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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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452호 | 2009.11.25

미국의 동아시아 영구주둔 거점, 동경-괌-평택 군사력 증강 현황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본 동아시아 주둔미군 개편의 실상

정책위원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월 13일 아시아 순방 길에 나서 일본 방문을 시작으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후 중국, 한국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번 오바마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미국의 힘이 예전만 못하다는 식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과는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인해 ‘대등한 미일관계’를 내건 하토야마 신생 정부와 갈등이 불거졌으나 이번 일본 방문에서 뚜렷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아시아 국가들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강화되었고 더 이상 미국 패권이 일방적으로 행사될 수 없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싼 갈등은 미일동맹이 비약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사실상 사소한 문제다. 2006년에 결정된 주일미군 재편 보고서는 미국과 일본이 ‘군사일체화’로 나아갈 중차대한 계획을 담고 있다. 미국은 하와이-일본(동경)-괌-한국(평택)을 연결하는 군사허브를 구축하고 육해공 군사능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단계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괌은 전략폭격기와 첩보정찰기, 핵 잠수함 기지로서 그 기능이 더욱 강화되며, 한국 평택은 중국 대륙을 마주보고 있는 육해공 복합 군사허브이자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맡게 된다. 동아시아 주둔 미군의 군사력은 어느 때보다도 더 막강하며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은 미국을 정점으로 더욱 더 일체화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신뢰성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최소한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력과 동맹관계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면 동아시아 주둔미군 현황을 살펴보자.


일본 요코스카 미 해군 기지에 핵 항공모함 상시 배치

지난해 2008년 9월 일본 동경 부근 요코스카에 미국의 핵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이 배치되었다. 미 해군은 1973년 이후로 요코스카 기지에 항공모함을 배치하였지만 핵 항공모함이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미군의 핵 폭격을 맞은 일본 국민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2008년 핵 항공모함 배치가 생각보다 큰 반발 없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며 안도하고 있다.) 그 이전까지는 미드웨이, 인디펜던스, 키티호크 등 통상추진형 즉 디젤동력형 항공모함이 배치되었다. 디젤동력 항공모함은 통상 3~4일에 1회 연료를 보충해야 하지만 핵 항공모함은 25년 만에 한 번 연료를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작전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현재 미 해군이 보유한 10척의 항공모함은 이제 모두 핵 항공모함인데 이중 해외에 모항을 두고 있는 것은 조지 워싱턴이 유일하다. 또한 7함대에 소속된 이지스함 9척도 요코스카 기지를 모항으로 두고 있다. 이중 5척은 SM-3 미사일을 탑재한 미사일방어 함선이다. 요코스카는 하와이 서편, 인도양, 아프리카 동안에 이르는 해역에서 미 해군이 언제라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도크가 위치한 거점이다.

조지 워싱턴에는 전투공격기와 전자전기, 조기경제관제기 등 약 80기의 항공기가 탑재되어 있어 웬만한 국가의 항공력에 버금간다. 슈퍼 호넷 F/A-18E 전투공격기는 한국이 보유한 F-15 전투기와 동등한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며, E-2C 호크아이 정찰기는 약 300km 이상의 탐지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라크와 전쟁을 수행할 때 사례를 보면 항모 최선두에 E-2C 정찰기가 나서고 70km 간격을 두고 이지스 순양함이 뒤따르고 항공모함 좌우측에 구축함 총 4척, 바로 후방에 이지스 순양함 1척이 따라붙으며 수중에는 잠수함이 항공모함을 보호한다. 1개 항모군단은 웬만한 국가의 전체 화력과 맞먹는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다. 미국의 영토 자체가 움직이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은 서태평양에 2척의 항공모함을 항시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요코스카 외 다른 후보지로 괌이 떠올랐으나 항공모함이 정박하기에는 수심이 얕아 탈락했고, 결국 하와이로 결정되었다. 대신 괌은 핵 잠수함의 본거지로 결정되었다. 2006년 미국 국방부가 발행한 4개년 국방전략보고서에서는 태평양에 비상시 최대 6척의 항공모함을 투입할 수 있는 운용체제를 갖추고, 잠수함 전력의 총 60%를 운영할 수 있는 전력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태평양 해군력을 대폭 강화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일본과 괌이 그 전략적 중심이 되고 있음을 뜻한다. (미국은 세계 어디라도 30일 이내에 총 6척의 항공모함을 배치할 수 있고, 90일 이내에 총 9척의 항공모함을 배치할 수 있다.)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의 근거지로서 괌 기지의 강화

미국은 괌 기지를 강화하는 데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2003년 하와이에 주둔하던 핵잠수함 3척을 괌 지역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보유한 총 78척의 핵 잠수함 중 35척이 태평양함대에 배치되었다. 현재 괌 인근 마리아나 군도의 해군기지에 병력 1,100명과 핵 잠수함 4척이 있다.

