍용자동차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월 8일 상하이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이사회에서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 측이 노동자 2천여 명에 대한 정리해고가 이루어져야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상하이자동차의 경영권 행사가 중지되었다.
쌍용자동차는 1998년 IMF 경제위기 이후 매각과 구조조정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쌍용자동차는 1998년 1월에 쌍용그룹에서 대우그룹으로 매각되었으나, 2년이 채 되기도 전에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채권단에 의해 워크아웃이 단행되었다. 2002년에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실시하여 기업이 정상화되는 듯했지만 2003년 11월 채권단에 의해 공개입찰이 공고되고, 결국 2004년 10월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되었다.
중국 국유기업인 상하이자동차는 2004년 장기투자와 고용안정을 약속하며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다. 당시 상하이자동차는 2007년까지 4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해, 쌍용자동차를 세계적인 레저용 차량 전문기업으로 키울 구상이라고 밝혔다. 또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자동차의 모든 직원을 고용 승계하고, 2008년까지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상하이자동차는 2004년 이후 지금까지 인수 비용을 제외하고는 쌍용자동차에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다. 대신 쌍용자동차의 기술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었다.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자동차와 사내전산망을 통합하여 설계도면을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도록 했고, 쌍용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의 연구소를 통합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소 통합으로 쌍용자동차 기술개발진을 상하이자동차 모델 개발에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기술유출이라는 비판에 대해 상하이자동차 측은 계약에 따른 정당한 기술이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통 신차개발에는 3천억 원가량이 드는데 상하이자동차는 개발비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쌍용자동차 SUV 전차종과 체어맨, 커먼레일 엔진, 하이브리드자동차 기술까지 빼갔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과잉투자와 과잉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하이자동차가 기술유출과 구조조정에 전력하자 쌍용자동차의 경영 상태는 날로 악화되었다. 보통 완성차업계는 1~2년 마다 신차종을 개발하는데 쌍용자동차는 2004년 이후 새로운 차종을 내놓지 않아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더군다나 2005년 이후에는 고유가와 자동차세금 변화로 인해 쌍용자동차의 주력 상품인 SUV 5개 차종의 판매가 매우 부진해졌다. 결국 쌍용자동차는 2004년 13만여 대를 판매해 3.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다가 2006년 약 12만 대를 판매해 3.1%를 기록했고, 2008년에는 8만여 대 판매에 2.1%로 판매와 시장점유율 급락추세가 이어졌다. 매출액도 2004년 3조 3천억 원에서 2007년 3조 1천억 원으로 줄어들었고, 전환배치와 구조조정으로 2005~2006년 흑자를 기록했던 영업수익도 2008년에는 3분기까지 1,08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이전을 완료한 상하이자동차가 8,280억 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고, 정상운영을 위해서는 2~3년간 약 1조 원 이상의 자금 투입이 필요한 쌍용자동차를 포기한 것이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의 위기는 세계적인 자동차산업 위기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자동차산업은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과잉설비 상태였다. 1990년에는 1천 3백만 대 수준이었던 세계 자동차산업의 과잉설비규모(생산능력-판매대수)는 2005년에는 2천 4백만 대 수준까지 증가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JD파워에 따르면 급격한 소비위축과 건설 중인 공장들로 인해 2009년에는 과잉설비규모가 2천 9백만 대에 달할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과잉생산 구조가 고착화된 것은 자동차업체들이 신흥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현지공장 건설과 같은 방법으로 경쟁적으로 설비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한국도 삼성의 자동차산업 진출이나 현대 기아자동차의 미국, 중국, 인도, 동유럽 현지 공장 건설로 이 과정에 동참해왔다. 보통 공장 생산능력의 70~75% 이상을 생산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데 경제위기 전에도 세계 자동차산업의 설비가동률은 60~70%에 불과했다. 따라서 설비확장에 투자된 자본회수가 늦어지면서 자동차산업의 수익성이 하락했다. 쌍용자동차는 이러한 세계 자동차산업 구조에서 아주 취약한 지위를 점하고 있었는데, 투기자본이 개입하면서 경영상태가 더 악화되었고, 최근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직면해서 아시아 최초로 부도직전에 내몰린 자동차기업이 되었다.
