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

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495호 | 2010.11.17

현대차 비정규직 점거 파업, 이제 우리가 투쟁을 조직할 차례다

현대차 정규직/비정규직 단결 투쟁, 금속노조 총파업, 진보진영 반재벌 투쟁을 조직하자!

정책위원회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15일 울산 현대차 시트 공장 사내하청업체 폐업을 계기로 시작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점거 투쟁이 전주와 아산으로 확대되었고, 울산 공장 안에서도 생산 라인 점거 투쟁을 2,3 공장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20명의 시트 공정 비정규직 투쟁이 1천명의 점거 투쟁으로, 그리고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 투쟁으로 발전 중이다.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아직은 더디지만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연대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현장조직 의장단은 17일 비정규직 투쟁 지지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대차 지부는 미조직비정규직 특위를 상설회의 기구로 전화하며 대체인력 투입에 적극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자본은 7월 대법원 판결 이후 질질 시간을 끌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금 위협하면 불법파견 철폐 투쟁을 와해시킬 수 있을 것이라 오판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는 고법 확정 판결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버티더니 10월 말에는 현대차 시트 공장 사내하청업체을 폐업시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조성했고 지난 15일에는 공장으로 들어가는 20여명의 시트 사업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보는 앞에서 관리직과 용역을 동원해 무참히 짓밟았다.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찍어내면 비정규직 투쟁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 모두가 보고 있듯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 자본의 도발에 더 큰 투쟁으로 화답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한국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다. 구로에서 창원까지 한국 대부분의 제조업 공단에서 불법파견은 이미 불법이 아닌 지 오래되었다. 그리고 정부는 최근 아예 이 불법파견을 파견법 손질 없이도 양성화하겠다면서 직업안정법 폐지와 민간 대형 파견업체 육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철폐 투쟁은 이런 점에서 정부의 파견 확대 정책에 제동을 걸고, 저임금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불법파견 노동자들의 투쟁을 조직할 수 있는 계기다.
또한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은 한국 모든 민주노조 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다. 정권과 자본에게 비정규직 문제는 언제나 정규직의 고용을 유연화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명분이었다. 노동시간 유연화 확대, 파견업 확대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국가고용전략 2020에서는 ‘정규직의 고용 임금 경직성’이 비정규직 확대의 이유라고 밝히며 이를 유연화하는 것이 최종 목적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실업자를 조직하여 취업자를 공격하고, 비정규직을 조직하여 정규직을 공격하는 것은 언제나 자본의 가장 강력한 노동 유연화 전략이다. 이번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철폐 투쟁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정규직 비정규직 단결 투쟁을 통해 노동자 모두의 고용 임금 조건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다. 이명박 정권의 노조 탄압과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정책에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기회다.

현대차 정규직/비정규직 단결 투쟁, 금속노조 총파업, 진보진영 반재벌 투쟁을 조직하자!

이번 투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대차 자본은 비정규직 투쟁을 불법으로 몰며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점거 투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흑색선전을 퍼부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를 통해서 알고 있듯이 노동자간의 갈등은 노동자들의 공멸이며 자본의 승리일 뿐이다. 현대차지부는 점거 파업 진행 과정에서 벌어진 비정규직지회와의 갈등을 비정규직 투쟁 승리라는 대의 속에서 슬기롭게 해결하고, 시급히 지부 차원의 점거 파업 엄호 투쟁을 벌여야 한다. 정규직 현장 조직들은 지부 결정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활동가들부터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점거 파업 엄호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금속노조는 다음 주 대의원대회에서 이 투쟁을 조직의 명운을 걸고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결의를 만들어 내야 한다. 현대차 비정규직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금속노조의 대현대 투쟁, 금속노조의 비정규직 철폐 투쟁임을 모든 노동자들 앞에 보여주어야 한다. 전국적 총파업을 조직한다는 결의가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계속되는 패배에 금속노조 생존까지 의심받고 있는 조직 전망을 불법파견철폐 투쟁 승리로 바꾸어 낸다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금속노조 결의를 현대차지부의 결의 여부로 바꾸는 기존 관행을 이번에도 계속 반복해서는 안 된다.
제 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은 이번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을 온갖 반사회적 반노동자적 악행과 명백한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재벌 오너에 대한 처벌 요구 투쟁, 재벌 처벌에는 솜방망이만 휘두르는 정권 규탄 투쟁으로 확대시켜야 한다. 작년 경제 위기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듯이 재벌 대기업은 국민 경제를 수탈하여 자신들의 부를 늘린다. 노동자 모두의 고통이 재벌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였다. 심지어 재벌 대기업들은 하청 업체, 부품사 노무 관리까지 개입하며 전국적 노조 탄압을 정권과 함께 지휘하고 있다. 법원 확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정몽구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고, 이를 비호하는 정권을 규탄해야 한다. 경제 위기가 반복될수록 재벌 문제는 더욱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 양재동 본사 항의부터 시청 광장 집회까지 재벌 규탄 여론 형성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투쟁이 필요하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관리직과 용역의 폭력 탄압에도 자본의 고용 위협에도 흔들림이 없다. 비정규직 지회는 점거 농성 중인 대오의 절반을 타 공장 점거 파업 조직을 위해서 내보낼 정도로 진취적인 파업 투쟁을 조직하고 있다. 이제 금속노조, 진보진영 전체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답할 차례다. 비정규직 문제가 한국 사회 가장 중요한 문제라 이야기했던 모든 이들이 투쟁을 조직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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