또한 미국은 괌의 공군력 강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괌은 서울에서 3,200km, 베이징에서 4,000km 거리에 있다. 괌 기지는 서울 기준으로 미 태평양 사령부가 있는 하와이(7,000km)보다 거리가 절반이어서 공군력이 동북아에 신속히 도달할 수 있다. 앤더슨 기지의 차세대 전투기와 전략폭격기가 배치되면 공중급유를 받으면서 3시간 내로 한반도까지 날아올 수 있다. 또한 괌 기지 남쪽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으로도 즉각 출격할 수 있다.

2009년 5월 미 국방부가 배포한 <2009년 외국 군구조 편람>에 따르면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는 현재 병력 1,700명과 B-52 전략폭격기 8대, F-15 18대가 배치되어 있다. 미국은 괌 공군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9년 내로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4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글로벌호크는 평시엔 중국과 북한을 정찰한다. 또한 2014년까지 차세대 공중급유기(KC-X) 12대와 전략폭격기 6대, 5세대급 스텔스 전투기 F-22와 F-35 등 최신형 전투기 48대가 배치된다.

또한 괌에는 대규모 해병대 병력이 30일 간 전투할 수 있는 각종 장비와 물자를 실은 매르스크급(만재 46,484톤) 등 대형 수송함 6척이 대기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 오키나와 해병대 사령부를 2012년까지 괌 기지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키나와 제3해병 기동전개부대요원 약 8,000명과 가족 약 9,000명이 부대의 일체성을 유지하는 형태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원래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는 아시아 태평양 전역에 대응하는 것을 임무로 삼기 때문에 괌으로 이전하더라도 규모가 축소되지 않는다. 즉 미 해병대의 배치태세가 수정되는 것이지 서태평양 전역에서 태세가 축소되지는 않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세운 동아시아 주둔 육상병력 감축계획의 주 대상은 주한 미 육군이다.)

미국은 2009년 괌에 합동지역기지사령부를 창설하여 괌과 마리아나 군도의 미군기지를 통합 운영한다. 이처럼 미국은 괌을 전략폭격기와 첩보정찰기의 중심축으로 재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전략폭격기와 잠수함을 배치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미국은 언제 어디에서 일어날지 모르는 유사시에 기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지역 안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일본과 괌이 향후 가장 중시되는 거점이다. 미국은 일본의 경우 인프라 정비 정도, 일본 정부의 재정 지원 수준이 탁월하지만 미사일 방위시스템이 충분한 기능을 하기까지 안전성에 불안이 있다고 보고 있다. 괌은 면적이 오키나와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고 인프라 정비가 부족하다.

미국은 지리적 조건에서 볼 때 일본은 동북아로 접근하기 유리하고 괌은 동남아와 인도양에 접근하기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미국은 하와이를 중추적 거점으로 삼으면서 일본과 괌이 상호보완적인 전략거점 역할을 담당하는, 즉 하와이를 중심으로 하는 삼각허브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주일미군 재편계획과 미일 군사일체화

2006년 5월 미일안보협의위원회가 발표한 주일미군 재편에 관한 최종보고서를 통해 미일동맹 재편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미일동맹의 변혁과 재편의 특징은 군사일체화를 강화하는 데 있다. 육군과 공군 소속 주일미군 사령부와 자위대 사령부를 같은 기지 내에 병렬 설치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운용성을 확보한다. 또한 미사일방어(MD) 체제를 통합운영하는 것도 초보적인 수준의 군사일체화 사례다. (물론 일본 정부나 언론은 일본 정부가 자위대에 대한 평시, 전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군사일체화’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그 대신 일본 자위대와 미국 주일미군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제고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육군의 경우 거점사령부를 병렬 설치한다. 2008년까지 워싱턴에 있던 미 육군 제1군단 사령부가 일본 자마 기지로 이전하게 된다. 자마 기지는 육해공 통합작전을 지휘하는 통합사령부가 된다. 일본 육상자위대는 중앙즉응집단사령부를 2012년까지 자마기지에 설치한다. 미 육군과 육상자위대는 지휘일원화가 이뤄지고 공동훈련을 실시한다.

둘째, 공군의 경우 미사일방어 체제를 통합 운영한다. 미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다 기지에 일본 항공자위대 항공총대사령부가 들어가고 미사일방어를 위한 공동통합운용조종소를 설치한다. 아오모리 일본 항공자위대 기지에는 미사일방어를 위한 이동식조기경계(X밴드) 레이더가 배치되어 미일 간 정보공유를 진전시킨다.