정부와 자본의 구조조정 압박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보수언론과 지식경제부는 즉각 구조조정과 노동조합의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즉 쌍용자동차 지원과 회생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대량해고를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1월 21일 지식경제부 당국자는 “쌍용차가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을 얻으려면 이에 걸맞은 생산성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생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현대차 등 국제수준에 맞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업계와 분석기관에 따르면 쌍용자동차의 자동차 생산에 따른 대당 인건비가 생산비의 20%선으로 업계 평균인 10%의 두 배에 달한다. 전체 직원수를 생산대수로 나눈 생산성 격차는 더 커 정부 논리에 따르면 결국 최소한 인력의 절반은 줄여야 한다. 현재 쌍용자동차 노동자 수가 약 7천여 명(생산직 약 5천여 명) 수준인데, 이 중 3천 명 이상을 해고한다는 것이다. 이는 상하이자동차가 법정관리 신청 전에 2억 달러 투자의 전제로 내세웠던 2천 명 구조조정 방안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그러나 생산성 논리는 상하이자동차가 투자를 하지 않아 공정설비가 노후화되었고, 경제위기 상황에서 파산상태에 직면해 쌍용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점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태의 전후관계를 오도하고 있다. 부도 직전인 현재의 판매량에 맞춰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된다면 2% 남짓인 쌍용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하락해, 결국 쌍용자동차의 독자 회생은 불가능할 것이다. 즉 정부가 내세우는 생산성 논리는 구조조정을 합리화하기 위한 공세에 불과하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1월 21일 상공회의소 강연에서 같은 취지의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노사관계의 획기적 선진화를 이뤄야”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윤호 장관은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해 “노사간에 대폭 구조조정을 해내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며 초강도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현대자동차 등 다른 업체에 대해서도 “과거의 노사관행, 과거의 생산성으로는 세계적 업체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에둘러 말했지만 쌍용자동차 노사가 대규모 해고를 약속하고, 노동조합이 모든 구조조정 과정에 적극 협조할 시에만 정부지원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보수언론도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에 대한 정부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의 돌발적인 법정관리 신청이 강성 노동조합 때문이라면서 노동조합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그 반대가 사실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2004년 상하이자동차로의 인수 때부터 해외매각을 반대하고 투기자본에 의한 기술유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2005년에는 특별노사합의를 체결해서 4천억 원 투자와 30만 대 생산설비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자동차 측은 약속을 어겼다. 상하이자동차는 오히려 2005년 비정규직을 대거 투입하고, 2006년에는 희망퇴직 형식으로 1천 명에 가까운 노동자를 해고하려고 시도했다. 노동조합의 파업투쟁으로 실제 2006년 희망퇴직자는 554명이었지만 정년에 따른 자연퇴직과 비정규직 해고를 포함한다면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후 4년 동안 2천 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특히 비정규직은 2005년 1천 7백여 명을 고용한 후에 지금까지 1천 명 이상을 해고했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사측의 구조조정에 대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혼류생산, 물량이관, 전환배치 등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 도입되지 못한 조치까지 수용하거나 묵인해온 것이 사실이다.
구조조정 저지 투쟁전선 형성이 시급
쌍용자동차 법정관리 신청 사태에 직면해서 쌍용자동차 지부를 포함한 금속노조와 여러 사회운동은 한국정부와 상하이자동차를 규탄하고 노동자에 대한 책임전가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은 1월 13일 기자회견에서 △ 상하이차의 ‘먹튀’는 수십만 노동자 서민에 대한 범죄로 중국정부가 책임져야한다, △ 2004년 쌍용차 매각을 승인한 한국정부도 검찰수사 결과를 밝히고 쌍용자동차 경영진과 기술유출 담당자를 처벌하는 등 책임을 져야 한다, △ 정부(산업은행)는 즉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쌍용자동차를 정상화해서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서민들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 사태 해결을 위해 광범한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법률소송, 손해배상청구, 범국민서명운동, 정부의 쌍용차지원과 정상화 촉구행동에 나설 것을 밝혔다.
쌍용자동차가 사실상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저지 투쟁의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논의는 대안적인 소유구조와 운영구조 설계부터 현장투쟁전선 형성을 위한 주문까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법정관리 후 쌍용자동차의 처리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자구노력 후에 국내나 해외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이 있고, 다양한 방식의 국유화 방안이 있다.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가 거부되고 청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포함한 연관 하청 노동자의 수가 2만 명 이상이기 때문에 고용상황이 악화되는 현 시점에 청산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언론을 통해 러시아 한 자동차 회사가 쌍용자동차의 SUV 부문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수보다는 몇 가지 차종에 대한 현지 독립생산 의사일 뿐이다. 반면 한국 정부나 경기도 측은 삼성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의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향후 개선가능성이 뚜렷하지 않은 시점에서 인수 의사를 표명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2천~3천 명 규모의 해고를 포함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는 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 상하이자동차가 검토했던 방안이고, 최근 재정경제부 관료들을 통해서 강조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이미 지난 10월 비정규직 300여 명을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공장에서 쫓아내고, 정규직 전환배치를 단행했다. 또 사측은 12월 1일 복지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대부분의 라인이 12월 중순부터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한다면 실업이 증대하고 노동자의 임금이 줄어들어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개별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동생산성 논리도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문제에 부딪힌다. 한국은 2008년 4/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5.6%를 기록하여 매우 심각한 상태임이 드러났다.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정부가 어떻게 하든지 기업의 생존과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노동자들의 고용규모나 평택 경제에서 차지하는 지위를 충분히 감안하여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구조조정이 진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 올해 1월부터 임기에 들어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집행부는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결과 투표율 94.30%에 쟁의행위 찬성 75.8%로 전체 노동자 중 70% 이상이 투쟁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1월 15일 금속노조 주최 토론회에서 쌍용자동차 지부 새집행부는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금속노조가 책임을 지고 산별노조로서의 역할을 다해줄 것을 요청하고, 노동자운동 내 제 세력이 합의를 모아서 책임 있는 투쟁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금속노조는 1월 22일 완성차 4사 조합원들이 참가한 ‘쌍용차 구조조정 저지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쌍용차 살리기 100만 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우리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해고 위험으로 몰고 간 첫 번째 책임이 한국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수출을 위해 자동차산업을 집중 육성하여 국내 자동차산업의 과잉경쟁을 야기한 것도 정부이며, 외국인투자 유치만이 살길이라며 쌍용자동차를 상하이자동차에게 매각한 것도 정부다. 현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이 한국정부에 있다는 대사회적 여론전이 필요하다. 또 경제위기를 빌미로 한 책임전가를 막기 위해서 구조조정이 아니라 노동자의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총연맹, 금속노조와 쌍용자동차 지부가 자신감을 가지고 투쟁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본의 경쟁력 이데올로기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를 과감히 넘어서 경제위기에 대한 자본과 정부의 책임을 묻고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라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저지 투쟁이 무너진다면 올해 노동자운동의 투쟁전선을 세워내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총연맹 차원의 전폭적인 투쟁지원이 필요하다. 금속노조는 쌍용자동차의 구조조정 반대 투쟁이 앞으로 진행될 GM대우, 현대 기아자동차 구조조정의 시금석이 될 것임을 자각하고 쌍용자동차 투쟁을 금속노조 전체의 투쟁으로 전개해야 한다. 쌍용자동차 지부 역시 2008년 10월 정규직 일자리 보존을 위해 비정규직 300여 명의 희망퇴직에 합의한 전집행부의 오류를 극복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누구의 해고도 허용할 수 없다는 대전제 하에 현장투쟁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방패막이로 삼아 정규직의 일자리를 지키려는 시도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결국 정규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뿐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해서 현장투쟁전선을 형성하고 같은 목적으로 싸울 때 쌍용자동차 노동자 전체의 고용을 지킬 수 있는 사회적 연대의 힘도 커질 것이다. 2월부터 본격화될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제대로 조직해야 연달아 이어질 구조조정의 폭과 수위를 줄이고 노동자의 생존권을 방어할 수 있다.