셋째, 해군의 경우 미 태평함함대 소속 함공모함 함재기를 아츠기 기지에서 이와구니 기지로 이전한다.

넷째,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재편한다. 2014년까지 오키나와 미해병대 후텐마 비행장 대체시설을 2014년까지 건설하여 이전하고 해병대 헬기부대는 오키나와 내 캠프 슈와브로 이전한다.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15,000명 중 8,000명을 괌 기지로 이전한다. 가테나 공군기지에서 실시하던 공군 전투기 훈련은 2006년부터 일본 본토의 항공자위대 기지 6곳으로 분산 실시하며, 카네타 남북 미국 시설을 8년 내에 전부 또는 일부 반환한다.


전시작전통제권 반환과 주한미군 재편

한편 11월 6일 보도된 주한미군 보고서에 따르면 주한 미8군 사령부가 한국에 계속 주둔하기로 결정되었다. 그동안 미8군 사령부를 하와이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되다가 계속 남아 있기로 최종 결정되었다. 현재 미8군 사령부는 행정 지원 기능만을 맡고 있었지만 향후 임무가 개편되어서 지상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투사령부로 강화될 것이다. 미8군 사령부가 한국에 남기로 결정된 것에 대해 미국이 주한미군은 지상군 중심으로, 주일미군은 해군 해병대 공군 중심으로 운용해온 틀을 유지한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미국은 현재의 주한미군사령부를 대신할 한국사령부(KORCOM, Korea Command)를 2010년 6월에 창설한다. 한국사령부는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한국 반환과 한미연합사령부 해체에 따라 신설될 계획이다. 한국사령부는 대장이 지휘하는 미국의 7개 지역 전투사령부의 하나가 된다.

새로이 창설되는 한국사령부와 8군 사령부, 2사단 사령부, 2사단 소속 중여단전투팀, 제2전투항공단 등 28개 부대가 평택에 입주할 것이다. 주한미군 기지 이전이 완료되는 2015년에 이르면 평택은 일본, 괌과 함께 동북아 주둔 미군의 허브 기지의 하나가 될 것이다. 평택은 기존 해군 항구와 오산 공군기지와 가까워 연계 운용이 편리하고 중국대륙을 마주보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미군은 주한미군을 신속기동군으로 전환시켜 유사시 해외 각지로 투입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제 평택은 동북아에 위치한 미군 신속기동군의 거점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평택 미군기지는 동북아에서 유일하게 미국 육해공군이 함께 주둔하는 군사복합지역이 될 것이다.

주한미군 규모는 28,500명 선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주한미군에다가 가족을 합친 수가 현재 39,991명인데 2020년까지 71,250명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는 미군 장병의 근무주기를 3년으로 늘려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도록 하는 ‘근무기간 정상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주한미군 장병 중 절반인 14,250명은 가족과 함께 한국에 와서 근무하는 ‘동반근무’ 인원으로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이 준전시지역으로 분류되어서 동반근무자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평택은 1,400만㎡ 규모의 기지에 7만 명의 미군 장병과 가족이 상주하는 거대 군사기지로 탈바꿈될 것이다.


동아시아 주둔미군과 한미일 삼각동맹의 미래

동아시아 주둔미군이 직접적으로는 북한, 잠재적으로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 공군은 북한, 중국-대만 해협, 중국 베이징과의 비행거리를 염두에 두고 기지를 배치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해양전략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동지나해와 남지나해의 제해권 장악을 위해 중국 최남단 해남도에 잠수함 기지를 건설하고 영유권 장악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는 2008년 5월 최신예 버지니아급 공격형 잠수함 건조에 약 7,600억 원을 2009년도 예산에 추가계상하기로 했다.)

또한 동아시아 주둔미군은 하와이 서편, 인도양, 중동, 아프리카 동안에 이르는 지역을 커버하며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의 글로벌화(글로벌 파트너십)를 추구하고 있다. 미국의 관점에서 볼 때 한미동맹은 북한에 대한 전쟁억지력 유지라는 목표로 인해 글로벌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특히 미일동맹이 글로벌화에 중심축이 된다. 미일동맹은 국제평화유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테러 근절, 세계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유지가 세계적 차원의 공통전략목표라고 명시적으로 상정하고 있다.

이제 하와이, 일본(동경), 괌, 한국(평택)은 미군이 동아시아에서 영구히 주둔하기 위한 거점으로서 그 규모와 기능이 속속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략도 아시아태평양을 자유무역지대로 묶는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구상처럼 아시아태평양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에 조응하여 미국의 군사 전략도 아시아 태평양에 미국의 영구 주둔 거점을 한층 더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미군 부대가 동아시아에 영구히 주둔하는 것 자체가 동아시아에서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전쟁을 유발하는 요인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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