[참고] 용어정리
-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부도를 내고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회생 가능성이 보이는 경우에 법원의 결정에 따라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한 기업 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 보통 3개월 정도 시간을 가지고 법정관리를 승인하는 것이 합당한가를 심의한다. 법정관리가 기각되면 기업은 바로 파산절차에 들어가고, 수용되면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에 의해 회생작업이 시작된다.
-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채권금융기관이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채무상환능력을 높이는 작업. 대개 대출금을 출자전환이나 상환유예, 이자감면, 일부부채 탕감, 단기대출의 중장기로 전환하는 것과 같이 상환일정을 조정해 준다. 동시에 계열사의 감자나 정리, 상환지급보증 해소, 자산매각, 주력사업 정비, 신규 투자자금 유치를 유도한다. 즉 은행이 기업 스스로 하기 힘든 구조조정을 대신해서 정상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 워크아웃은 기존 대주주와 경영진의 손실 분담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협조융자와 같은 구제금융과는 차이가 있다. 또한 워크아웃은 채권금융기관이 결정하고 주도하는 점에서 법원이 회사를 관리하는 법정관리와는 다르다. 화의도 법원의 명령에 따라 채권 채무가 동결돼 회생을 도모하지만 추진 주체가 법원이라는 점이 워크아웃과는 차이가 있다.
- 출자전환: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기업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기업의 부채를 조정하는 방식.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은행은 채권자에서 주주로 위상이 바뀌는 데 부실채권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기업을 정상화한 뒤 다른 곳에 매각할 수 있다.
2009년 1월 9일 상하이자동차가 서울중앙지법에 쌍용자동차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월 8일 상하이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이사회에서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 측이 노동자 2천여 명에 대한 정리해고가 이루어져야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상하이자동차의 경영권 행사가 중지되었다.
쌍용자동차는 1998년 IMF 경제위기 이후 매각과 구조조정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쌍용자동차는 1998년 1월에 쌍용그룹에서 대우그룹으로 매각되었으나, 2년이 채 되기도 전에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채권단에 의해 워크아웃이 단행되었다. 2002년에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실시하여 기업이 정상화되는 듯했지만 2003년 11월 채권단에 의해 공개입찰이 공고되고, 결국 2004년 10월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되었다.
중국 국유기업인 상하이자동차는 2004년 장기투자와 고용안정을 약속하며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다. 당시 상하이자동차는 2007년까지 4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해, 쌍용자동차를 세계적인 레저용 차량 전문기업으로 키울 구상이라고 밝혔다. 또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자동차의 모든 직원을 고용 승계하고, 2008년까지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상하이자동차는 2004년 이후 지금까지 인수 비용을 제외하고는 쌍용자동차에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다. 대신 쌍용자동차의 기술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었다.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자동차와 사내전산망을 통합하여 설계도면을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도록 했고, 쌍용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의 연구소를 통합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소 통합으로 쌍용자동차 기술개발진을 상하이자동차 모델 개발에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기술유출이라는 비판에 대해 상하이자동차 측은 계약에 따른 정당한 기술이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통 신차개발에는 3천억 원가량이 드는데 상하이자동차는 개발비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쌍용자동차 SUV 전차종과 체어맨, 커먼레일 엔진, 하이브리드자동차 기술까지 빼갔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과잉투자와 과잉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하이자동차가 기술유출과 구조조정에 전력하자 쌍용자동차의 경영 상태는 날로 악화되었다. 보통 완성차업계는 1~2년 마다 신차종을 개발하는데 쌍용자동차는 2004년 이후 새로운 차종을 내놓지 않아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더군다나 2005년 이후에는 고유가와 자동차세금 변화로 인해 쌍용자동차의 주력 상품인 SUV 5개 차종의 판매가 매우 부진해졌다. 결국 쌍용자동차는 2004년 13만여 대를 판매해 3.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다가 2006년 약 12만 대를 판매해 3.1%를 기록했고, 2008년에는 8만여 대 판매에 2.1%로 판매와 시장점유율 급락추세가 이어졌다. 매출액도 2004년 3조 3천억 원에서 2007년 3조 1천억 원으로 줄어들었고, 전환배치와 구조조정으로 2005~2006년 흑자를 기록했던 영업수익도 2008년에는 3분기까지 1,08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이전을 완료한 상하이자동차가 8,280억 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고, 정상운영을 위해서는 2~3년간 약 1조 원 이상의 자금 투입이 필요한 쌍용자동차를 포기한 것이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의 위기는 세계적인 자동차산업 위기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자동차산업은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과잉설비 상태였다. 1990년에는 1천 3백만 대 수준이었던 세계 자동차산업의 과잉설비규모(생산능력-판매대수)는 2005년에는 2천 4백만 대 수준까지 증가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JD파워에 따르면 급격한 소비위축과 건설 중인 공장들로 인해 2009년에는 과잉설비규모가 2천 9백만 대에 달할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과잉생산 구조가 고착화된 것은 자동차업체들이 신흥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현지공장 건설과 같은 방법으로 경쟁적으로 설비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한국도 삼성의 자동차산업 진출이나 현대 기아자동차의 미국, 중국, 인도, 동유럽 현지 공장 건설로 이 과정에 동참해왔다. 보통 공장 생산능력의 70~75% 이상을 생산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데 경제위기 전에도 세계 자동차산업의 설비가동률은 60~70%에 불과했다. 따라서 설비확장에 투자된 자본회수가 늦어지면서 자동차산업의 수익성이 하락했다. 쌍용자동차는 이러한 세계 자동차산업 구조에서 아주 취약한 지위를 점하고 있었는데, 투기자본이 개입하면서 경영상태가 더 악화되었고, 최근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직면해서 아시아 최초로 부도직전에 내몰린 자동차기업이 되었다.
정부와 자본의 구조조정 압박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보수언론과 지식경제부는 즉각 구조조정과 노동조합의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즉 쌍용자동차 지원과 회생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대량해고를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1월 21일 지식경제부 당국자는 “쌍용차가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을 얻으려면 이에 걸맞은 생산성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생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현대차 등 국제수준에 맞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업계와 분석기관에 따르면 쌍용자동차의 자동차 생산에 따른 대당 인건비가 생산비의 20%선으로 업계 평균인 10%의 두 배에 달한다. 전체 직원수를 생산대수로 나눈 생산성 격차는 더 커 정부 논리에 따르면 결국 최소한 인력의 절반은 줄여야 한다. 현재 쌍용자동차 노동자 수가 약 7천여 명(생산직 약 5천여 명) 수준인데, 이 중 3천 명 이상을 해고한다는 것이다. 이는 상하이자동차가 법정관리 신청 전에 2억 달러 투자의 전제로 내세웠던 2천 명 구조조정 방안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그러나 생산성 논리는 상하이자동차가 투자를 하지 않아 공정설비가 노후화되었고, 경제위기 상황에서 파산상태에 직면해 쌍용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점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태의 전후관계를 오도하고 있다. 부도 직전인 현재의 판매량에 맞춰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된다면 2% 남짓인 쌍용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하락해, 결국 쌍용자동차의 독자 회생은 불가능할 것이다. 즉 정부가 내세우는 생산성 논리는 구조조정을 합리화하기 위한 공세에 불과하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1월 21일 상공회의소 강연에서 같은 취지의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노사관계의 획기적 선진화를 이뤄야”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윤호 장관은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해 “노사간에 대폭 구조조정을 해내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며 초강도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현대자동차 등 다른 업체에 대해서도 “과거의 노사관행, 과거의 생산성으로는 세계적 업체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에둘러 말했지만 쌍용자동차 노사가 대규모 해고를 약속하고, 노동조합이 모든 구조조정 과정에 적극 협조할 시에만 정부지원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보수언론도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에 대한 정부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의 돌발적인 법정관리 신청이 강성 노동조합 때문이라면서 노동조합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그 반대가 사실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2004년 상하이자동차로의 인수 때부터 해외매각을 반대하고 투기자본에 의한 기술유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2005년에는 특별노사합의를 체결해서 4천억 원 투자와 30만 대 생산설비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자동차 측은 약속을 어겼다. 상하이자동차는 오히려 2005년 비정규직을 대거 투입하고, 2006년에는 희망퇴직 형식으로 1천 명에 가까운 노동자를 해고하려고 시도했다. 노동조합의 파업투쟁으로 실제 2006년 희망퇴직자는 554명이었지만 정년에 따른 자연퇴직과 비정규직 해고를 포함한다면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후 4년 동안 2천 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특히 비정규직은 2005년 1천 7백여 명을 고용한 후에 지금까지 1천 명 이상을 해고했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사측의 구조조정에 대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혼류생산, 물량이관, 전환배치 등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 도입되지 못한 조치까지 수용하거나 묵인해온 것이 사실이다.
구조조정 저지 투쟁전선 형성이 시급
쌍용자동차 법정관리 신청 사태에 직면해서 쌍용자동차 지부를 포함한 금속노조와 여러 사회운동은 한국정부와 상하이자동차를 규탄하고 노동자에 대한 책임전가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은 1월 13일 기자회견에서 △ 상하이차의 ‘먹튀’는 수십만 노동자 서민에 대한 범죄로 중국정부가 책임져야한다, △ 2004년 쌍용차 매각을 승인한 한국정부도 검찰수사 결과를 밝히고 쌍용자동차 경영진과 기술유출 담당자를 처벌하는 등 책임을 져야 한다, △ 정부(산업은행)는 즉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쌍용자동차를 정상화해서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서민들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 사태 해결을 위해 광범한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법률소송, 손해배상청구, 범국민서명운동, 정부의 쌍용차지원과 정상화 촉구행동에 나설 것을 밝혔다.
쌍용자동차가 사실상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저지 투쟁의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논의는 대안적인 소유구조와 운영구조 설계부터 현장투쟁전선 형성을 위한 주문까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법정관리 후 쌍용자동차의 처리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자구노력 후에 국내나 해외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이 있고, 다양한 방식의 국유화 방안이 있다.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가 거부되고 청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포함한 연관 하청 노동자의 수가 2만 명 이상이기 때문에 고용상황이 악화되는 현 시점에 청산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언론을 통해 러시아 한 자동차 회사가 쌍용자동차의 SUV 부문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수보다는 몇 가지 차종에 대한 현지 독립생산 의사일 뿐이다. 반면 한국 정부나 경기도 측은 삼성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의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향후 개선가능성이 뚜렷하지 않은 시점에서 인수 의사를 표명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2천~3천 명 규모의 해고를 포함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는 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 상하이자동차가 검토했던 방안이고, 최근 재정경제부 관료들을 통해서 강조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이미 지난 10월 비정규직 300여 명을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공장에서 쫓아내고, 정규직 전환배치를 단행했다. 또 사측은 12월 1일 복지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대부분의 라인이 12월 중순부터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한다면 실업이 증대하고 노동자의 임금이 줄어들어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개별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동생산성 논리도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문제에 부딪힌다. 한국은 2008년 4/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5.6%를 기록하여 매우 심각한 상태임이 드러났다.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정부가 어떻게 하든지 기업의 생존과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노동자들의 고용규모나 평택 경제에서 차지하는 지위를 충분히 감안하여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구조조정이 진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 올해 1월부터 임기에 들어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집행부는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결과 투표율 94.30%에 쟁의행위 찬성 75.8%로 전체 노동자 중 70% 이상이 투쟁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1월 15일 금속노조 주최 토론회에서 쌍용자동차 지부 새집행부는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금속노조가 책임을 지고 산별노조로서의 역할을 다해줄 것을 요청하고, 노동자운동 내 제 세력이 합의를 모아서 책임 있는 투쟁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금속노조는 1월 22일 완성차 4사 조합원들이 참가한 ‘쌍용차 구조조정 저지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쌍용차 살리기 100만 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우리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해고 위험으로 몰고 간 첫 번째 책임이 한국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수출을 위해 자동차산업을 집중 육성하여 국내 자동차산업의 과잉경쟁을 야기한 것도 정부이며, 외국인투자 유치만이 살길이라며 쌍용자동차를 상하이자동차에게 매각한 것도 정부다. 현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이 한국정부에 있다는 대사회적 여론전이 필요하다. 또 경제위기를 빌미로 한 책임전가를 막기 위해서 구조조정이 아니라 노동자의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총연맹, 금속노조와 쌍용자동차 지부가 자신감을 가지고 투쟁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본의 경쟁력 이데올로기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를 과감히 넘어서 경제위기에 대한 자본과 정부의 책임을 묻고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라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저지 투쟁이 무너진다면 올해 노동자운동의 투쟁전선을 세워내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총연맹 차원의 전폭적인 투쟁지원이 필요하다. 금속노조는 쌍용자동차의 구조조정 반대 투쟁이 앞으로 진행될 GM대우, 현대 기아자동차 구조조정의 시금석이 될 것임을 자각하고 쌍용자동차 투쟁을 금속노조 전체의 투쟁으로 전개해야 한다. 쌍용자동차 지부 역시 2008년 10월 정규직 일자리 보존을 위해 비정규직 300여 명의 희망퇴직에 합의한 전집행부의 오류를 극복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누구의 해고도 허용할 수 없다는 대전제 하에 현장투쟁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방패막이로 삼아 정규직의 일자리를 지키려는 시도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결국 정규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뿐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해서 현장투쟁전선을 형성하고 같은 목적으로 싸울 때 쌍용자동차 노동자 전체의 고용을 지킬 수 있는 사회적 연대의 힘도 커질 것이다. 2월부터 본격화될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제대로 조직해야 연달아 이어질 구조조정의 폭과 수위를 줄이고 노동자의 생존권을 방어할 수 있다.
[참고] 용어정리
-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부도를 내고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회생 가능성이 보이는 경우에 법원의 결정에 따라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한 기업 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 보통 3개월 정도 시간을 가지고 법정관리를 승인하는 것이 합당한가를 심의한다. 법정관리가 기각되면 기업은 바로 파산절차에 들어가고, 수용되면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에 의해 회생작업이 시작된다.
-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채권금융기관이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채무상환능력을 높이는 작업. 대개 대출금을 출자전환이나 상환유예, 이자감면, 일부부채 탕감, 단기대출의 중장기로 전환하는 것과 같이 상환일정을 조정해 준다. 동시에 계열사의 감자나 정리, 상환지급보증 해소, 자산매각, 주력사업 정비, 신규 투자자금 유치를 유도한다. 즉 은행이 기업 스스로 하기 힘든 구조조정을 대신해서 정상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 워크아웃은 기존 대주주와 경영진의 손실 분담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협조융자와 같은 구제금융과는 차이가 있다. 또한 워크아웃은 채권금융기관이 결정하고 주도하는 점에서 법원이 회사를 관리하는 법정관리와는 다르다. 화의도 법원의 명령에 따라 채권 채무가 동결돼 회생을 도모하지만 추진 주체가 법원이라는 점이 워크아웃과는 차이가 있다.
- 출자전환: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기업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기업의 부채를 조정하는 방식.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은행은 채권자에서 주주로 위상이 바뀌는 데 부실채권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기업을 정상화한 뒤 다른 곳에 매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